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형식→조수향 '배심원들', '법알못' 8인의 특별한 법정극 [종합]
- 입력 2019. 05.02. 17:17:00
- [더셀럽 안예랑 기자] 8인의 배심원들이 법정에 섰다. 섣부른 유죄 판결 뒤에 피어나는 의심들, 의심스러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나서는 배심원들의 팀플레이가 펼쳐진다. 법은 사람을 처벌하지 않기 위해 있는 것이라는 원론에서 시작한 영화는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작은 변화를 통해 큰 감동을 선사한다.
2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배심원들’(감독 홍승완)의 언론 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홍승완 감독, 배우 문소리, 박형식, 백수장, 김미경, 윤경호, 조한철, 조수향이 참석했다.
‘배심원들’은 2008년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의 실제 사건을 재구성했다. 첫 국민참여재판에 배심원으로 참여한 보통의 사람들이 존속살해 사건을 두고 그들의 상식에 기반해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날 홍승완 감독은 실화를 모티브로 했지만 많은 부분이 실화와는 다르다고 밝혔다. 근느 “기본적으로 여기 나오는 사건이 2008년 국민참여재판이 열렸을 때 서울중앙지법에서 의미 있는 판결이 있었다는 데서 시작했다”며 “그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많이 각색을 했다. 그 과정에서 실화와 멀어지게 각색을 했다”고 말했다.
문소리는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첫 국민참여재판의 재판장 김준겸을 연기했다. 김준겸은 원리 원칙에 따라 재판을 진행하는 도중 계속해서 제기되는 배심원들의 엉뚱한 의문에 난감함을 겪는다.
문소리는 “김준겸 캐릭터는 사법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법을 모르는 배심원들과 반대 지점에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사법부 안에서 김준겸은 비법대 출신으로 내리 형사부만 18년을 담당했을만큼 권력 지향적인 인물이 아니다. 재판이라는 게 어떤 것인지 원론적인 판사로서의 자긍심,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버텨왔다”며 “배심원들이 보기에는 권위적이고 보수적인 모습으로 보일 수 있는데 이런 미묘한 지점들을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신경 쓴 부분을 밝혔다.
또 그는 “실제로 많은 판사 분들을 만나 자문을 구하고 판결문도 읽고 재판에 익숙해지기 위해 참관도 했었다”며 판사 역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문소리는 작품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서는 "2008년 첫 국민 참여재판이라는 소재도 의미가 있었지만 저는 무엇보다도 여러 사람들이 마음을 모아서 무언가 작지만 승리감을 주는 영화라는 점에서 시나리오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재판장의 반대 선상에 서 있는 8명의 배심원들이 주를 이룬다. 확신 없이 섣부른 판단을 하지 않는 권남우(박형식), 늦깎이 법대생 윤그림(백수장), 요양보호사 양춘옥(김미경), 재판보다는 일당에 관심이 많은 조진식(윤경호), 재판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기만을 기다리는 주부 변상미(서정연), 합리적인 대기업 비서실장 최영재(조한철), 특별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장기백(김홍파), 돌직구 날리는 취준생 오수정(조수향). 8명의 배심원은 좁은 회의장 안에서 피고인의 유무죄를 놓고 열띤 토론을 펼친다.
박형식은 8번 배심원 권남우로 분했다. 확신이 서지 않는 재판에 의문을 제기하며 피고인에게 성급하게 유죄판결을 내린 사람들의 생각을 점차 바꿔나간다. 결국 재판을 새로운 국면으로 이끌고 가는 역할을 한다. 박형식은 "제가 맡은 권남우라는 아이는 호기심이 많고 궁금한 걸 못 참고 한 번 하면 끝을 봐야하는 성격인데 이게 저와 비슷한 면이 있어서 결심하게 됐다"며 캐릭터를 설명했다.
대부분의 법정물이 검사와 변호사의 갈등이었던것과 달리 '배심원들'은 판사와 배심원들의 이야기로 색다른 법정극을 완성한다. 윤경호는 “형사 입장이나 피해자 입장에서 풀어나가는 건 봤어도 배심원 입장에서 풀어나가는 건 흥미로웠다”며 “관객들도 배심원들 입장에서 볼 수 있고 영화에 따라 들어왔을 때 갑론을박이 펼쳐진다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보통의 사람들의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작품에 만족감을 표했다.
영화는 시종일관 재판장 회의실에서 토의를 이어가는 캐릭터의 모습으로 이야기가 꾸며진다. 유무죄와 입증 되지 않은 증거를 두고 집에 가고자 하는 이들과 피고인의 죄 여부를 면밀히 들여다보고자 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치열한 논의가 오고간다. 윤경호는 “빈부격차, 기성세대와 새로운 세대가 한 공간에 모여서 오해가 깨지는 대화의 장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대화의 필요성이나 감흥을 불러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회의장 장면이 지니는 의미를 밝혔다.
영화 속 배심원들은 서로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 소소한 갈등을 겪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화기애애한 현장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문소리는 “좁은 공간에 있으면 가족이라도 싸울만한데 그런 게 없이 다들 너무 즐거웠다. 모두가 너무 즐겁게 작업을 해서 아마 보시는 분들도 그런 즐거움을 느끼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팀워크에 만족감을 표했다.
아울러 영화는 법 대 사람이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을 담고 있다. ‘법은 사람을 처벌하지 않기 위해 있잖아요’라는 대사는 감독이 뽑은 결정적인 대사이기도 했다. 홍승완 감독은 “재판장이 아무 말도 못하고 바라보는 표정이 있는데 그 순간이 영화 전체, 모두의 마음에 진심이 통하는 순간이 아니었을까 싶다”고 말했다.
문소리는 영화의 진심을 관객에게 보다 실감나게 전하기 위해 마지막 선고 장면을 실제 법정처럼 꾸며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문소리는 “저 때문에 일찍 나오셔야 되고 이런 무리가 있을 걸 알았지만 영화를 촬영하면서 모든 캐릭터들과 관계를 했고 그 감정들이 담겨 있는 마지막 여정인데 이들의 눈을 보고 마음을 느끼면서 판결을 내리는 게 연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본인들이 화면에 나오지도 않는데 선배님들, 후배님들, 보조출연자 분들까지 나와 주셔서 앞에 앉아주셨다. 그 신의 연기를 법정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법과 상충되는 사람들의 진심을 담은 작품에 출연한 이들은 촬영 이후 많은 변화를 겪었다고. 백수장은 “판단이라는 걸 너무 쉽게 하면서 살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고 김미경은 “한 사람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않아야겠다는 게 실생활에도 적용이 되더라”며 “영화가 끝나고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김홍파는 “어쨌든 배심원 제도가 사회적으로 필요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배심원의 판결이 재판관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회적 변화가 도래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의견을 밝혔다.
시사회 말미 박형식은 “첫 상업영화 찍으면서 정말 행복했고 저 입대전에 웃으면서 들어갈 수 있게 입소문 많이 내주시고 입소문 많이 내주시길 바란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문소리 또한 “형식이가 울면서 들어가면 우리가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냐. 웃으면서 들어가게 해줘야 되는데 마음이 무겁다. 좋은 마음 나누자고 만든 영화고 이런 영화도 한국 영화에서 오랜만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여러분들의 사랑과 응원이 절실하다. 많이 도와주시길 부탁 드린다”고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홍승완 감독은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서 무언가를 이뤄가는 그런 영화, 그런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이 영화가 많은 관객들에게 재미있고 의미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며 자리를 마무리했다.
'배심원들‘은 오는 15일 개봉한다.
[안예랑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권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