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효, '성난 도시'에서 울부짖더라도 명랑하게[인터뷰]
- 입력 2019. 04.25. 07:00:00
- [더셀럽 박수정 기자]"이 시기에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요. 마음이 후련해요"
'인디계의 아이돌' 우효(25, 본명 우효은)가 '도시 생활'에 대한 관찰기를 담은 정규 2집 '성난 도시로부터 멀리'로 돌아왔다. 무려 3년 6개월만의 새 정규앨범이다.
이번 앨범에는 현재 가족들과 함께 사는 서울을 포함해 대학 시절을 보낸 영국 런던, 부모님이 과거 거주했던 스페인 마드리드까지 우효가 경험한 모든 '도시'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저에게 도시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조급함'이에요. 전 느린 사람이거든요. 느긋한 성격 탓에 항상 도시의 조급함에 맞추느라 힘이 들죠. 그 흐름에 맞추느라 중요한 가치들을 포기하거나 놓치고 살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성난 도시로부터 멀리'라는 독특한 앨범명은 토머스 하디의 소설책 '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에서 따온 이름이다. 우효는 "도시에 살면서 느꼈던 스트레스와 힘듦으로부터 탈출하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이 앨범명 외에도 여러 후보가 있었어요. 도시를 떠나고 싶다고 표현하지만, 도시를 욕하고 싶지는 않았거든요(웃음). 과격한 표현 대신 적당히 온화한 표현을 찾고 싶었어요"
이번 앨범에는 더블 타이틀곡 '테니스', '토끼탈'을 포함해 총 12개 트랙으로 구성돼있다. 상반된 분위기의 더블 타이틀곡 '테니스'와 '토끼탈'은 우효가 말하고자 하는 '도시 생활'에 대한 '애증'을 보여주는 하나의 장치이기도 하다. 두 곡 모두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청춘들의 씁쓸한 현실을 담고 있지만, 상반된 분위기로 풀어냄으로써 '도시 생활'의 '이중성'을 강조했다.
이번 앨범의 또 다른 감상 포인트는 우효의 '성장'이다. 더블 타이틀곡 '테니스'와 '토끼탈'은 이전에 선보인 우효의 음악 스타일에 가깝지만, '브레이브(BRAVE)', '울고있을레게', '수영', '나이브(NALVE)' 등 각기 다른 매력의 수록곡들은 우효 음악세계의 새로운 변화를 보여준다. 이전에 발매된 우효의 앨범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장르의 혼합을 비롯해 새로운 음악적 시도들이 두드러진다.
"'이런 음악을 시도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을 이번 앨범을 통해 해본 것들이 많아요. 그런 시도들이 성공해서 탄생한 곡들이죠. 사실 '시간이 더 있었으면 좋았을 걸'이라는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해보지 않았던 다양한 시도를 했기 때문에 작업을 하면서 재밌었고 보람도 있었어요"
이러한 음악적 변화는 우효의 실제 성격과도 맞닿아있다. 그는 "같은 느낌을 빨리 질려한다. (제 음악이 조금씩 변하는 것처럼) 저 역시 내면이 바뀌고 있고 성장하고 있다. 그런 변화를 음악에 담고자 한다. 무엇보다 계속 다른 걸 시도하는 작업 자체가 재밌다"고 했다.
꽤 오랜 시간에 걸쳐 정규앨범을 발표하는 이유 중 하나도 그런 '변화'를 담으려는 우효의 의지다. "1~2곡으로 표현하기에는 아쉬움이 있다. 제 모습이 담긴 여러곡을 보여주는 것이 저다운 표현 방식이다. 그 곡들을 통해 장기간에 걸쳐 제가 어떻게 성장해왔는지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우효는 이번 앨범을 통해 '새로움'에 대한 끝없는 열망을 현실로 이뤄냈다. 일렉트로닉 아티스트 스타로(starRo), 프랑스 인디밴드 코랄핑크(Coral Pink), 일본 DJ신이 주목한 초코홀릭(Chocoholic) 등 글로벌 아티스트 군단과 협업을 함께한 덕분이다.
"이번에 유명한 외국인 프로듀서들과 작업을 함께했어요. 특히 평소 좋아했던 뮤지션인 코랄핑크와의 작업을 할 수 있어 정말 영광이었죠. 코랄핑크에게는 제가 먼저 연락을 했어요. 이렇게 작업을 함께 했다는 게 정말 신기해요.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때 세웠던 목표, 꿈꿨던 환상을 하나 이룬 느낌이랄까요(웃음)"
가장 애착이 가는 곡으로는 10번 트랙 '카메라'와 마지막 트랙 '울고있을레게'를 꼽았다. 우효의 민낯이 '카메라'라면, '울고 있을레게'는 그의 내면을 드러낸 노래란다.
"'카메라는 1차 편곡과 가장 비슷하게 완성된 곡이에요. 가장 저의 민낯에 가까운 곡이라고 할 수 있죠. 완성도도 만족스러운 곡입니다. '울고있을레게'는 저의 내면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제목부터 제일 저 답거든요. 이 곡은 우울하고 아련한 내용이지만 명랑한 기운이 있어요. 이 곡처럼 항상 저 자신을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항상 울부짖고 있지만, 가벼운 템포를 유지하려고 해요. 남들과 소통할 때는 가볍고 명랑하게 다가가려고 노력 편이에요"
이번 앨범이 공개된 후 화제가 됐던 곡 중 하나는 우효의 엉뚱한 매력을 닮은 11번 트랙 '라면'이다. 우효는 "앨범 발매 후 팬들이 적은 댓글을 봤다. '라면'의 '참깨라면'라는 가사 때문에 저보고 '라잘알'(라면을 잘 안다)이라고 하더라. 그 댓글을 보고 웃었다. 그 반응이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다"며 웃었다.
귀여운 가사가 인상적인 '라면'은 사실 '라면 덕후'에게 보내는 우효의 귀여운 경고(?)다. '라면은 이제 먹지 말아요'라는 마지막 가사에서 알 수 있듯이 우효는 라면을 자주 먹는 습관을 가진 주변인들에게 말하고 싶은 이야기를 노래로 표현했다. 우효는 "그런 습관이 건강에 좋지 않다고 말하고 싶은데, 노골적인 표현을 못하는 성격이라 이렇게 노래로 표현을 하게 됐다"고 비화를 털어놨다.
전체적인 앨범의 감상팁도 전했다. 우효는 "항상 노래를 만들 때 좋은 스토리를 들려드리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 스토리가 매력적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 단순히 '흥'을 위한 노래가 아니라 그 스토리를 떠올리고 또 상상해봤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우효는 "'다음 앨범을 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앨범 작업을 한다. 늘 마지막인 것처럼 앨범을 내는데, 그때마다 팬분들이 과분한 칭찬과 사랑으로 응원을 보내주신다. 감동했다. 저도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묵묵히 앨범을 기다려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팬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효는 "올해 공연 계획은 아직 없다. 저도 공연은 하고 싶다. 제가 원하는 그림이 나오면 그때 하겠다. 최대한 빨리 여러분에게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내비쳤다.
"이번 앨범을 완성한 후 스스로도 앞으로 해야 할 거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차 있어요. 다음에는 좀 더 자연 친화적인 음악도 해보고 싶어요. 자연인이 되어볼 예정입니다(웃음)"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권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