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플 때 사랑한다' 류수영의 따뜻한 열정[인터뷰]
- 입력 2019. 05.10. 14:52:10
- [더셀럽 박수정 기자]"나 스스로에 대한 테스트를 해보고 싶었어요"
류수영은 MBC 주말드라마 '슬플 때 사랑한다'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극 중 류수영은 윤마리(박한별)를 향한 어긋난 사랑을 보여주는 건하건설 사장 강인욱으로 분해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결이 다른 악역으로 완벽 변신한 류수영은 "멘탈이 붕괴되는 줄 알았다"며 쉽지 않은 도전을 마무리한 소감을 전했다.
"쉬운 선택이 아니더라고요. 폭력적으로 아내를 때리는 장면 등 그런 부분들을 잘못 접근하면 폭력 남편을 미화시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부분을 조절하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정형적이지 않게 보여줄 수 있게, 그리고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피해가려고 노력을 가장 많이 했죠"
정형적인 악역이 아닌 자신만이 표현할 수 있는 악역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류수영은 촬영 전날까지 새벽 연습에 몰두했다고 털어놨다.
"저와는 반대되는 캐릭터라 멘탈이 많이 힘들었어요. 남자가 여자 역할을 하고, 여자가 남자 역할을 하는 느낌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어떤 날에는 어떤 장면을 촬영하는데 너무 괴롭더라고요. 찍기 싫어서 짜증이 나기도 했죠. 그래도 연기자는 외뢰받은 연기를 잘 해내야하는 직업이잖아요. 그래서 거울을 보면서 연습을 많이 했어요. 이번 촬영을 하면서 새벽에 연습을 하는 시간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런 노력 덕분에 강인욱이 등장하는 장면은 마치 스릴러나 공포영화를 보는 듯한 공포감과 긴장감을 선사했다.
"사실 저는 혼자 '이 드라마는 스릴러야'라고 생각하면서 찍었어요. 내가 안무서우면 이 드라마는 망했다고 생각했죠. 마리의 옥탑방을 찾아가는 장면들도 연구를 한 장면이에요. 원래는 마리를 바로 만나는 장면인데, 애드리브를 더 길게 해서 공포물처럼 보이게 했죠. 음악까지 잘 깔아주셔서 만족스러운 장면이 나오게 됐어요"
류수영은 이번 도전의 큰 성과로 시청자들의 반응을 꼽았다. 그는 "(연기가) 늘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이번 드라마를 통해 얻은 보람은 피드백이 좋았다는 거다. 그런 칭찬들 덕분에 힘을 얻었다. 새로운 박수를 받은 기분이었다. '연기가 좋았다'는 말이 해주셔서 보는 맛이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마웠고, 다행이라 생각했다"고 애청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무서운 게 무반응이다. 좋든 나쁘든 배우한테는 그런 다양한 반응들이 살아있다는 증거다. 세상에는 새로운 이야기가 없지 않냐. 다르게 표현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얼마나 실감나게 표현하느냐가 관건이다"고 덧붙였다.
폭력남편 강인욱의 최후는 씁쓸했다. 윤마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강인욱은 홀로 생을 마감했다. 류수영은 강인욱의 죽음에 눈물을 많이 흘렸다고 이야기했다.
"탈고가 된 지 꽤 됐어요. 한 달 전부터 그 장면을 연습했죠. 진짜 많이 울었던 것 같아요. 연습하면서 굉장히 우울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막상 촬영 날이 되니까 담담하고 머리가 텅 빈 느낌이 들더라고요. '사랑한다'는 말이 공허하게 들렸고, 이기적으로 느껴졌어요.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게 한 장면이었어요. 기억에 많이 남아요"
쉽지 않은 캐릭터이기도 했지만, 드라마 촬영 자체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주연배우 박한별의 남편 논란으로 잡음이 많았다. 주연배우인 박한별의 남편인 유리홀딩스 대표 유인석이 '클럽 버닝썬 사태'의 핵심 인물로 연루되면서 논란이 커진 것. 박한별의 드라마 하차 요구가 빗발쳤고,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면서 드라마도 적잖이 타격을 받았다.
"모두가 밤낮없이 촬영하면서 열심히 자기 역할에 최선을 다했어요,. 모두가 쉽지 않았을 텐데 내색 없이 잘 찍어줘서 감사했죠. 충분히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다 프로라고 느꼈어요. 결과도 나쁘지 않아서 만족하고 있어요"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슬플 때 사랑한다'는 자체 최고 시청률 13%(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류수영은 새로운 도전을 꿈꾸며 차기작을 검토 중이다.
"당분간 확실히 정해진 계획은 없어요. 최근 '냉장고를 부탁해'에 함께 나온 이승윤과도 재밌는 일을 한번 해보려고 해요. 둘이 함께하면 정말 즐겁거든요. 그리고 재미있는 시나리오가 있다면 작은 영화에도 출연하고 싶어요. 이번에 전주 국제 영화제에서 차인표 형님이랑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시나리오가 좋으면 함께 만들어보자고. 서로 간의 열정이 있다면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열정은 전염이 빨리 되거든요. 최대한 그런 열정이 식지 않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차가운 상태가 아닌, 따뜻한 상태로 늙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플라이업 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