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 “묘하게 응원하게 되는 ‘악인전’, 큰 매력으로 다가와” [인터뷰]
입력 2019. 05.22. 16:19:08
[더셀럽 김지영 기자] ‘마동석표 액션’이라는 장르를 새롭게 탄생시킨 그가 이전보다 진화되고 세련된, 강력해진 액션을 선보인다. 마동석이 영화 ‘악인전’에서 자신의 전작들과 분명하게 차이를 드러내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최근 개봉한 ‘악인전’(감독 이원태)에서 마동석은 중부권을 휘어잡고 있는 조직 두목 장동수로 분했다. 자신의 사업을 방해하는 이들이나 반대 세력에 있는 조직원에겐 가차 없이 폭력을 휘두르지만 일반 시민에겐 다르다. 비 오는 날 만난 고등학생에게 우산을 준 것도, 비가 쏟아지는 날 만난 접촉사고 가해자 K(김성규)에게 베푼 친절도 이와 같은 맥락이었다. 이 때문에 K가 뒤에서 차를 박았으나 장동수가 “괜찮으니 그냥 가세요”라고 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장동수의 이러한 아량에도 K는 그를 살해하려 한다. 평소 폭력과 매우 맞닿아있었던 장동수는 K를 자신의 힘으로 제압하나 급작스럽게 들어오는 칼을 피하지 못하고 결국 부상을 입는다. 장동수가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은 강력계 형사 정태석(김무열)은 장동수를 찾아가 함께 연쇄살인범 K를 잡자고 제안한다.

‘악인전’의 신선한 지점은 마냥 선한 캐릭터가 없다는 것이었다. 정태석은 형사이지만 조폭처럼 폭력을 이용해 독단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장동수와 K는 서로 폭력과 잔혹함 양 끝단을 달린다. 이는 마동석에게도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더셀럽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마동석을 만나 ‘악인전’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형사와 조폭, 연쇄살인마만 나온다는 설정이 좋았다. 갱스터가 형사랑 손을 잡는다는 것도 재밌었고. 설정만 재밌고 내용이 진부하면 어떡하나 걱정을 했는데 중간에 재밌는 요소들이 있더라. 그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점은 극단까지 향하는 악당들인데 나중에 K를 잡고 응징할 때 묘하게 응원하면 안 되지만 응원하는 느낌이 들더라.(웃음) 그런 재미를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폭력도 다른 영화에서 안 나왔던 것들을 보여드리려고 감독님하고 상의를 많이 했다.”

그렇게 탄생한 장면이 샌드백에 사람을 넣고 치는 것, 생니를 이빨로 뽑는 것 등이다. 특히 샌드백으로 치는 장면은 대본상엔 없었던 서사로 마동석의 머릿속에서 탄생했다. 이는 장동수의 잔인함을 대사나 상황으로 설명하는 것보다는 한 장면으로 관객들의 뇌리에 꽂히게 만든다.

“원래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오는 게 첫 장면이다. 샌드백으로 치는 장면을 넣은 이유가 장동수의 잔혹함을 보여주고 시작하면 바로 긴장감을 느끼기 때문에 영화에 빨리 이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구구절절 설명하는 걸 저도, 감독님도 싫어한다. 그래서 뭐가 있을까 싶어서 예전에 들었던 이야기를 직접 도장에 가서 촬영하고 감독님께 보여드렸다. 너무 좋아하셨다.”

‘마동석표 액션’에서 큰 축을 담당하는 거친 액션연기는 그의 특징이자 장점이 됐으나 그는 그저 “운동이 장기일 뿐”이라고 겸손을 표했다. 이와 함께 액션을 더 많이 보이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내며 새로운 것을 항상 생각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른 배우들도 각자 가지고 있는 장기가 있지 않나. 연기를 다채롭게 하는 분들도 계시고. 저는 어려서부터 운동을 해서 조금 빠르게 익힐 뿐이다. ‘글은 써봐야 는다’고 하는 것처럼 액션도 자꾸 해봐야 는다. 그리고 연기를 잘 못하고 액션을 한다고 하면 영화를 할 수 없다. 캐릭터 구축이 되면 액션이 따라오는 것이다. 저는 액션을 더 보여드리고 싶긴 한데 지금은 리얼한 톤의 영화를 하니까 이와 가까운 연기를 하고자 한다. 앞으로도 만화톤 같이 경쾌하고 시원한 액션을 보여드리기 위해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작품에서 악역으로 변신한 마동석의 모습이 ‘신선하다’고 반응했다. 마동석은 “보는 시선의 차이인 것 같다”고 하면서도 이전과 다른 분위기를 풍기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비스티보이즈’에서 보여줬던 모습이 업그레이드돼서 보여준 것 같기도 하다. 전작들과 톤을 다르게 잡기는 했다. 힘을 다 빼고 대사를 하기도 했고. 극강의 폭력성을 갖고 있기도 하지만 침착함의 집약체이기도하다. 여러 가지가 섞여있는 사람이라서 어울리게 표현하려고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마동석은 다수의 작품에서 악역을 맡았으나 뒤늦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이중에 형사는 ‘범죄도시’가 처음이었다. 그러나 ‘범죄도시’ 이후 비슷한 범죄스릴러 장르에서 유사한 분위기를 풍기는 인물로 등장해 ‘마동석이 연기하는 마동석’이라는 평을 심심찮게 듣고 있다. 이에 마동석은 자신의 연기 소신을 드러내며 대중들의 반응을 받아들였다.

“형사와 갱스터의 역할을 굉장히 많이 한 것 같지만 편수에 비해서 많이 하지는 않았다. 예전에 맡았던 작품들에선 다 조연이었다. 조직의 보스도 이번 ‘악인전’이 처음이다. 물론 관객들이 보시기에 여러 작품의 연장선이 될 수도 있고 연기를 다르다고 느끼거나 똑같다고 할 수도, 변주를 조금 줬는데 많이 다르게 보인다고 할 수도 있다. 지금은 진화된 마동석이 필요했다.”



‘악인전’은 국내에서 개봉하기 전에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제작이 확정됐고 제 72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더불어 마동석은 마블스튜디오의 새 영화 ‘이터널스’ 출연이 언급되고 있는 상황. 그는 출국 전 진행된 인터뷰에서 칸국제영화제에 가는 설렘을 드러냈다.

“너무 영광스럽다. 다른 것보다 관객들하고 소통하고 많이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개인적으로는 ‘부산행’에 이어서 두 번째로 칸에 초청된 것이다. 칸이라는 곳에서 ‘악인전’을 불러줘서 우리 영화의 자존심도 세울 수 있고 좋은 것 같다.”

이와 함께 그는 해외에서 생각하는 아시아 배우들의 한계점을 깨는 것보다 길을 만들고 싶다며 더 큰 꿈을 그렸다.

“제가 형사 액션물을 꼭 하고 싶은데 들어오지 않아서 ‘범죄도시’를 직접 제작해 출연했듯이 할리우드에서도 그런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본다. 미국과 협업해서 한국의 좋은 배우들을 소개시키고 싶고 한국 영화를 미국에서 배급하고 싶다. ‘와호장룡’처럼 미국 박스오피스에 한국 영화가 걸리면 얼마나 좋겠냐. 안될 수도 있지만 해보고 싶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주)키위미디어그룹 제공]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