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킬잇 종영기획] 장기용 나나, 극본의 힘조차 받지 못한 불협화음
- 입력 2019. 04.29. 17:55:24
- [더셀럽 석민혜 기자] ‘킬잇’이 2%대의 부진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킬러 액션을 내건 ‘킬잇’은 아이돌과 모델 출신 배우를 투톱으로 기용해 웰메이드 비주얼 드라마의 탄생을 예고했지만 속도를 조절하지 못한 사건 전개와 배우들의 부족한 연기력으로 화제성조차 끌어내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지난 28일 방송된 영화전문채널 OCN 주말드라마 ‘킬잇’(극본 손현수, 연출 남성우)은 한솔보육원에서 태어난 김수현(장기용)과 도현진(나나)이 각각 수의사와 형사로 자라 한솔보육원에 얽힌 범죄를 풀어나가는 킬러 액션 드라마다.
‘킬잇’은 배우들의 낮은 인지도에 비해 1.1%의 나쁘지 않은 시청률로 출발했다. 첫 회는 그 기대에 부응하듯 킬러 역을 맡은 장기용의 화려한 액션신과 냉철한 형사인 나나의 무덤덤한 감정처리가 비주얼 드라마의 요건을 충족하는 듯했다.
그러나 회가 진행될수록 어색해지는 두 배우의 연기가 주연급으로는 부족한 힘의 한계를 드러냈다. 무엇보다 킬잇은 잔혹하지만 따뜻한 킬러라는 진부한 캐릭터로 인해 시청률이 0.9%까지 추락해 OCN에 치명타를 안겼다.
장기용은 모델로서 화려한 이력을 뒤로하고 2015년 SBS ‘괜찮아 사랑이야’(2014년)에서 배우로 데뷔했지만 제대로 이름을 각인하기 시작한 작품은 2017년 KBS2 ‘고백부부’(2017년)다. 이후 tvN ‘나의 아저씨’(2018년), MBC ‘이리와 안아줘’(2018년)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입지를 굳혔다.
그러나 주연 작품은 ‘고백부부’ ‘이리와 안아줘’ 단 두 작품이다. 그나마 ‘고백부부’는 장나라 손호준을 비롯해 주연과 주연급 조연 다수가 출연해 힘의 분산이 가능했다. ‘이리와 안아줘’는 탄탄한 시나리오와 조연 배우들의 열연이 주연급 배우들의 부족함을 메우기에 충분했다.
나나는 드라마 출연 이력이 tvN ‘굿와이프’(2016년)가 전부다. ‘굿와이프’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형사 출신 로펌 조사원으로 무대를 누비듯 화면 전체를 장악하는 동선과 액션이 미숙한 연기를 보완했다.
그러나 두 사람을 배우로 세웠던 무표정과 일정한 톤의 목소리가 ‘킬잇’에서는 역으로 치명적 한계로 작용했다. 대사전달은커녕 복잡한 과거를 가진 캐릭터의 심리를 제대로 그려내지 못해 몰입도를 떨어트렸다.
장기용은 과거 아픈 기억에 사로 잡혀 킬러로서도 수의사로서도 제대로 된 삶을 살지 못하는 김수현의 정체성 혼란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나나는 냉정함을 유지하는 형사지만 파양되지 않기 위해 늘 쩔쩔맸던 어린 시절에서 벗어나지 못해 엄마 아빠 앞에서 늘 불안해하는 극단적 감정 변화를 겪는 도현진을 그저 이중생활을 하는 인물쯤으로 단순화했다.
장기용과 나나의 한계를 온전히 그들의 탓으로 돌릴 수만은 없다.
총 12회의 분량을 의식한 탓인지 공장에서 제품을 찍어내듯 치료 목적으로 만들어낸 아이들과 인간 공장에서 탈출한 두 명의 아이가 커서 자신의 과거에 맞선다는 내용은 꽤 흥미로울 수 있었다.
그러나 킬잇은 로맨스인지 킬러물인지 경계가 모호한 채 흐르다 시청자들이 추리할 틈도 없이 6회부터 급작스럽게 정보를 쏟아냈다. 천천히 공개될 것처럼 한 계단씩 밟아오던 한솔보육원과 두 캐릭터의 출생의 비밀을 예고 없이 한 번에 보여준 후 남은 6회는 뻔히 아는 결말을 향해 가는 지루한 시간을 이어갔다.
근본적인 문제점은 제대로 정렬되지 않은 시나리오에 있었다. 6회부터 치달리는 속도감은 시청자들의 이해와 공감을 떨어트렸고 이력이 부족해 감정선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배우들의 혼란을 더욱 가중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킬잇은 정리되지 않은 캐릭터와 주연 배우들의 어색한 연기, 이와 더불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드러내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킬잇' 후속으로는 이하나, 이진욱 주연의 '보이스3'가 5월 방영될 예정이다.
[석민혜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OCN ‘킬잇’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