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KBS 간담회’ 양승동 사장이 돌아본 1년 [종합]
- 입력 2019. 05.15. 17:13:49
- [더셀럽 전예슬 기자] KBS가 최근 가장 주목받은 현안들의 문제점을 언급하며 대응책 모색에 나섰다.
15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신관 쿠킹스튜디오에서는 ‘2019 KBS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양승동 사장, 임병걸 전략기획실장, 황용호 편성본부장, 김의철 보도본부장, 김덕재 제작1본부장, 이훈희 제작2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지난 4월 4일 강원도 고성, 속초, 강릉 일대에 대형 산불이 일어났다. KBS는 산불 발생 두 시간 후인 4일 오후 9시 10분경 최초 뉴스보도를 실시했고 산불 ‘심각’ 발령 53분 후 특보를 편성했다. 산불 진화 후에는 불타는 화면을 반복적으로 내보내거나 상황 중계에 집중,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산불 예상경로, 주민대피소 등 정보 제공이 미흡했던 점을 지적받았다.
KBS는 대책으로 재난방송 지휘부를 사장으로 격상시키고 지상파와 종편‧보도PP 재허가 심사 시 ‘재난방송 충실성’을 평가하도록 한 장치를 두고자 한다. 또한 재난 방송 시 수어 및 외국어방송을 의무화하도록 해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물게 하는 방안을 진행할 예정이다.
강원산불 재난보도의 미흡했던 점에 대해 KBS 양승동 사장은 “전략TF를 계속 가동해 시스템적으로 취약한 부분에 대해 보완작업을 하고 있다. 조만간 완성을 할 것”이라며 “대략적인 내용은 방통위(방송통신위원회) 쪽과 공유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의철 보도본부장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국민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 저희의 미숙함을 인지했다. 부사장 주재로 전략TF를 구상해 정부 측에 요청할 건 요청하고, 저희 나름대로 준비할 건 준비해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라며 “매뉴얼 개선작업이 마련되는 대로 재난방송사의 전 기자들이 책무를 충실히 이행할 수 있고 몸에 베일 수 있도록 모의훈련을 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곧 집중호우, 태풍이 예상되는데 철저히 대비해서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라고 해결 진척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질문이 가장 많이 쏟아졌던 건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2주년을 맞아 진행한 대담 프로그램 ‘대통령에게 묻는다’이다. 당시 진행자로 나선 송현정 기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답변을 끊고 기습 질문을 던지는 등의 모습으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양승동 사장은 “이렇게까지 다양한 반응이 있을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80분 동안 생방송으로 대담하는 게 국내 언론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송현정 기자로 인터뷰가 결정되고 포맷이 확정된 건 일주일 전이었다. 열심히 준비했지만 조금 더 충분하게 준비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라며 “송현정 기자의 질문과 대통령의 답변에 집중해 보다보니 중간에 말을 끊으려고 했던 부분들에 대해 개인적으로 크게 인지하진 못했다. 긴장된 80분이었다. 송현정 기자가 긴장과 부담감 속에 인터뷰를 했다고 생각, 격려를 했다. 여러 다양한 분석 기사들을 보며 KBS가 이런 대담 프로그램도 더 잘할 수 있도록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하는 계기로 삼으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KBS 게시판에 항의 글이 게재되면서 논란의 불씨는 더욱 번져나갔다. 이러한 점에 대해 김덕재 제작1본부장은 “대통령 대담은 두 달 전 ‘심야토론’에서 청와대에 대통령 취임 2주년을 맞아 대담을 요청했다. 답이 임박해서 와 급하게 준비를 하게 됐다. 여러 국민들과 직접 대답하는 대담을 원했는데 청와대 측에서는 1대1 대담을 원했다. 과거 대통령과의 대화 프로그램을 했는데 매우 형식적이었다는 청와대의 의견을 받았다. 이번엔 가능하면 대통령의 속내를 들을 수 있는 내용이면 좋겠다고 해 1대1로 진행됐다”라고 대담 프로그램 준비 비화를 털어놨다.
