‘미성년’ 김혜준 “기분 좋은 부담有… 성장 아닌 성장했죠” [인터뷰]
입력 2019. 04.11. 16:47:52
[더셀럽 김지영 기자] 배우 김윤석이 발견한 신예 김혜준은 영화 ‘미성년’에서 완벽하게 주리에 빠져들었다. 고등학교 2학년다운 모습을 보이던 주리가 영화의 말미에 가장 눈에 띄게 성장하는 것처럼 김혜준도 성장하고 있다.

11일 개봉한 영화 ‘미성년’에서 주리는 아빠 대원(김윤석)이 바람을 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도망치듯 자리를 빠져나온다. 다음날 대원의 내연녀 미희(김소진) 딸이자 같은 학교 동급생인 윤아(박세진)는 주리에게 모든 사실을 폭로한다. 심지어 주리의 폰으로 걸려온 엄마 영주(염정아)에게도 속사포처럼 대원의 불륜을 전한다.

이후 주리는 집에서 영주의 눈치를 살피지만 대원에겐 아직 내색할 수 없어 고민을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무책임한 어른들과 달리 주리와 윤아는 18살이 아닌 성숙한 모습들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2015년 웹드라마 ‘대세는 백합’으로 데뷔한 신인배우 김혜준은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다시 만난 세계’ ‘그냥 사랑하는 사이’ ‘최고의 이혼’ 영화 ‘봄이 가도’ 등을 거쳐 ‘미성년’에 이르렀다. 신인배우를 뽑는 오디션에서 자신의 역량과 잠재력을 발휘해 김윤석에게 발탁됐다.

김윤석의 안목은 통했다. ‘미성년’에서 평범한 고등학생부터 정신적으로 성숙해지는 면모를 모두 표현해낸 김혜준은 18살의 감성으로 성인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촬영 시기는 비슷했으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속 모습과는 확연히 다르다.

대부분 조연이었던 것과 달리 ‘미성년’은 김혜준이 주연이고 주리가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심지어 주리가 바라보고 있는 시선으로 극이 시작된다. 김혜준은 처음으로 맡은 주연이라는 큰 역할에 “좋은 부담감을 느꼈다”고 했다.

“이렇게 많은 분량을 해본 적이 없어서 이런 부분에서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좋은 부담감이었죠. 제가 이 일을 맡아서 해야 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잘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어요. 그 외에는 경력이 엄청난 선배들 앞에선 뭐든지 배울 수 있으니까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선배님이 충분히 가르쳐줄 거라는 믿음이 있어서 다른 걱정은 없었어요. 막무가내이기도 하네요.(웃음)”

뭐든지 배우겠다는 열린 마인드, 잘 해낼 것이라는 열의는 경험 부족에 부딪혔다. 스스로 연기에 어려움을 느꼈지만 명확히 어느 부분이 잘못된 것인지 간파하는 능력까지는 없었다. 이럴 때면 김윤석 감독이 이끌어줬다.

“제가 경험이 없으니 어느 부분이 어려운지 스스로 파악을 못할 때가 있었어요. 그럴 때면 속으로 생각하고 있어도 김윤석 감독님이 ‘이것 때문에 고민을 하고 있구나’라고 알고 계시더라고요. ‘이렇게 해’하고 시키지 않고 ‘이렇게 숨을 쉬어 봐’라고 제안을 해주셨어요. 실마리가 풀리는 것도 있었고 사이다처럼 답답했던 속이 풀리는 느낌이었죠.”

가령 이러한 것들은 본인조차도 알지 못하고 있었던 습관 같은 것들이었다. 긴장을 하면 눈을 자주 깜빡이고 집중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김윤석은 연출가로서 이를 포착했고 김혜준에게 디렉팅했다.

“처음에는 ‘눈을 덜 깜빡여봐’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라고요. 일단 의식하고 눈을 안 깜빡이니까 상대방을 오롯이 바라보게 되고 집중이 되더라고요. 결국은 집중력을 가르쳐주고 싶으셨던 거죠. 김윤석 감독님도 연기를 워낙 오래하셨으니 직접 겪으셨던 것을 저에게 알려주신 것 같아요.”



