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노래자랑’ 따라잡고 싶어”…‘유희열의 스케치북’, 장수의 비결 [종합]
- 입력 2019. 04.23. 17:35:39
- [더셀럽 전예슬 기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지만 이 프로그램에는 해당되지 않는 말 같다. 2009년 4월 24일, 첫 방송 뒤 음악 토크쇼의 정통을 이어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어느덧 10주년을 맞이한 ‘유희열의 스케치북’이다.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쿠킹스튜디오에서는 ‘유희열의 스케치북’ 1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유희열, 조준희 PD, 박지영 PD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1992년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를 시작으로 ‘이문세쇼’ ‘이소라의 프로포즈’ ‘윤도현의 러브레터’ ‘이하나의 페퍼민트’까지 이어지는 심야 음악 토크쇼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정통 음악 프로그램이다. 2009년 4월 24일 첫 방송 뒤 전작들을 넘어 최장 기간 방영 중인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오는 26일 440회를 맞이한다.
프로그램을 연출 중인 박지영 PD는 “유희열이 아닌데 10주년을 맞게 돼 기쁘다. 회사를 다니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시청자일 때부터 KBS에서 좋은 콘텐츠라 생각했는데 연출을 하게 돼 영광”이라며 “크리에이터로서 시청자로서 여러 가지 의미로 뿌듯하고 기쁘다. 이 프로그램을 오래오래, 한국 대중음악의 지평을 이어가는 브랜드로써 무궁하게 발전했으면 좋겠다”라고 10주년을 맞이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조준희 PD는 “웬만한 PD들은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연출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저는 운 좋게 하고 있다. 10주년 시기 때 (연출을) 할 수 있어 기쁘다. KBS에 장수프로그램이 많다. ‘전국노래자랑’을 따라잡을 정도로 오래하고 싶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10년 동안 프로그램이 유지될 수 있었던 중심엔 유희열이 서있다. 유희열은 “1회 녹화가 끝나고 대기실에서 기자 8~10분 정도 모여 간담회를 한 기억이 난다. ‘맡게 돼서 영광이다’라고 얘기한 게 엊그제 같은데 10년이 지나 믿기지 않는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긴 시간 한결 같은 모습으로 자리를 지킨 유희열을 향한 칭찬세례도 끊이지 않았다. 박지영 PD는 “(유희열은) 음악적 전문 지식, 검증된 진행능력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나오는 뮤지션들을 진정으로 아끼고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본인도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 프로그램에 남다른 애정이 있음을 느낀다. 전문적인 지식으로 진행을 잘 하는 것은 물론, 나오는 뮤지션들을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게 담당 PD로서 100% 만족한다”라고 미소 지었다.
이번 주 ‘유희열의 스케치북’의 10주년 방송은 특집이 아닌, 어느 때와 같이 그간 늘 해왔던 대로 ‘음악’과 ‘소통’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김현철부터 크러쉬, 볼빨간사춘기, 우주왕복선사이드미러까지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이 출연할 예정.
조준희 PD는 “10년간을 살펴보는 걸 꿈꾸긴 했으나 저희가 원래 보여줘야 하는 음악, 토크를 하는 게 10주년을 맞이하는 가장 좋은 자세일 것 같았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출연진 라인업만 의미를 부여해서 꾸몄다”라면서 “오랜만에 누가 노래를 부른다. 열심히 연습하셨다고 한다. 기대가 많다”라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이를 들은 유희열은 “10주년을 생일상이라고 친다면 내가 받고 싶은 선물을 받게 해달라고 제작진에게 부탁했다. 평상시처럼 똑같이 가수 소개를 하고 싶다고 했다. 제작진이 그냥 보낼 수 없다고 끝에 저보고 노래를 부르라더라. 알겠다고 했지만 굉장히 후회하고 있다. 제작진은 즐거워하고 심지어 음원으로 내겠다고 이야기한다. 제 이름으로 나오는 음원이 5년 만이다. 그래서 초긴장 상태다”라고 다소 떨리고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10년 동안 변함없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뮤지션에게는 자신의 음악을 알릴 수 있는 통로가 되고 시청자에게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접할 수 있는 창구가 됐기 때문이 아닐까.
박지영 PD는 “유희열 씨가 가진 아이덴티티가 크다. 현재 음악신에서 대중들이 좋아하면서 음악적으로 가치가 있는 걸 프로그램에 놓치지 않고 담아내 대중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프로그램을 유지하려는 노력과 정성이 있다. 화려하거나 이슈적이지는 않지만 계속 있어야하는 기본가치를 유지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기본에 충실하기 때문에 큰 변화에도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거라 생각한다”라고 사견을 밝혔다.
유희열은 “‘스케치북’이 개별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를 시작으로 쭉 이어지고 있다. 20년 가까이 지켜왔던 음악 토크쇼다. ‘스케치북’은 그 가운데서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라며 “현실이 바뀌면서 제작비 문제, 경쟁성 때문에 위기가 많았다. 그럴 때마다 KBS 예능국에 계셨던 많은 감독님들이 이 프로그램만큼은 지켜야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시청률 높고, 수익이 높은 프로그램이 아님에도 20년 동안 흘러올 수 있던 걸 끝내야하는 건 아쉬움이 있기에 여기계신 분들이 지켜주셨다”라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덧붙여 “또 다른 한가지는 여기에 나오는 분들이다. 음악계에서 이 프로그램을 소중하게 대해주신다. ‘스케치북’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라고 얘기해 주실 때마다 우리가 뭐라고 대우를 받나 생각한다. 음악계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스케치북을) 중요한 존재로 바라봐주셔서 지켜올 수 있었다”라고 했다.
지금까지 약 950여 팀의 뮤지션이 다녀갔다. 정상급 가수들과 실력파 신예들을 한 곳에 볼 수 있는 유일무이한 프로그램이다. 유희열은 “흔쾌히 출연하는 뮤지션도 있지만 의외로 (출연이) 어려운 분들이 계신다. 예전에는 TV매체의 두려움이 컸기에 섭외가 어려웠다”라며 “지금은 동영상 매체의 두려움은 많이 사라진 것 같아 그때보다 낫다. 말을 너무 못해서 나가기가 무섭다 혹은 녹화 끝나고 나서 말을 너무 못해서 자괴감에 빠지는 분들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음악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제가 말하면 된다. 얼마든지 마음을 열고 모두 나와 주셨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수 조용필과 방탄소년단을 섭외하고 싶다고 바랐다. 유희열은 “후배들 중에서 아직 ‘스케치북’ 안 나온 분들이 BTS다. 미국에서 빌보드 1등하고 있는데 모셔서 옆에서 구경하고 싶다”라고 말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대중들과 ‘음악’으로 소통하고 교감한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20분 방송된다.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