이어 “그다음은 MC를 정하는 문제였다. 저희는 기자가 하는 게 좋겠다고 처음부터 생각했다. 여러 기자를 물색하던 중 송현정 기자로 제작진에서 결정했다. 송현정 기자는 과거 노무현 대통령 당시 청와대 출입을 한 바 있다. 서로가 낯설지 않은 점도 작용했다. 또 한 가지는 국회팀장이다. 오랫동안 정치부에서 일 해왔기 때문에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제작1본부장은 “아쉬웠던 점은 (송현정 기자가) 생방송 경험이 부족해 긴장을 하거나, 표정관리를 프로답게 하지 못한 그런 부분은 저희도 아쉽게 생각한다. 대담의 내용은 최고였다고 할 수 없지만 가장 솔직한 이야기를 끌어내는 것이 주 역할이라 그런 점에서 형편없었다고 하기엔 어렵다”라며 “여러 논란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제작진은 조금 더 준비를 했어야하는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 “대담 내용을 가지곤 사전 조율이 없었다. 여러 다른 방송사에서 생중계 그림을 달라고 했다. 타사들이 자막을 쳐야하기 때문에 이야기의 흐름을 알 수 있는 한 장짜리 큐시트를 돌린 게 전부다. 앞부분엔 정치사회, 뒷부분엔 경제였고 각 부마다 10줄 정도 키워드만 적혀 있었다. 송현정 기자가 대통령을 직접 만나 대화하는 건 생방송 때가 처음이었다. 청와대 측에는 어떤 질문지도 주어지지 않았다. 송현정 기자도 시나리오 없이, 키워드만 적힌 메모지만 가지고 진행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양승동 사장은 “송현정 기자에게 과도하게 포커스가 가서 본인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라면서 “오늘 아침 기사를 봤더니 ‘기자는 칭찬받는 직업이 아니다’라는 글귀가 있더라. KBS 공영 미디어 연구소에서 조사를 했는데 국민의 60%대가 한국 언론에 대해 불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 면에서 KBS의 시도도 어느 정도 숙명처럼 비판을 받고 있구나 생각했다. KBS가 국민의 신뢰를 받기 위한 성장통으로 생각하겠다”라고 밝혔다.
현재 연예계는 성범죄로 연일 들썩이고 있다. KBS 또한 ‘1박2일’에 출연 중이던 정준영이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 촬영하고 유포한 혐의를 받아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KBS는 정준영을 모든 프로그램에서 출연 정지시킨데 이어, ‘1박2일’ 프로그램의 방송 및 제작을 무기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1박2일’ 시간대에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가 대체 편성됐다.
이훈희 제작2본부장은 “현재 잘 아시다시피 방송중단을 무기한 결정했다. 수익 측면에서는 심각한 타격을 주는 결정임에도 그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폐지 청원과 폐지 반대 청원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폐지 반대 청원이 찬성 청원보다 3배정도 많다. 반대 청원의 경우, 해외 한류 팬들의 청원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2년이 넘는 세월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던 콘텐츠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친 프로그램이다. 일요일 저녁에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드문 프로그램이라 그 가치를 무시할 수 없다는 고민이 깊다. 저희도 내‧외부 의견을 듣고 있는 중이다. 복귀 계획에 대해서는 너무 고민이 깊다는 말씀밖에 드릴 수 없을 것 같다”라고 말을 아꼈다.
유튜브 등 다양한 시청 플랫폼이 늘어난 현대사회에 지상파는 변화를 꾀하고 있다. MBC는 월화 오후 10시 드라마를 한 시간 앞당겨 오후 9시로 편성하고, SBS는 월화드라마 대신 예능프로그램으로 대체한다.
양승동 사장은 “MBC, SBS에서 미니시리즈 시간대 변경이나 폐지를 한 건 광고의 어려움이 일정정도 반영됐다고 보여 진다. 한편으로는 변화가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KBS는 KBS나름대로 편성에 변화를 줄 것”이라며 “SBS, MBC 시도가 방송사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거라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황용호 편성본부장은 이어 “SBS, MBC의 경우 선택의 다양화 측면에서 좋다고 보고 있다. KBS는 서비스의 질, 방향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KBS 드라마 경쟁력이 작년에 하락했다가 올해는 반응도 좋다. (방송예정인) 월화드라마 ‘녹두전’ 등 시청자들에게 제공하는 좋은 콘텐츠라고 생각한다”라며 “저희는 기조를 유지하는 방향이다. 타사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시청자 선택의 폭을 넓히는 좋은 방향이고 저희는 시청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예의주시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