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현 "'다시, 봄' 속 밝은 캐릭터 만족, 아직 안 보여준 모습多" [인터뷰]
입력 2019. 04.20. 09:00:00
[더셀럽 안예랑 기자] 배우 홍종현이 한층 깊어진 감성, 넓어진 연기 스펙트럼으로 관객을 찾았다.

최근 서울시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다시, 봄’(감독 정용주)에 출연한 배우 홍종현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다시, 봄’은 딸이 죽은 뒤 무기력한 삶을 살아가던 여자 은조(이청아)가 죽음을 결심한 이후부터 하루씩 되돌아가는 삶을 살게되는 이야기를 담은 타임 리와인드 무비다. 홍종현은 은조의 시간 여행에 얽힌 비밀의 키를 쥐고 있는 남자 호민을 연기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다시, 봄’은 겨울 같은 삭막한 삶에서 시작해 따뜻한 봄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홍종현은 영화의 제목에 대해 “기분이 좋아진다. 따뜻한 느낌이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영화를 보고 나면 ‘다시, 봄’이라는 제목이 꽤나 잘 어울린다고 생각할 것 같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다시 봄이 오는 것처럼 힘든 무언가가 지나면 언젠가는 다시 좋은 날이 찾아오지 않냐”

영화는 ‘과거로 돌아간다면 어떤 삶을 살게 될까’라는 흔한 상상에서 시작됐다. 과거로 돌아가는 은조는 현재에서 악연으로 얽힌 만남을 가졌던 호민을 위로하고 호민의 삶을 보다 더 좋은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한다. 영화는 그렇게 다시 사는 삶 속에서 상처를 받았던 이들이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을 통해 위로를 건넨다. 홍종현이 시나리오를 읽고 느낀 감정도 이와 같았다.

“비슷하거나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시나리오를 읽으니 과거의 일들이 생각이 났다. ‘내가 만약에 시간 여행을 하게 된다면’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 생각을 하니까 아쉽거나 후회가 남는 일이 떠오르기 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될지를 생각하게 되더라. 과거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 위로도 받고 용기도 얻었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관객 분들도 저처럼 좋은 영향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영화 속 호민과 은조는 수없이 많은 시간을 함께 한다. 그러나 내일을 사는 호민, 어제를 사는 은조의 엇갈린 시간은 호민이 은조를 기억할 수 없게 만든다. 은조의 시점 속에서 호민은 항상 새로운 모습으로 은조를 대한다.

“제가 중점적으로 생각을 했던 것은 기억을 못하는 상태로 과거로 간다는 것이었다. 어느 상황에서 호민이 은조를 만나는지를 생각했다. 은조는 기억을 잃지 않고 과거로 가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은조를 항상 새롭게 만나는 거다. 처음 보는 상황이니까 상황이 안 좋았을 때, 유도선수로 활동을 했을 때, 이런 식으로 개별적으로 생각하려고 했다”

현재에서 과거로 흐르는 시간 속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캐릭터를 감싸는 분위기의 변화였다. 호민은 피폐하고 삭막한 삶의 끝에서 현재의 은조를 만났고, 은조는 유도 국가대표 유망주로 탄탄대로의 행복한 삶을 사는 호민의 과거를 마주했다. 타임라인 속에서 홍종현은 무기력한 삶을 살던 호민과 반짝반짝 빛을 발하는 호민의 삶을 모두 보여줘야했다.

“어떻게 보면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로 인해서 하루아침에 자기 자신과 가족과 모든 상황이 변해버렸다. 그러다보니 내가 지금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가를 중점적으로 생각했다. 장면만 놓고 보자면 갭이 크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 희망에 찬 호민의 모습이 있을 거고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은 만큼 좌절했던 모습도 있다. 중간 중간에 어쩌다 이 친구가 변했는지를 개인적으로 그림을 그렸었다”


밝은 시절의 호민을 연기하면서 홍종현은 이전의 작품에서 쉽게 볼 수 없던 애교를 방출하기도 했다. 관객들에게는 낯선 모습일 수 있지만 홍종현은 “평소의 제 모습”이라며 지인들의 말을 전했다.

“관객 분들은 어색할 수도 있다(웃음). 제가 이런 연기를 해 본 적이 없으니까. 오히려 제 가까운 친구들은 평소의 제 모습이 잘 보인다고 말을 많이 해주더라. 술 먹는 신에서는 ‘그냥 홍종현인데?’라고 얘기해주는 사람이 많다”

홍종현은 ‘다시, 봄’ 촬영 도중 부상을 입기도 했다. 유도 국가대표 유망주인 호민의 캐릭터를 위해 연습에 매진하다가 어깨 부상을 당했다. 부상의 아픔보다는 더 완벽한 장면을 만들 수 없다는 아쉬움이 크게 느껴졌다.

“모든 운동이 그렇다. 단기간에 배워서 잘 하기가 힘들다. 어쨌든 국가대표 유망주고 그런 캐릭터다 보니까 잘 하고 싶은 마음이 되게 컸다. 그러다보니 유도 장면 찍기 이틀 전에 어깨를 삐끗했다. 현장에서 급하게 여러 가지 처방을 하면서 촬영을 했다. 화면에 어떻게 나올지 몰랐지만 내가 몸이 완전히 편할 때보다는 당연히 덜 나오겠다는 확신이 들어서 그런 것 때문에 속상했다”

영화는 오랜 시간을 돌아 다시 찾아온 봄에 호민과 은조를 만나게 한다. 피폐했던 현실을 살던 처음과 같은 장소였지만 다시 만난 그들에게 이전과 같은 아픔은 엿보이지 않았다. 위로가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홍종현은 과거의 호민을 사는 모든 순간이 위로였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저는 힘든 장면을 찍고 과거에 호민이가 행복했던 순간을 찍을 때 위로를 받았다. 한 번 더 삶을 살았을 때 잘 사는 모습을 촬영했다면 더 위로를 받았을 테지만 개인적으로 좋았던 시절의 호민을 연기했을 때가 위로를 받았던 순간이었던 것 같다”


그동안 진중한 캐릭터를 주로 해왔던 홍종현은 ‘다시, 봄’을 통해 도전한 밝은 캐릭터에 만족감을 표했다. 과거 호민이 보여줬던 밝음은 홍종현이 꾸준히 갈망하던 것 중 하나였다.

“밝은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물론 밝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안 해봤던 연기를 하고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런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작품을 해야겠다는 욕심도 생겼다”

새로운 것을 향한 열망은 최근 그가 출연 중인 KBS2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딸’을 선택한 이유가 되기도 했다.

“현대극의 일상적인 연기를 할 수 있는 캐릭터를 하고 싶었다. 또 긴 호흡의 드라마를 경험해본 적이 없어서 이걸 마쳤을 때 얻는 게 많을 거라고 생각했다. 재작년 까지만 해도 사극을 연달아 두 번 하니까 현대극이 하고 싶었고 강한 캐릭터를 하다보니 평범한 모습을 가진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영화 ‘다시, 봄’과 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을 통해 그동안 볼 수 없던 캐릭터와 장르로 대중을 찾은 홍종현. 12년 동안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 왔던 그는 소박한 바람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개인적으로 영화 속 저의 새로운 모습을 보시고 저런 모습도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또 아직 안 보여드린 모습도 너무 많고 하니까 저라는 배우가 가지고 있는 게 많다는 걸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안예랑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26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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