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의 황금종려상 수상, 한국 영화 100년의 결실 [종합]
입력 2019. 05.27. 11:08:39
[더셀럽 안예랑 기자] 한국 영화 100년이 빛을 발했다. 봉준호 감독이 국내 영화감독 최초로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한국 영화가 시작된 지 100년 만의 쾌거였고 봉준호 감독이 칸을 밟은 지 13년 만에 이룬 성과였다.

25일(현지시간)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이날 ‘기생충’이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호명되자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는 뜨거운 포옹을 나눈 뒤 무대에 올랐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놀라운 모험이었다. 그 작업을 가능하게 해준 것은 저와 함께 해준 아티스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위대한 배우들이 없었다면 한 장면도 찍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배우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그는 “영화감독을 꿈꾸던 어리숙한 12살 소년이 황금종려상 트로피를 만지게 되다니..”라며 감격을 표하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은 “이 자리에 함께 해준 가장 위대한 배우이자 저의 동반자 송강호의 소감을 듣고 싶다”며 송강호에게 마이크를 넘겼고, 송강호는 “인내심과 슬기로움, 열정을 가르쳐주신 존경하는 대한민국의 모든 배우분들께 이 영광을 바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처음부터 '기생충'이 칸 영화제의 유력한 수상 후보로 점쳐졌던 것은 아니었다. 칸 영화제에 진출한 총 21편의 경쟁작 가운데 5편의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거장들이었으며 지난해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바 있어 2년 연속 아시아 영화에 상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섞인 시선들도 있었다.

그러나 ‘기생충’이 공개된 뒤 반응은 달라졌다. 지난 22일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기생충’이 공식 상영됐고, ‘기생충’에는 극찬이 쏟아졌다. 공식 상영 후 8분이 넘는 기립박수를 받았고 칸 영화제 소식지 스크린 데일리로부터 경쟁부문 출품작 중 최고 점수인 3.5점(4.0 만점)을 얻으며 황금종려상에 다가섰다. 그리고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로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게 됐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칸 영화제의 최고 자리에 오른 2019년은 한국 영화가 탄생한 지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1919년 단성사에서 최초의 한국 영화인 김도산 감독의 ‘의리적 구토’가 개봉했고 한국 영화는 이후 100년간 꾸준한 발전을 이어나갔다.

1984년 이두용 감독의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가 한국 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됐고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은 2000년 한국 영화사상 최초로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이후 2002년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 감독상, 2007년 ‘밀양’ 전도연이 여우주연상,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가 각본상을 받으며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여나갔다.

그리고 본상 수상 소식이 끊긴 지 9년 만에 봉준호 감독이 본상 수상 소식을 전했다. 2006년 영화 ‘괴물’로 감독주간에 초청되며 칸을 처음으로 밟았던 봉준호 감독이 13년 만에 이룬 개인적 업적이기도 했으며 100년이라는 한국 영화 역사에 길이 남을 결실이었다.

외신들 또한 한국 영화 ‘기생충’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에 대한 소식을 앞다투어 쏟아내기도 했다. AP통신은 “‘기생충’이 한국 영화로서는 첫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고 전한 뒤 “여러 장르가 결합한 이 영화는 올해 칸 영화제에서 틀림없이 가장 호평을 받은 영화”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국영언론 프랑스 24는 “봉준호 감독이 받았어야 할 상을 거머쥐었다”며 “‘기생충’은 빈부격차를 다룬 훌륭한 희비극으로 이번 영화제의 마무리를 지었다”고 극찬했다.

봉준호 감독이 수상 소식이 한국에도 전해지자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SNS를 통해 “올해는 한국 영화 100년을 맞는 뜻깊은 해로 오늘 새벽 우리에게 전해진 종려나무 잎사귀는 그동안 우리 영화를 키워온 모든 영화인과 수준 높은 관객으로 영화를 사랑해온 우리 국민들에게 의미 있는 선물이 됐다”며 봉준호 감독의 수상을 축하하기도 했다.

‘기생충’은 빈부격차를 그린 사회충자 영화로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박사장네 고액 과외 선생으로 일하게 되면서 발생하는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빈과 부의 양극화를 통찰력 있는 시선과 유머, 은유와 상징을 통해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는 30일 개봉한다.

[안예랑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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