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순간 한계 느끼지만” ‘해치’ 정일우의 발전 [인터뷰]
입력 2019. 05.14. 17:58:12
[더셀럽 김지영 기자] 배우 정일우가 소집해제 후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대중과 잠시 떨어져있었던 그는 ‘해치’를 통해 군 복무 중 겪었던 연기갈증을 해소했고 더 나아가 연기의 초석을 다졌다.

지난달 30일 종영한 SBS 드라마 ‘해치’는 ‘동이’ ‘이산’ 등 굵직한 사극을 집필해온 김이영 작가와 ‘일지매’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 등을 연출한 이용석 감독이 손을 잡은 정통 사극으로 방영 전부터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더불어 대체복무를 마치고 연예계로 복귀한 정일우가 그동안 한 번도 그려지지 않은 영조의 젊은 시절을 표현해 기대감을 더했다.

정일우는 대중의 기대를 연기력으로 응답했다. 이금으로 분한 정일우는 진정성 있는 연기와 한층 성숙해진 표현력, 극 전체를 쥐락펴락하는 집중력과 에너지로 극을 이끌어나갔다. 정일우와 김이영 작가, 이용석 감독의 시너지는 방영 내내 월화드라마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유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제가 ‘해치’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김이영 작가님의 작품이었기 때문이에요. 젊은 영조라는 캐릭터가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새롭게 창조해서 계신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어요. 한편으론 정말 어려운 캐릭터여서 작가님과 상의도 많이 하고 캐릭터를 잡아나갔어요.”

천한 무수리의 몸에서 태어난 왕자가 대권을 쟁취하는 과정을 그리다보니 정일우는 대사 톤의 변화에 신경을 썼다. 특히나 신경을 썼던 부분은 얼굴과 눈이었다. 진정성 있는 연기를 하기 위해 과한 표정을 짓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연기 데뷔가 시트콤이다 보니 과한 표정이 나올 때가 있어요. 그래서 ‘얼굴이 없다’고 생각하고 연기를 했죠. 진정성 있는 연기를 하고 싶었지 만들어서 연기를 하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이 부분을 작가님이 요구를 하기도 했고요. 영조가 타인에게 영향을 받아서 변하는 인물인데 그런 과한 표정을 지으면 영향을 받기 전에 이미 표정으로 나타나서 최대한 자제하려고 했어요.”

드라마의 주연을 맡고 극을 이끌어 나가는 부담감을 선배인 이경영이 모를 리 없었다. 이경영은 정일우에게 ‘영조 역할을 할 수 있는 건 배우로서 영광이다. 감사하게 생각해야 하고 앞으로 이런 캐릭터를 맡기 쉽지 않을 것이다. 자부심을 갖고 연기를 해도 된다. 소화를 잘 해서 고생이 많았다’는 말을 건넸다.

“선배님의 말씀이 참 힘이 됐어요. 제가 사실 군복무 전에는 제 캐릭터 소화하기 바빴거든요. 전체의 중심을 잡거나 스태프들과 호흡을 맞춰가면서 편하게 작업하는 걸 하지 못했어요. 군복무 이후부터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이번 작품에서는 단역, 보조출연자 분들을 다 챙기면서 같이 해나갔어요. 영조라는 인물 자체가 백성들을 이해하고 타인에 의해서 연민을 느끼고 이해를 하는 캐릭터여서 영향이 있었겠지만 전체적으로 호흡을 같이 해나가니까 드라마가 깊이가 있어지고 연기하는 데에도 도움이 됐지 않았나 싶어요.”

정일우는 역사 속 영조처럼 주변을 살필 수 있게 됐지만 자신의 연기를 만족하지는 않았다. “자책을 많이 했고 그저 드라마를 무사히 잘 끝냈다는 것에 만족을 한다”는 그는 연기엔 부족함이 많다며 그것이 오히려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항상 연기를 할 때마다 ‘왜 이렇게 밖에 못하지’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한 번도 제 연기에 만족한 적이 없고 자책을 많이 해요. 사실 그게 제가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인 것 같아요. 인간은 완벽할 수 없으니까요. 제가 잘 할 수 있는 연기가 있을 것이고 부족한 게 있겠지만, 앞으로 채워나가는 게 연기를 하는 밑거름이라고 봐요. 자신과의 싸움에서 안 지려고 발악하는 거기도 하고요.”

자신의 연기에 만족하지 않고 부족함을 느끼지만 연기를 그만두지 않는 이유는 재미였다. 연기를 하면서 살아있음을 느끼고 행복도 와 닿았다. 그 중에도 한 작품씩 무사히 마칠 때마다 제작진이 하는 칭찬을 듣는 성취감이 가장 컸다.

“이용석 감독님이 ‘그동안 테크닉, 발성, 발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너처럼 사람의 감정을 울릴 수 있는 진정성 있는 배우와 연기를 하게 돼서 너무 좋았다’고 말씀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김이영 작가님도 ‘영조가 되어 줘서 고맙다’고 하셨는데 저도 감사했어요. 이런 게 배우라는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원동력이지 않을까 싶어요.”



정일우는 앞서 MBC 드라마 ‘돌아온 일지매’ ‘해를 품은 달’ ‘야경꾼 일지’ 등을 통해 사극 연기를 선보인 바 있다. 사극이 정일우의 필모그래피에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재차 사극을 맡으면 ‘사극 배우’라는 이미지에 국한된다는 염려가 있을 터지만 정일우는 “염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배우가 사극을 소화하고 왕이라는 역할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은 감사한 일인 것 같아요. 캐스팅할 때 중점을 줬던 게 왕상을 중점에 뒀다고 하더라고요. 저보고 왕상이라고 하셔서 ‘그런가요?’ 했어요.(웃음) 현대극은 앞으로 할 거고 사극도 소화를 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연기할 수 있는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거니까 그런 것은 감사한 일이 아닐까요? 사극이라고 해도 장르가 다르고 캐릭터가 다르기 때문에 염려하지 않아요.”

차기작에선 그동안 봐왔던 정일우가 아닌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을 듯 하다. 드라마 또는 영화 한 쪽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하게 시나리오가 들어오고 있는 중이다. 더불어 해외진출도 열어두고 작품을 폭넓게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드라마나 영화가 들어오고 있고 드라마들도 장르물이 많아지고 있어요. 다양한 작품들이 들어오고 있어서 감사해요. 군 입대 전에 해외활동을 해서 올해에는 해외와 국내 하나씩 작품을 하고 싶어요. 해외는 아시아 쪽도 있고 그 외에 글로벌도 있을 것 같아요. 2년 놀았으니까 열심히 해야죠.(웃음) 배우는 사실 남는 게 작품이기 때문에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맞지 않을까싶어요.”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권광일 기자]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