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읽기] 승리 VS 박유천 ‘블레임룩 매너’, 스타의식의 용인 범위
입력 2019. 04.17. 13:40:12
[더셀럽 한숙인 기자] 폭행 시비로 시작된 버닝썬 논란이 연예계 ‘몰카’와 마약 사건으로 확장되며 유명 톱스타들이 경찰서로 줄줄이 소환되고 있다.

최근 참고인 혹은 피의자로 소환된 이들의 다수가 두터운 팬덤을 이끌고 있다.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음을 입증하듯 이들은 경찰서 포토라인에서도 그들의 죄목만큼이나 블레임룩 역시 관심과 평가의 대상이다.

‘풀메이크업 논란’이 인 승리, 불과 3개월 만에 전혀 다른 사람이 돼 나타난 로이킴, 데뷔 때를 연상하게 하는 풋풋한 모습으로 나타난 박유천까지 이들의 전혀 다른 블레임룩은 일상 깊숙이 침투한 ‘스타의식’과 ‘특권의식’이라고 할 수 있는 스타의식을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할지 화두를 던진다.

승리는 버닝썬과 관련된 탈세, 성상납, 마약 유통, 정준영 단체 대화방을 통해 오간 성관계 불법 유포 등 무수히 많은 사건의 피의자로 조사를 받고 있다. 입에 담기조차 버거운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관여된 정황이 포착되면서 K팝을 이끈 ‘빅뱅’으로서 호감도는 이제 역으로 화살이 돼 그에게 박히고 있다.

승리를 향한 이 같은 부정적 시선은 그와 관련돼 언급되는 사건의 무게만큼이나 카메라 앞에서 평정심을 잃지 않는 듯 보이는 당당한 외양에서 오는 거부감이 한 몫 한다. 급기야 지난 3월 14일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한 승리는 포토라인에서 ‘풀메이크업 논란’으로 화제가 됐다.

당시 승리는 스트라이프 패턴의 네이비 더블브레스티드 슈트에 화이트 셔츠와 블랙 타이, 티끌 없는 균일 피부 톤과 단정한 헤어스타일로 블레임룩보다는 중요한 공식 행사에 참석하는 셀러브리티 느낌을 냈다. 특히 날카롭게 솟은 피크드 라펠, 곧게 편 등과 일정한 보폭의 걸음걸이는 완벽한 정돈된 헤어와 메이크업을 시각적으로 더욱 도드라져 보이게 했다.

사진과 영상이 보도되면서 색조 메이크업까지 했다는 논란이 일자 한 매체는 승리 메이크업을 담당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다클 서클을 덮는 간단한 보정 수준이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포토라인 앞에서 당당했던 승리의 모습은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다.

한 헤어 디자이너는 승리와 관련 논란에 관해 “메이크업을 했다는 게 그렇게까지 비난받을 일인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승리라는 인물을 떠나 직업 때문인지 어떤 상황에서든 단정한 모습으로 나서는 것은 기본 매너라고 생각한다”라며 “메이크업이 어느 정도까지였는지 알 수 없지만 보도된 수준 정도라면 연예인이건 아니 건 그 정도는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승리는 경찰서 앞 포토라인에서 경영으로 성공한 아이돌 ‘승츠비’ 이미지를 유지했다. 이 같은 이미지가 비난받을 대상인지 아닌지 보다 대표 K팝 아이돌 빅뱅의 멤버이자 여러 사업체 운영에 관계돼 온 이승현의 이미지에서 내려올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견해가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는 이유다.

정준영 단체 대화방 멤버로 지목된 로이킴은 10일 서울지방경찰청 출석에서 ‘진짜 로이킴이냐’라는 예상치 않은 반응을 끌어냈다. 불과 3개월 여전인 1월 5일 ‘제33회 골든디스크어워즈’에서의 모습과 판이하게 다른 초췌한 외양이 보는 이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블랙 투버튼 슈트와 화이트 셔츠는 본인 옷이 맞음에도 남의 옷을 입은 듯 어색하게 크고, 수염이 난 턱과 툭 불거져 나온 광대에 거뭇거뭇한 피부는 동정까지는 아니어도 그가 저지른 죄의 무게를 느끼게 했다.

정준영과 로이킴의 극단적 모습은 스타로 살아온 세월 차이와 스타가 아닌 일반인으로서 사회적 위치 등 수 많은 상황을 추정하게 했다.

황하나의 증언으로 마약 투약 의혹을 받고 있는 박유천은 또 다른 시각에서 논란이 됐다. 지난 10일 박유천은 황하나가 지목한 연예인이 자신이라며 마약 논란과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 박유천은 17일 오전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출석했다.

17일 박유천은 승리와 전혀 다르게 방향을 잡았다. 블랙 슈트와 화이트 셔츠, 다크 서클이 그대로 드러난 화장기 없는 민낯과 적당히 정돈한 헤어까지 논란의 여지없는 블레임룩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그러나 10일에 이어 17일에도 데뷔 때를 연상하게 하는 애기 같은 투명하고 윤기 나는 피부 톤이 화제가 되고 있다. 블랙 슈트 역시 두툼한 어깨 패드와 날렵한 허리 라인의 컨스트럭티드 슈트가 마른 체형을 잡아줘 평범한 듯 보이지만 세련된 아웃피트를 완성했다.

이처럼 그의 블레임룩은 사건으로 소환됐지만 죄인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여러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그의 달라진 외양은 배우로서 재기 의지가 강하게 느껴져 대중의 반응이 갈리고 있다.

2016년 6월 성폭행 논란이 처음 불거진 이후 3년여가 지난 상황에서 배우로서 복귀 의지에 잘잘못을 논할 수 없다. 단, 성폭행 논란과 무혐의, 황하나와 파혼 등 지난 3년간 그와 팬을 혼란에 빠뜨린 시간의 흔적 지우기가 그의 얼굴을 통해 읽혀진다는 점은 배우 혹은 더 나아가 ‘스타 복귀’ 의지가 타당한가에 관한 논란의 여지를 주고 있다.

블레임룩은 말 그대로 인정하든 안 하든 죄인의 신분을 전제한 패션이다. 따라서 블레임룩에 대한 적절성은 패션성이 아닌 매너에 기준한 것으로 반응이 민감하게 갈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스타라는 위치에 있는 이들은 사건 사고와 관련된 자리에서 요구되는 ‘적절한 매너’는 스타의식 혹은 스타다움과 별개 기준임을 인식해야 한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권광일 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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