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읽기] 드라마 대세 김남길 김재욱, 치명남의 변신 ‘가르마펌 효과’
입력 2019. 04.23. 12:47:05

SBS ‘열혈사제’ 김남길, tvN ‘그녀의 사생활’ 김재욱

[더셀럽 한숙인 기자] 최근 드라마 시장은 치열하게 두뇌를 가동해야 하는 스릴러와 무념무상의 킬링 타임용의 코믹극으로 양분된다. 이 가운데 사랑에 모든 것을 거는 운명론자들의 이야기가 사라지면서 남자 주인공의 이미지가 완전히 달라졌다.

과거 운명적인 사랑에 빠져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걸거나 타고난 매력으로 처절한 사랑 전쟁에 휘말린 ‘치명남’들은 방송에서 사라졌다. 대신 자신이 가진 능력을 대수롭지 않게 펼치면서 유머 감각으로 무장한 채 주변 사람들을 따스하게 안을 수 있는 ‘위트남’들이 대세 대열에 올랐다.

이처럼 최근 인기를 끄는 드라마 속 캐릭터들은 가르펌으로 미디어와 사회에서 능력남으로 인정받는 위트남들의 이미지를 시각화 했다.

지난 20일 22.2%의 시청률로 종영하며 그간 SBS 드라마 부진을 만회한 ‘열혈사제’와 로코(로맨틱 코미디) 강자 박민영의 출연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tvN ‘그녀의 사생활’에서 남자 주인공을 맡은 두 배우의 변신이 주목받고 있다.

‘열혈사제’의 분노조절장애 김해일 신부 역을 맡은 김남길과 ‘그녀의 사생활’의 천재 화가이자 미술관 관장 라이언 골드 역의 김재욱은 그들을 스타덤에 올린 치명적인 섹시남 이미지와 결별하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능력을 갖췄지만 인간적인 허점투성이의 면모로 ‘위트남’ 흐름을 이끌고 있다.

김남길 ; SBS ‘나쁜남자’ 심건욱, ‘열혈사제’ 김해일 (위)/ 김재욱 ; tvN ‘그녀의 사생활’, 라이언 골드 SBS ‘나쁜남자’ 홍태성 (아래)

무엇보다 이들은 2010년 SBS ‘나쁜 남자’에 함께 출연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당시 김남길과 김재욱은 각각 184, 183cm의 큰 키와 가냘픈 얼굴선으로 상대역보다 더 섹시하고 매력적인 외모로 화제가 됐다. 이들의 이미지는 드라마 종영 후에도 한동안 이어지며 차기작에 영향을 미쳤다.

여성들의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위험할 정도로 치명적인 섹시한 이미지로 드라마에서 존재감을 발휘한 이들이 전혀 달라진 모습으로 2019년 드라마의 판도 변화를 입증하고 있다.

9년의 시간이 지나 30대 중반을 넘긴 이들은 과거 20대 시절과는 다른 건조해진 외모를 남성다움으로 다듬고 여기에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할 줄 아는 유연한 감성을 더해 2019년 버전의 ‘세련된 위트남’ 흐름을 이끌고 있다.

이들은 신부와 미술관 관장이라는 각기 다른 직업으로 의상은 판이하게 다르지만 헤어스타일만큼은 가르마펌으로 일치한다.

가르마펌은 부드러운 컬이 들어가 자연스럽게 뒤로 넘긴 듯 연출할 수 있는 스타일로 부드러운 인상을 만들어준다. 김재욱과 김남길의 헤어는 각각 6:4를 기본으로 한 가르마로 자연스러우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준다.

김재욱은 극 중 화가이자 관장 역할에 맞게 웨이브를 좀 더 강하게 살려 예술가 이미지를 부각하고 김남길은 불의를 참지 못해 쉽게 화를 내지만 화가 화로 보이지 않게 하는 역할의 상당부분을 가르마펌이 한다.

한 헤어 전문가는 “가르마펌은 부드러운 이미지를 원하는 사회 흐름과 맥을 같이합니다. 남성적인 매력이 인기를 끌 당시에는 투블럭을 하는 남성들이 다수였습니다. 지금은 사회 분위기로 인해 가르마펌의 선호도가 높아졌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남자의 이미지는 헤어스타일 99.9%라고 할 정도로 결정적이다. 가르마펌의 위력은 최근 정준영의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 및 유포 혐의와 관련해 피의자로 소환된 로이킴을 통해서 입증됐다.

로이킴은 감성을 적시던 노래를 부르던 스위트 가이 이미지는 온 데 간 데 없고 강하고 날선 모습으로 나타나 대중을 당혹스럽게 했다. 로이킴의 가장 달라진 모습은 깡마른 몸과 투블럭 헤어였다. 이는 굵은 컬이 들어간 1:1 가르마를 한 헤어스타일을 했던 지난 1월과 대비돼 ‘가르마펌 효과’를 실감케 했다.

두꺼운 근육을 훈장처럼 내 보이던 시대가 가고 이제는 세심하면서 이지적인 이미지가 인기남의 필요충분요건이 됐다. 가르마펌은 이러한 남자들을 세련되게 포장해 드라마는 물론 거리에서 시선을 받는 ‘매력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SBS ‘열혈사제’, tvN ‘그녀의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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