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키키2' 문가영 "'으라차차 와이키키3' 출연? 여러분이 원하신다면…" [인터뷰]
입력 2019. 05.24. 13:43:12
[더셀럽 안예랑 기자] '으라차차 와이키키2' 에서 허술한 매력으로 웃음을 선사했던 문가영. 실제로 본 그는 허술함이 아닌 완벽함이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14년 동안 연기 생활을 하면서 쌓은 내공과 어떤 질문에도 막힘없이 답할 수 있는 확고한 생각을 지니고 있었다. 여기에 3개국어에 능통한 언어 능력과 틈날 때마다 책을 읽는다는 건강한 취미까지. 문가영의 새로운 매력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최근 서울시 강남구에서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2’에 출연한 배우 문가영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으라차차 와이키키2’는 1.5%라는 다소 저조한 시청률로 종영했다. 지난 시즌에 비해 크게 모자란 시청률도 아니지만 지난 시즌 이후 높아진 기대감에는 못 미치는 수치였다. 그래도 출연자들은 아쉬움보다는 만족감이 컸다. 문가영은 “시즌2를 믿고 끝까지 가주셨던 분들게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저희 나름대로도 시즌2를 잘 마치지 않았냐. 유쾌하게 촬영을 잘 마친 것만으로도 성공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문가영은 극 중 차우식(김선호), 이준기(이이경), 국기봉(신현수)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세 남자의 첫사랑으로 분했다. 청순가련한 첫사랑은 아니었다. 때로는 귀엽고, 때로는 털털하고, 때로는 코믹하기까지한 문가영만의 첫사랑을 만들어냈다.

“많은 분들이 상상하시는 첫사랑 이미지에 맞춰야겠다는 생각은 안 했다. 그동안의 첫사랑 이미지와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 초반에는 웨딩드레스 입고 남들이 다 알고 있는 첫사랑이지만 중간에 가면 남녀 없이 다 망가지지 않냐. 말이 첫사랑이지 똑같은 사람이구나 싶었다. 망가지는 부분을 좋게 봐주셨고 사람들이 웃는 걸 보면서 느끼는 희열이 있다는 걸 알았다”



처음으로 도전한 코미디 장르였다. 망가지는 것에는 두려움이 없었다는 문가영은 자신이 주인공으로 나서는 순간이 가장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매 회 한 사람을 중심으로 에피소드가 채워지니 '웃겨야 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막심했다. 문가영은 “음치 장면을 찍을 때 정신적으로 고생스러웠다”고 토로했다.

“한 에피소드가 나에게 돌아오면 제가 책임을 지는 거고 책임지지 못하면 웃음 코드를 망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큰 폐가 될 수도 있고 제가 민망해하면 보시는 분들도 어색하고 불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어느 정도로 잡아야 되나 싶었다. 감독님이랑 상의를 많이 했지만 심적으로 부담이 많이 됐었다. 주변 분들이 농담 삼아서 ‘기대한다’고 하는데 그게 부담감이 커서 직전까지 웃지 못하기도 했다. 많이 좋아해주셔서 즐겁게 촬영을 마쳤다”

오히려 망가지는 것은 즐거운 순간이었다. 문가영은 "전작에서도 막 예쁘고 화려한 작품은 '위대한 유혹자' 밖에 없어서 부담이나 거부감은 없었다"면서 "16부 동안 '와이키키'스러운 장면을 많이 한 것 같아서 즐거웠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망가짐을 불사하는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으라차차 와이키키2'는 시청자에게 많은 웃음을 선사했다. 문가영은 이번 작품을 통해 남을 웃기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코미디가 정말 어려운 장르라는 걸 알았다. 감정, 장르를 통틀어서 남들을 웃겨야 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걸 새삼 느꼈다. 사실 템포가 워낙 빠르다. 다른 보통의 드라마보다 대사도 빠르고 양도 많고. 상대와 주고받는 호흡을 많이 공부했다. 코미디가 과하면 망치는 거더라.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는 걸 또 한 번 배웠다. 이미 상황이 웃긴데 배우들이 조금 더 첨가해서 하려고 하면 망쳐버린다. 그래서 한 장면에서 이 부분만은 살리자 하는 포인트가 있었다. 코미디 하면서 판단력이나 순발력이 굉장히 좋아진 것 같다”

'으라차차 와이키키2'의 웃음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출연자들끼리도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합을 맞췄다. 그 어떤 작품들보다 치밀한 준비가 필요했다. 그러다보니 현장에서 얻어가는 것도 많았다.

“저희가 만들어가는 과정을 겪다보니 현장 분위기를 많이 배웠다. 코미디가 가벼운 거니까 현장도 재미있겠다, 좋게 넘어가겠다고 생각을 하시겠지만 코미디가 오히려 그보다도 치밀한 작전이 필요하고 눈속임이 필요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 타이밍에 이런 표정을 지어야 한다는 치밀한 것들이 있다. 배우들 간의 호흡도 ‘너무 빨리 지나가는 거 아니냐’할 정도로 후루룩 지나간다. 그 와중에도 전달을 잘 해야해서 배우들도 어떤 사명을 가지고 찍는다. 이 신은 어떤 포인트로 잡아야지 이런 것. 포인트 잡는 방법도 많이 배웠다”


문가영은 '으라차차 와이키키2' 현장에서 가장 경력이 긴 배우이기도 했다. 극 중 문가영이 연기한 한수연은 늦은 나이에 꿈을 찾아 도전을 시작했지만 문가영은 10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자신의 진로를 결정했다. 독일에서 태어난 문가영은 10살 때 한국으로 왔고 좋은 기회로 교육지의 광고 모델로 데뷔했다. 이후 자연스럽게 연기에 도전하게 됐다. 문가영은 “어린 나이에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는 게 감사하고 축복 받은 일이다”고 말했다.

