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밤' 첫방기획] 차별점이 필요 없던 ‘봄밤’, 안판석 사단 매력 다 담겼다
- 입력 2019. 05.23. 10:55:52
- [더셀럽 안예랑 기자] '봄밤'이 차별점 대신 '밥누나'의 설렘을 책임졌던 요소들을 모두 담으며 또 한 편의 현실 로맨스의 시작을 알렸다.
지난 22일 MBC 수목드라마 ‘봄밤’(극본 김은, 연출 안판석)이 첫 선을 보였다.
‘봄밤’이 시작하기 전 많은 이들은 지난해 JTBC에서 방영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이하 ‘밥누나’)를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안판석 연출, 김은 극본, 남자 주인공 정해인, 정해인의 상대 배우인 연상 한지민. ‘봄밤’에는 ‘밥누나’를 떠올리게 하는 요소들이 한가득이었다. 오히려 ‘봄밤’을 보고 ‘밥누나’를 떠올리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그래서 ‘봄밤’이 그저 ‘밥누나2’에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제작진은 시작도 전에 ‘봄밤’에 드리워진 ‘밥누나’의 그림자를 크게 개의치 않아했다. 안판석 감독은 지난 20일 열린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밥누나’와 의 차별성에 대해 “차별점을 주겠다는 생가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판석 감독은 이날 이야기를 만드는 작업에 대한 어려움을 설파하며 “그냥 되는 이야기를 한다는 생각만을 가지고 만들었다”며 차별점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를 만들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리고 뚜껑을 연 ‘봄밤’은 많은 이들의 생각대로 ‘밥누나’와 닮아 있었다. 다르게 말하면 ‘봄밤’에는 시청자를 매료시켰던 안판석 사단만의 분위기와 감성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는 말이다.
이날 방송된 ‘봄밤’은 오래된 연인이 있는 여자 이정인(한지민)과 아이가 있는 남자 유지호(정해인)의 운명적인 만남으로 시작됐다. 이정인은 약국에서 만난 약사 유지호에게 호감을 느꼈고, 엉겁결에 번호까지 받아냈다. 남자친구가 있었지만 유지호에게 가는 관심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러는 사이 중년부부와 같은 무미건조한 관계를 이어가던 남자친구와의 사이에 결혼이라는 단어가 끼어들었다. 오래 사귀었고, 30대가 되었으니 결혼을 해야 한다는 압박이 시작됐다. 권기석의 집안을 보는 아버지는 이정인의 결혼을 압박했다. 그러나 이정인은 떠밀려서 하는 결혼은 하기 싫다는 기색을 내비치며 갈등을 시작했다.
30대 여성이 겪는 흔하디 흔한 고민으로 시작한 첫 회였다. 전작 ‘밥누나’에서도 30대 여성이 일과 사랑 앞에서 겪는 평범한 갈등과 고민들을 다뤘던 안판석 감독과 김은 작가는 이번에도 결혼을 종용당하는 30대 여성 이정인의 삶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긴 해야 될 거 아니냐”는 권기석의 무책임하지만 현실적인 대사들 또한 ‘봄밤’에 현실성을 더했다.
안판석 사단 특유의 매력은 한지민과 정해인의 로맨스에서도 두드러졌다. 오래된 연인과 싱글 대디, 서로를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들이 분명하게 존재하는 상황에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느꼈던 호감을 솔직하게 이야기 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잔잔한 분위기에서 덤덤하게 내뱉는 두 사람의 로맨스는 담백함 그 자체였다. 한지민의 말대로 “조미료 없는 현실”적인 대사들이 설렘을 극대화시켰다. 이와 함께 적재적소에 등장해 극의 분위기를 채워주는 잔잔한 OST가 더해지며 ‘밥누나’의 강점이었던 잔잔하고 차분했던 감성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아울러 ‘밥누나'를 이끌어갔던 서정연, 주민경, 길해연, 오만석 등 배우들이 '봄밤'에서도 현실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첫 회부터 빛을 발했다. 물론 손예진의 엄마가 한지민의 엄마로, 손예진의 아빠가 정해인의 아빠로, 손예진의 직장 동료가 정해인의 직장 동료로 역할을 달리하며 ‘밥누나’ 시청자들에게 약간의 혼란을 선사하기도 했지만 이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였다.
차별점이 필요 없었던 첫 회였다. 안판석 감독 특유의 연출과 OST, 현실적인 감정선과 연기들이 빛을 발했다. 차별점은 굳이 생각하지 않았지만 '봄밤'은 스토리를 통해 스스로 차별점을 갖추기 시작했다. '밥누나'를 떠올리게 하는 수많은 공통점들은 '봄밤'의 멜로를 기대하게 하는 이유가 됐다.
무엇보다 차별화를 우려한 가장 큰 이유였던 정해인과 연상 배우 한지민은 각자의 전작 '밥누나' '눈이 부시게'보다 한층 차분해지고 성숙해진 매력을 빛내며 '어른 멜로'의 시작을 알리며 '밥누나' 속 손예진과 정해인의 케미스트리를 잊게 만들기도 했다.
‘봄밤’은 3.9%, 6.0%라는 시청률로 출발을 알렸다. 경쟁작이 없는 9시로 편성 시간이 변경됐지만 편성 변경의 효과는 아직 미지수였다. 그러나 1회에 비해 2회의 시청률이 2.1%p나 뛰며 뒤늦게 9시 드라마를 인지한 시청자들의 유입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오래된 연인이 있는 여자와 이이를 둔 싱글 대디의 깊고 잔잔한 로맨스가 안판석 사단의 현실적인 감정선, 스토리, 연기와 맞물려 어떤 시너지를 낼지, ‘봄밤’이 MBC 9시 드라마를 무사히 안착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봄밤’은 매주 수,목요일 오후 9시 방송된다.
[안예랑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MBC '봄밤' 포스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