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멧갈라] ‘드랙퀸 to 인간 정물화’, 옷과 몸의 주객전도 ‘아트 아방가르드’
입력 2019. 05.09. 15:57:37

2019 멧갈라

[더셀럽 한숙인 기자] 의식주는 국가 혹은 민족, 개인에 따라 달라지지만 기능성을 기저에 깔고 있다. 특히 사람의 몸에 가장 밀착한 의(衣)는 생활에 필요한 실용적 도구로서 목적을 충족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제아무리 아방가르드가 유행이라고 해도 이런 기본 요건에서 벗어난다면 여지없이 소비시장에서 탈락된다. 그러나 아트의 영역으로서 옷은 오브제라는 전혀 다른 대상으로 전환된다.

메트로폴리탄 뮤지엄(Metropolitan Museum of Art)에서 매해 5월 개막하는 2019 멧갈라(The 2019 Met Gala)는 몸을 우위에 둔 다른 패션 행사와 달리 오브제로서 옷의 완성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몸을 활용한다.

이처럼 몸과 옷의 주객전도를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멧갈라는 메트로폴리탄 코스튬 인스티튜트 갈라(Met Costume Institute Gala)가 주관하고 안나 윈투어가 디렉팅하는 기금 모금 파티로 5월 8일 개막행사를 시작으로 5월 9일부터 9월 8일까지 4개월간 전시가 이어진다.

따라서 이날만큼은 인종차별, 성소수자의 인권해방, 물질로 전락한 인간소외 등 묵직한 사회적 화두마저도 예술의 영역으로 다룸으로써 예술 아래 인간은 물론 사물마저도 평등하다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진다.

올해는 옷이라는 표현을 무색케 하는 시도보다는 옷으로서 기본 외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각자의 목소리를 예술의 영역으로 풀어냈다.

◆ 패션 남녀평등 ‘드랙퀸’

패션의 남녀 경계가 무너진 지 오래지만 그럼에도 금남의 영역이 존재한다. 2019 멧갈라에서는 이처럼 마지막 금남의 영역을 침범한 시도들이 이뤄져 가장 진보적이어야 할 패션에 남아있는 보수성을 직시하게 했다.

◆ 사물과 동격화 된 인간 ‘인간 정물화’

만물의 영장으로서 인간의 오만은 자연을 하위의 존재로 전락하게 했다. 이번 멧갈라에서는 인간 자연 사물을 동등한 존재로 다룸으로써 인간을 물질을 이루는 최소의 단위로 재구성했다.

◆ 과장에 담긴 정체성 ‘아방가르드 패션’

패션에서 아방가르드는 늘 화두다. 전위주의로 해석되는 아방가르드의 핵심은 현 체제(아방가르드가 처음 형성된 시점에서는 근대성)의 환멸과 비이성주의다. 따라서 과장된 형태 혹은 행위에는 진정한 자아를 찾고자 하는 갈망이 내제돼있다. 이번 멧갈라에서도 패션의 영역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자 하는 아방가르드가 시도됐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메트로폴리탄 뮤지엄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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