“한 번은 중학교 때 키가 갑자기 커서 아역의 침체기라고 불리는 애매한 위치에 서있던 적이 있다. 그때 조금 쉰 적이 있는데 생각보다 연기를 많이 하고 싶어하는구나. 그런 기회들이 흔히 오는 게 아니었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배우를 직업으로 삼아야지' 했다”

김유정, 김소현, 여진구, 서신애, 진지희 등과 함께 아역 배우 시절을 함께 보냈다는 문가영은 아역 배우들이 흔히 겪는 과도기 없이 자연스럽게 성인 연기자의 길로 들어서기도 했다. MBC 드라마 ‘위대한 유혹자’(2018)를 통해 성인 연기자로서도 손색 없는 연기를 보여줬다.

“아역 때 각인된 모습이 없어서인 것 같다. ‘아역을 했었구나’하시지 아역 때의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작품은 10살 때부터 쉬지 않고 했었다. 지쳤던 적도 있고 힘이 들 때도 있었지만 큰 각인이 없었어도 현장에 나오고 했던 게 내공으로 쌓이고 큰 자양분이 될 수 있었다”

‘자명고’(2009) ‘넌 내게 반했어’(2011) ‘왕가네 식구들’(2013) ‘우리 옆집에 엑소가 산다’(2015) ‘질투의 화신’(2016) ‘명불허전’(2017) 등에 출연하며 연기 경험을 쌓아갔다. 문가영의 말처럼 14년 동안 드라마, 영화, 웹드라마 등 2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했다. 오래 연기했지만 여전히 연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다른 꿈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연기가 만족스러워서 ‘이만하면 됐다’는 생각은 안 든다. 하다보면 더 어려워지고, 그러다보니 한 순간도 쉴 시간이 없더라. 그리고 배우들의 가장 큰 장점이 어떤 실패를 하거나 안 좋은 경험을 해도 ‘이게 다 경험이다’라는 합리화를 할 수 있다. 그런 면에 있어서 아직 배우라는 직업이 힘들다는 생각도 안 해봤고 다른 직업을 생각해본 적도 없는 것 같다”


연기 말고 문가영의 관심을 끄는 것은 책이었다. 단테의 ‘신곡’,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등 고전을 특히 좋아했다. 단테의 ‘신곡’ 중 ‘지옥편’은 세 번이나 읽을 정도로 재미있었다고. 문가영은 “문장력이 감탄스러울 때가 많다. 옛날 시대의 문장력이나 표현법이 연기할 때도 좋다. 이렇게도 표현하고, 단어 선택을 할 수 있구나. 이런 식으로 폭넓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책을 좋아하는 이유를 밝혔다.

책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마음에 힘을 주는 구절들이었다. 책을 읽을 때마다 좋아하는 구절을 적어놓는다는 문가영은 촬영을 할 때 핸드폰에 있는 메모장을 켜서 구절들을 다시 읽으며 힘을 얻는다고. ‘으라차차 와이키키2’ 촬영 당시 도움이 된 말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었다.

“책에서 나온 건 아니고 아빠랑 얘기하다가 들은 말이다. 아빠가 다른 분의 얘기를 인용을 해주시면서 말씀해주셨다. ‘와이키키2’를 하는 도중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마음에 여유가 없었는데 그 말을 들으니 의무감과 책임감이 들더라”

힘들었지만 유쾌했던 한 편의 드라마가 막을 내렸다. 언제나 수많은 고민과 걱정을 안고 사는 문가영이지만 드라마가 끝난 지금 이 순간만큼은 ‘으라차차 와이키키’가 그랬듯 고민보다는 행복함이 가득했다.

“1년 마다 다이어리에 올해는 이렇게 살아야지 하는 것 중에 올해의 키워드는 ‘두러움 없는 설렘으로 모든 일을 하자’고 썼다. 많은 고민을 안 하려고 한다. 사실 어떤 노래 가사에 그게 있더라. ‘두려움 없는 설렘’. 설렘이라는 감정에는 두려움이라는 게 항상 붙더라. 그래서 설렘 중에 두려움이 없는 가장 행복한 설렘으로 올해를 마치자 싶어서 단순하게 살려고 노력 중이다. 이제 막 촬영이 끝나서 고민보다는 행복하다”

마지막으로 문가영은 ‘으라차차 와이키키3’에 대한 생각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저도 시즌3에 출연하고 싶다. 조건이 하나 있다면 대중 분들이 원하실 때, 정말 하기를 바라주시고 간절히 원하신다면 할 거다. 이 작품이 대중 분들이 선택해주신 작품이지 않냐, 대중분 들이 원하실 때 참여하고 싶다”

[안예랑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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