촬영이 끝나고 나서는 주리를 떠나보내기 아쉬웠다고 밝힌 김혜준은 처음엔 주리가 이해되지 않았다. 이는 주리의 행동이 어느 하나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극 초반의 주리는 윤아처럼 직설적인 성격도 아니며 엄마 혹은 아빠에게 돌직구를 날리지 않고 눈치만 볼 뿐이다.

“그래서 어려웠어요. 주리의 행동이 명확하지 않아요. 아빠가 미운데 마냥 미워할 수 없으니 아빠의 어깨는 주물러주고, 못난이도 미운데 막상 보니까 아기라서 미워할 수 없고. 그런 모호한 부분들이 어려웠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게 진짜 현실적인 것 같아요. 그러면서 주리에게 애정을 가지고 공감이 됐던 것 같아요. 사람이 어떻게 하나의 감정만 갖겠어요. 다들 복합적인 감정으로 속 시끄러워하면서 사니까 공감도 됐던 것 같아요.”

‘미성년’에서 가장 강렬한 장면을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마지막 장면일 것이다. 주리와 윤아는 영원히 못난이를 기억하고 싶어 하고 그들만의 방법 혹은 의식으로 못난이를 가슴 속에 품는다.

“저도 처음에 시나리오에서 그 장면을 읽었을 땐 의아했어요. ‘이게 무슨 의미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리로 살다가 그 장면을 촬영하니 17살이라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 강렬한 선택이란 생각이 들어요.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보느냐는 중요한 게 아니고 내가 애를 잊지 않고 감고 있겠다는 거죠. 주리로 연기를 하면서는 그 행동들을 이해하고 공감했어요.”

주리는 아빠의 외도를 알아차리고 내연녀가 운영하는 가게에 찾아가 염탐하는 것을 시작으로 모든 행동들에서 거침이 없다. 그래서 김혜준은 “주리가 마음부터 성숙하다”고 말했다.

“저는 그렇게 못할 것 같거든요. 대견하기도 하고 엄마한텐 비밀로 하겠다는 것도. 저는 그 생각까지는 못 할 것 같아요. 엄마가 걱정이 되기는 하겠지만 숨기려고 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려고 하는 것들은 못할 것 같아요. 수동적으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걸요.(웃음)”



영화 ‘미성년’은 성인과 미성년자를 통해 성숙과 미성숙을 이야기한다. 이번 작품에서 미성숙한 고등학생 주리의 성숙한 면모를 보여준 성인 김혜준이 생각하는 어른은 어떠한 사람일까.

“영화를 찍기 전에는 어떤 어른이 좋은지, 돼야하는지 생각하지 못하고 ‘저런 어른은 되지 말자’란 생각만 했었어요. 영화를 찍고 나니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성숙한 어른의 개념이 구축되고 있는 것 같아요. 죽기 전까지는 다 어른이 될 수 없는 것 같아요. 계속 성장해나가고 멈춰있지 않고 발전해야 하죠. 스스로 어른이 됐다고 느끼는 건 어른이 아닌 것 같아요. 단순히 지식을 채우는 것보다 마음을 여는 게 우선이라고 보고요.”

김혜준은 인터뷰의 말미 영화의 관람을 독려하며 “주리가 가장 어린 아이 같지만 가장 어른으로 성장해나가는 모습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주리를 맡은 김혜준은 이번 영화를 통해서 스스로 성장했다고 느꼈을까. 그는 ‘성장했다’고 스스로를 판단내리기 보다는 현명한 대답으로 다음을 기대케 했다.

“성장을 했다기보다 제 삶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해봤어요. 나는 주리와 윤아를 봤을 때 떳떳한 생활, 언행을 하고 있는지, 누구에게 피해를 주고 살고 있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어요. 이런 고민만으로도 제 생활에 귀감이 되고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해요. 성장 아닌 성장이죠.(웃음) 연기적으로도 고액과외를 속성으로 받은 것 같아요.(웃음) 너무 좋은 것들을 많이 배웠기 때문에 많이 긍정적이게 된 것 같아요.”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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