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 읽기] 박유천 ‘부정과 회피’, 마약을 열애설로 착각한 ‘스타의 무지’
- 입력 2019. 05.01. 12:11:10
- [더셀럽 한숙인 기자] 박유천은 톱스타라고 불리는 무책임한 행동의 심각성을 일깨웠다. 현대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로 거론되는 마약에서마저 마치 열애설처럼 ‘부정과 회피’로 일관해 사회의식은 물론 윤리의식마저 결여된 톱스타의 어두운 단면을 들춰냈다.
박유천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하게 다뤄지는 스타들의 방종이 단순히 극적 장치를 위한 설정이 아님을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이 입증하고 있다. 마약, 성 범죄 등 상식 밖의 사건을 벌이면서도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듯한 소위 스타라고 하는 이들의 무덤덤한 표정은 사이코패스와는 다른 성숙하지 못한 어른아이의 잔혹함이 베어나 소름끼치게 한다.
정준영의 초점을 잃은 멍한 눈빛의 무표정은 죄책감은커녕 자신이 저지른 죄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듯해 보는 이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까칠해진 얼굴만이 그가 더는 대중의 사랑을 받던 스타 아님을 알 수 있게 할 뿐이다.
박유천은 눈에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짧은 시간에 반복함으로써 스타들이 회피를 통해 그간 얼마나 많은 위험한 상황을 모면해왔는지 실감케 했다.
말도 안되는 비교지만 이번 사안은 스타들의 흔한 열애설 대응 단계를 떠올리게 한다.
스타들은 열애설이 터진 후 부정 회피 인정의 수순을 밟는다. 네티즌들이 구체적 정황을 제시해도 끝까지 부정하다 더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닥쳐야 사실을 인정한다. ‘우리 사랑하게 해주세요’라며 갑자기 사랑 절대론자가 돼 상황을 긴급하게 수습하지만 그간 회피의 시간이 그들의 사랑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던 듯 인정과 동시에 결별로 이어지게 된다.
박유천은 마약 투약 의혹 대처 방식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황하나의 증언으로 마약 투약 의혹이 인 박유천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마약 투약을 전면 부인하고 이후 경찰 조사에서도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그러나 24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마약정밀검사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발표하면서 더는 상황을 회피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박유천은 끝까지 ‘부정’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26일 구속되기 직전까지도 변호인 측은 다리털에서 필로폰 검출된 정황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해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박유천은 부모조차 어쩌지 못하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는 청소년기의 상식 밖의 무책임함을 보는 듯하다. 팬과 소속사의 힘을 너무 과신한 탓인지 일단 저지르고 나면 누군가는 혹은 어떻게든 수습하겠지 하는 안일함이 스스로 복귀의 여지를 차단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헤럴드 경제가 보도한 이윤호 동국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의 견해에 따르면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은 사회바닥으로 떨어지는 충격파가 크기 때문에 인정의 전 단계인 ‘부정 단계’가 길어지면서 인정 속도가 느린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
또 이 교수는 자기애가 강한 사람일수록 부정성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부인키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만 최소한 범죄 혐-의를 인정하고 나머지는 부정하는 성향이 강해 마약 검사를 피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던 것 같다고 박유천의 심리 상태를 분석했다.
박유천은 부정의 진의를 파악하지 못하고 단순한 회피의 도구로 인식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마약은 열애설 혹은 합의에 의해 해결 가능한 사안과는 전혀 다른 심각한 범죄임에도 같은 범주로 대처해 수습할 수 없는 상황으로 자신을 밀어붙였다.
박유천이 그간 혐의를 부인한 이유로 밝힌 “박유천이라는 나 자신을 내려놓기 두려웠다”는 발언은 마약 투약 부정이 수습이 되기 어려운 거짓이라는 사실을 직시하지 못했음을 설명하기에 충분하다.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박사는 방송을 통해 박유천의 표정으로 거짓말 정황을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기자회견 당시 입에 침을 묻히는 행동은 거짓말을 하는 사람의 전형적인 특성이다.
이수정 박사는 “이후 박유천은 언론 브리핑을 할 때의 모습과 180도 다른 태도를 보였다. 수사기관에서 유죄를 입증할 만한 여러 가지 증거를 들이대자 압박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언론의 카메라들을 회피하는 반응을 보이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라고 심리 변화와 이유를 설명했다.
박유천은 10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거짓을 진실인양 믿게 하기 위해 은퇴라는 강수를 뒀다. 이제 여론은 그가 은퇴 결정을 번복할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이미 역대 스타들의 은퇴와 복귀를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온 만큼 그 역시 복귀 가능성을 완전히 배재할 수 없다.
이미 법을 위반하고 대중을 실망하게 한 그가 사용할 수 있는 용서권은 거의 소멸한 듯하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권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