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색다른 마동석표 액션 ‘악인전’, 김성규가 압권 [씨네리뷰]
- 입력 2019. 05.14. 20:22:21
- [더셀럽 김지영 기자] 분명 배우 마동석이 맨손으로 상대를 때려잡는데 지금껏 봐온 ‘마동석표 액션’보다 신선함이 느껴진다. 선하지 않은 마동석에 더 악한 김성규를 얹으니 뻔 할 줄 알았던 영화 ‘악인전’이 색다르게 다가온다. 여기에 범죄 액션물에 빠지지 않는 ‘여성 타깃 범죄’가 사라지니 불편함도 덜하다.
중부권을 휘어잡고 있는 조직 두목 장동수(마동석)은 늦은 밤 직접 차를 몰고 가던 도중 괴한 K(김성규)에게 칼을 맞는다. 맨 손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게 일상이었던 장동수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 습격을 당하지만 평소 남아있던 습관으로 위기를 모면한다. 자신을 찌른 인물은 반대편 조직도, 계획적인 범죄도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연쇄살인범을 쫓고 있었던 형사 정태석(김무열)은 장동수가 칼을 찔렸다는 소식을 접하고 연쇄살인범의 소행이라는 것을 직감한다. 쉽사리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려하던 장동수에게 “함께 그 놈을 쫓고 마지막에 잡은 사람이 원하는 대로 처리하자”고 제안한다. 그렇게 정태석은 장동수에게 경찰이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장동수는 자신의 부하들을 풀어 함께 K를 추적한다.
영화 ‘이웃사람’ ‘범죄도시’ ‘성난황소’ 등을 통해 선보인 마동석표 액션은 ‘악인전’으로 하여금 결을 달리한다. 그간의 작품에서 보통 체격의 남성보다 큰 덩치, 강한 주먹으로 느껴지는 위기감과 반대되는 선한 이미지로 악을 처단했다면 이번엔 반전이 아닌 있는 그대로에서 더 나아가 악의 끝을 달리기 때문. 조직의 두목다운 무게감, 카리스마, 존재감 등으로 관객의 시선을 가장 먼저 잡아끌고 눈앞에 그려지는 것만으로도 눈을 찡그리게 만드는 폭력성으로 가장 간결하게 장동수를 표현한다.
국내 관객이라면 예상 가능한 마동석의 액션이 이전보다 새로워졌지만 김성규의 존재감은 예상하지도 못한,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무차별적 살인을 저지르는 K역의 김성규는 살짝 아래로 내린 턱, 위로 치켜뜨는 눈, 악의가 없는 것 같은 선한 목소리로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를 바라보는 관객은 그의 다음 행동을 당연히 예상하지만 상상한 것 이상으로 표현해 스릴러의 재미도 배가시킨다.
김성규가 이번 작품으로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었던 것엔 이원태 감독의 연출이 한몫했다. 이원태 감독은 K가 늦은 밤에 나타날 땐 빛이 얼굴의 아래쪽만 비추거나 최소한으로 사용해 그의 섬뜩함을 돋보이게끔 했다. 더불어 극 후반부 K의 모습에서도 얼굴 반쪽만 비추는 조명, 의뭉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는 빛으로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만들었다.
그간 액션범죄, 느와르영화에 빠지지 않는 여성 타깃 범죄 소재가 현실과 맞닿아있긴 하나 극 중 여성이 범죄의 수단으로서만 비춰진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악인전’에서는 연쇄살인범이 여성만 한정으로 하는 것이 아닌 평범한 남성을 주로 무차별적으로 살해한다. 이를 통해 물리적으로 힘이 강한 남성도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여성과 남성이 영화를 보면서 똑같은 공포감을 느낄 수 있게끔 설정했다.
‘걸캅스’를 비롯해 ‘배심원들’ ‘나의 특별한 형제’ 등 가정의 달을 맞아 따뜻한 웃음을 선사하는 한국 영화들이 대거 개봉한 가운데 청소년관람불가인 ‘악인전’이 5월 극장가를 선점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한편 ‘악인전’은 제 72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또한 할리우드 리메이크판 계약을 체결했으며 해외 104개국 선판매됐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영화 '악인전' 포스터,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