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코메트리 그녀석’ 박진영, 다음이 기다려지는 이유 [인터뷰]
- 입력 2019. 05.08. 15:21:26
- [더셀럽 전예슬 기자] 어설픈 사이코메트리스트 이안 역에 그대로 스며들었다. 그가 아니었다면 누가 해냈을까. 캐릭터가 곧 본인 자체 같았던 그 주인공은 박진영이다.
기자는 최근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tvN 드라마 ‘사이코메트리 그녀석’(극본 양진아, 연출 김병수)에서 이안 역으로 열연을 펼쳤던 박진영을 만나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은 비밀을 마음속에 감춘 윤재인(신예은 분)과 상대의 비밀을 읽어내는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지닌 이안의 초능력 로맨스릴러다. 지난 3월 첫 방송된 이 드라마는 지난달 30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4개월 정도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을 촬영했어요. 무사히 잘 끝낼 수 있어서 다행이었죠. 좋은 사람들과 촬영해서 힘든 건 없었어요.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큰 행운이었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드라마로 봤을 땐 멋진 작품이 만들어져 뿌듯해요.”
이 드라마는 극 초반, 각자의 비밀을 가진 소년과 소녀가 풋풋함을 선보였다. 그러나 후반으로 갈수록 ‘로맨스’보다 ‘스릴러’적인 장르물의 성격이 짙어졌다. 수사극에 초점이 맞춰져 전개된 것. 두 사람의 로맨스를 기대하던 시청자들에게는 아쉬움으로 다가왔을 터.
“로맨스를 기대하셨던 분들에겐 죄송해요. 감독님께서도 제작발표회에서 9회부터 ‘굉장히 어두워질 거다’라고 ‘스포(스포일러)’ 하셨어요. 그 점에 대해선 저도 알고 있었죠. 풋풋한 성장드라마였던 건 분명해요. 이안뿐만 아니라 모든 캐릭터에 결점들이 있어요. 결점들을 이겨낸 건 성장드라마죠. 많은 캐릭터들이 반성을 하고 하나씩 이겨내 나가는 모습들이 보기 좋았어요.”
지난 2012년 KBS 드라마 ‘드림하이2’로 데뷔한 박진영은 ‘남자가 사랑할 때’ ‘사랑하는 은동아’, 영화 ‘눈발’ 등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연기력을 다져갔다. 이후 그는 7년 만에 ‘사이코메트리 그녀석’ 주연 자리를 꿰찼다. 극을 이끌고 가야하기 때문에 부담감도 뒤따를 법 하지만 박진영은 자신의 색깔을 덧입혀 캐릭터를 완성해갔다.
“캐릭터의 밝은 부분을 고민했어요. ‘나에게도 밝은 부분이 있구나’를 느꼈죠. 그 전에는 ‘내가 어떻게 해야지 밝을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감독님이 레퍼런스로 주셨던 캐릭터가 생각보다 밝았죠. 많이 찾아 봤어요. 감독님이 레퍼런스로 주신 캐릭터는 ‘슬램덩크’의 강백호였어요. 오버스러운 성격이라 텐션이 엄청나게 높아 있어야 하는 캐릭터였죠. 밝은 부분은 찾아가며 연구했다면 슬픈 건 ‘나라면 어땠을까’에서 시작했어요. 내가 만약 이런 상황이고 사건을 겪었다면 어떨까 생각하니까 자연스럽게 감정이 따라왔죠.”
박진영은 능청스러움으로 웃음을 선사하다가도 세상을 떠난 부모와 연관된 이야기가 나오면 진중한 표정과 분위기로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연기를 선보였다. 이를 증명하듯 김병수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5년 동안 찾지 못했던 ‘그녀석’을 찾았다며 극찬하기도.
“‘그녀석’을 찾았다고 해주셔서 고맙고 감사했어요. 감독님 성격이 쿨하세요. 디렉션을 주실 때도 확실하게 말씀하시죠. 그 디렉션을 따라면 연기가 자연스럽게 변하더라고요. 호흡이 좋았어요.”
상대 역으로 호흡을 맞췄던 신예은과 ‘케미’도 빠질 수 없다. 특히 두 사람은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배우로, 함께 연습하며 동료이자 선후배로서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잘 몰랐던 친구인데 드라마를 통해 겪어보니까 성실하고 잘하는 친구더라고요. 연습하는 거에 비례해 호흡이 잘 맞았어요. 둘 다 긴 호흡의 드라마는 처음이었는데 ‘열심히 하자’라며 파이팅이 넘쳤죠. 그 연습이 자연스럽게 호흡으로 변했어요. 괜찮게 잘 나온 것 같아요.”
JYP 선배 이준호의 조언과 응원도 훈훈함을 더했다. 그룹 2PM으로 데뷔한 이준호는 드라마 ‘기억’ ‘김과장’ ‘자백’ 등에 출연하며 ‘연기돌’로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다양한 작품에서 주연으로 활약 중이기에 그의 조언은 박진영에게 더욱 뜻 깊게 다가왔을 듯하다.
“아직 따라가기엔 멀었어요. 하하. 이번 작품으로 (선배님과) 가까워졌어요. 극 중반쯤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어서 잘 모르겠다고 하니까 ‘8, 9부부터 캐릭터 변화가 생길 거다. 어떻게 끌고 가느냐에 따라 힘이 될 거다’라고 말씀해주셨는데 힘이 됐죠.”
첫 주연작인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은 박진영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랄까.
“신선한 드라마로 남았으면 해요. 모든 사람들이 영웅일 순 없잖아요. 작은 능력, 소재 하나로 많은 것들을 풀어나가는 게 일반사람들과 비슷한 것 같아요. 저에게는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낸 작품이에요. 스태프들 모두 성격이 잘 맞아서 촬영하는 동안 재미없던 날이 없었죠. 또 주연작으로 첫 작품이라 많이 느끼고 겪었어요. 시간이 지나도 지금의 기억이 날 것 같아요.”
앞으로 박진영이 보여줄 얼굴은 다양하다.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을 통해 연기력은 물론,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까지 입증했기 때문. 끝없이 변주해감으로써 ‘갓세븐의 박진영’처럼 ‘배우 박진영’이란 말이 익숙해질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
“저는 유연한 친구예요.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천천히 해나가야 하는 거지만, 성격이 딱딱하지도 않고 무르지도 않죠. 유하게 표현하면서 여러 모습을 보여주는 게 저의 장점이에요. 꾸준히 노력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죠. 한 번만 보여주고 끝낼 게 아닌, 다음을 기다려지게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