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인전’ 김성규 “살인범 K, 공허한 분위기+공포감 조성하려 노력” [인터뷰]
입력 2019. 05.27. 18:06:20
[더셀럽 김지영 기자] 배우 김성규가 영화 ‘악인전’에서 가장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적은 대사, 살기가 넘치는 눈빛, 묘하게 드러내는 미소로 연쇄살인범의 새 역사를 썼다.

최근 개봉한 영화 ‘악인전’에서 김성규는 남녀불문 살인을 저지르는 살인범 K 강경호 역을 맡았다. 자신에게 해를 입히는 인물을 대상으로 살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공격하고, 선한 분위기를 자아내다가 돌연 살인을 저질러 충격을 자아낸다.

더불어 경찰의 수사망을 가볍게 따돌리는 것은 물론 체포 후에도 경찰과 검찰을 가지고 노는 듯 애매모호한 진술로 강경호의 악랄함을 표한다. 곳곳에 비웃는 듯 묘한 웃음은 죄의식 따윈 안중에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성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의 첫 시즌 촬영을 끝낸 후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나기 전 ‘악인전’의 출연을 제안 받았다. 평소 김성규의 이미지와 눈빛, 연기력을 눈여겨보고 있었던 이원태 감독은 출국 직전의 김성규에게 시나리오를 건넸다. 김성규는 머리를 비우기 위해 떠나려고 했으나 결국 캐릭터 연구라는 고민을 더 안고 귀국해 영화 출연 의사를 밝혔다.

3주 만에 김성규의 발길을 돌리게 만든 ‘악인전’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조직 보스 장동수(마동석)와 강력계 형사 정태석(김무열)의 공조가 강점이었으며 여기에 K의 행동으로 하여금 느껴지는 긴장감이 시나리오에도 여실히 드러났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도 걱정이 됐다. 셋의 밸런스를 맞춰서 연기를 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 컸다. 감독님하고 얘기를 했던 부분이 K라는 역할은 끝까지 동기나 이유를 정확히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것보다는 캐릭터가 갖고 있는 힘, 날카로운 카리스마로 보여주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 캐릭터의 전사나 어떠한 일을 갖고 있는 게 아니라서 더 고민을 했다.”

극 중 인물의 인생을 표현하는 배우의 입장에선 캐릭터에 완벽히 몰입하려면 서사가 구체적으로 설정돼 있는 게 연기하기 유리하다. 그러나 ‘악인전’의 캐릭터들은 대화와 맥락으로 간략하게나마 이해를 할 수 있을 뿐 상세한 서사는 없다. K는 더욱이 설명돼있는 게 없다.

“K가 과거에 자기감정을 표출할 수 없는 상황, 상태에 놓여 있다가 이를 풀기 위해 교회를 다닌다. 종교에 맹신했다가 안돼서 다른 방법을 찾다가 결국 자기만의 세상을 쌓고 폭력에 대해서 자기 신념을 찾은 게 지금 모습이지 않을까.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폭력성과 다른 인물들이 저지르는 폭력, 스스로 당했던 폭력에 대한 시선이 공허한 인물로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논리적으로 이해를 하기 보다는 공포감이 있었으면 했다.”



눈을 살짝 가린 덥수룩한 헤어스타일, 어두운 톤의 의상, 살인을 저지를 때마다 사용하는 길고 날카로운 칼 등의 특징으로 실제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었던 몇몇의 살인범을 연상케 한다. 그러나 김성규는 “한 명을 특정지은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많은 것을 찾아봤다. 극악무도한 살인범죄를 저지르는 인물들을 보면 건강하지 않은 사진들이 있더라. 여러 인물들에서 가져왔다. 다큐멘터리에서 가져왔던 것은 자기 믿음이나 신념이었다. 논리적으로 대화가 안 된다. ‘악인전’에서도 소통보다는 자기주장을 뻔뻔하게 하는 대사도 있고 관객들이 봤을 때 어이없게 느껴지게 할 수 있도록 고민을 했다.”

극 중 K는 자신의 지문을 남기지 않기 위해 약물로 손바닥의 모든 지문을 제거하고 손톱을 자주 물어뜯으며 성하지 않은 손을 가지고 있다. 김성규는 이를 더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영화 촬영 중에는 실제로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을 만들어 손톱이 반 이상 없어졌었다.

“어렸을 때 손톱을 뜯는 습관이 있었다. K가 의도적으로 지문을 약품으로 지우니까 손도 망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실생활에서까지 손을 망가트리는 게 저의 욕심일 수도 있지만 그런 모습을 통해서 더 몰입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 외엔 특별히 외형적으로 보이는 습관을 만들지는 않았다.”

김성규는 ‘킹덤’에선 뛰어난 전투 실력을 가진 미스터리 인물 영신으로 분해 조선시대 좀비들을 피해 달리고 대적하는 등의 액션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칼을 주로 다루며 ‘킹덤’과는 또 다른 액션을 소화했다.

“영신의 키워드는 처절함이었다. 그래서 현장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액션을 했는데 ‘킹덤’을 보니 그게 담겼더라. 그래서 기분이 좋았다. ‘악인전’에서는 칼을 다루는데 기습적으로 찌른다. 지금의 K의 모습에선 칼을 잘 다룬다고 나오지만 과거의 시작점에서는 시간이 있었지 않겠냐. 연기를 할 때는 ‘범죄도시’에서 배웠던 것과 마동석 선배님이 리드를 잘 해주셨고 캐릭터에 맞게도 짜주셨다.”



영화 ‘범죄도시’에서 장첸(윤계상) 측의 인물로 처음 주목을 받았던 김성규는 ‘악인전’에서도 재차 악한 인물을 맡았다. 많은 작품에서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캐릭터만 맡은 것은 아니지만 얼굴을 점차 알리는 입장에서 동일한 맥락의 캐릭터를 소화하는 것은 오히려 단점이 될 수도 있을 터다. 그러나 김성규는 이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가깝지 않은 친구가 ‘너무 나쁜 역만 하는 거 아니냐’고 말을 하기에 ‘아니다’고 말한 적이 있다.(웃음) 저는 구분을 지으면 악한 역으로 구분이 될 수도 있는데 임팩트 센 역할들이니 각인이 될 수는 있다고 본다. 하지만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악역을 연기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K라는 인물이 보여주는 것 말고도 악역 중에서 다양하고 많은 게 있지 않나. 더 다양한 면을 보여줄 수 있는 역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지만 걱정까지는 하지 않는다.”

범죄액션, 시대극이 첨가된 좀비물에서 두각을 보인 김성규는 앞으로 출연하고 싶은 장르의 범위를 한정짓지 않고 대중이 공감하기 쉬운 작품에 참여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출연하면 어떨까’하는 장르는 있었다. 일상적이고 충분히 공감하기 쉬운 작품에 참여해보고 싶다. 지금은 피해야하고 달려야하는데 평소에 사실 얼마나 달리겠냐.(웃음) 그런 궁금증이다. 어떤 모습으로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스스로 만든 배우의 이상적인 모습 또한 ‘공감할 수 있는 배우’로 세웠다. 김성규는 최근 많은 것을 느끼고 있다며 자신의 생각을 드러냄과 함께 차기작에선 또 다른 모습으로 대중과 만날 것을 기약했다.

“지금까지 경험했던 것을 가지고 예기하고 연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최근에 많이 하고 있다. 이게 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위험해질 것 같다. 좋은 경험과 다양한 경험을 인간으로서, 사람으로서 하고 싶다. 또 다양한 작품들에서 다양한 인물들을 많이 보시는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주)키위미디어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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