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칸 사로잡은 ‘기생충’, 사회에 화두 던지며 韓관객 정조준 [종합]
- 입력 2019. 05.28. 17:56:58
- [더셀럽 김지영 기자] 제 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이 한국 관객을 찾는다. 한국 사회 양극화를 대변하는 두 가족을 통해 인간에 대한 예의까지 이야기하는 ‘기생충’은 국내 극장가도 사로잡을 수 있을까.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봉준호 감독, 송강호, 이선균,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이 참석했다.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
영화의 연출을 맡은 봉준호 감독은 두 가족을 소재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에 대해서 “영화의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강에 괴물이 있고 기차가 눈 쌓인 산을 달리듯이 기묘한 인연으로 얽히는 두 가족의 이야기가 출발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삶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가 가구지 않나. 모든 이들에게도 가구, 가정이 있고 형태가 다를 것이다. 우리 삶에 놓이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에서부터 찍어보고 싶었다”며 “‘설국열차’ 후반작업을 하던 2013년에 구상을 해서 스토리라인을 쓰고 있었다. ‘설국열차’도 부자와 가난한 자의 SF적인 이야기이지만 내 주변의 일상과 가깝고 가장 기본적인 단위로 해서 구상해서 발전시켰다"고 했다.
반지하에서 가족 전원이 백수로 살던 기택네, 이와 다르게 부유한 삶을 살고 있는 박사장 가정의 모습을 통해 부의 양극화를 표한다. 봉준호 감독은 “가난한 자와 부자는 우리 주변에 늘 있지 않나. 굳이 양극화, 사회 경제단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일상에서 부딪히는 이들의 모습을 솔직하고 사실적으로 그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사회, 경제적으로 부자와 가난한 자들을 학술적으로 분서하는 영화는 아니지 않나. 풍부한 희로애락을 인간의 모습으로 투영해서 보여주고자 했다”며 “부자와 가난한자보다는 인간에 대한 예의, 인간에 대한 존엄에 대한 부분들을 건드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의를 어느 정도까지 지키느냐에 따라 공생 혹은 기생으로 갈라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 최우식이 직접 부른 OST가 영화관을 채운다. 봉준호 감독은 “이것 또한 영화의 일부라고 본다. 거기서 꾸역꾸역 살아가는 느낌이 담긴 노래도 그것이 젊은 세대에게 하고 싶은 이 영화의 일부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더불어 극중 핵심 요소로 작용하는 냄새 또는 향기에 대해선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모티브”라며 “아무리 가까운 사이여도 냄새를 말하기는 쉽지 않지 않냐. 이 영화에는 사적이고 내밀한 것까지 카메라가 파고든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이 서로 냄새를 맡을 기회가 없다. 서로 동선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봉준호 감독은 “이 영화에 나오는 가정교사와 그밖의 직종들, 근무상황 같은 것들이 부자와 가난한 자가 가까이서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유일한 상황이다. 영화에서 쓰여 지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할 것 같은 날카롭고 예민한 도구가 냄새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송강호는 ‘기생충’에 “장르영화의 틀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다양한 장르의 혼합, 변주된 느낌이 들었다. 낯설음 같은 것들이 두렵지만 신기하기도 하고 이것을 어떻게 관객들에게 설득력 있게, 현실감을 전달할 것인가의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어 “참신한 영화의 진행 두려움을 상쇄시키고 배우들끼리 정말 가족단위의 앙상블을 통해서 아주 자연스럽게 체득하면서 연기를 했던 것 같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더불어 이선균은 “대본에 설명이 돼 있어서 편하게 연기를 했다. 많이 부자로 나와서 부담이 됐지만 편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제가 좋아하는 감독님, 선배님과 작업하는 첫날 신인배우로 돌아간 것처럼 기분 좋은 떨림을 가지고 했던 것 같다.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꼽았다.
조여정은 “전업주부 캐릭터여서 기태 가족을 대할 때 모든 것을 깨끗하게 지우고 가족들이 하는 이야기에 집중하면 어렵지는 않았던 것 같다”며 “평소에 다른 역할을 하면 생각을 해야 했었는데 그런 부분에서도 즐겁게 촬영을 했다”고 회상했다.
끝으로 송강호는 “영화팬으로서 저희 영화가 관객들이 영화적인, 이렇게 영화가 진행될 수도 있다는 신선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 그 이면에 주관적인 것들과 사회에서 가둬오고 있는 것들을 영화를 통해서 생각할 수 있다. 영화를 느끼고 우리 자신도 되돌아볼 수 있으며 사회를 생각해볼 수 있는 소중한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봉준호 감독은 “칸은 벌써 과거가 됐다. 한국 관객들을 만나게 됐고 소감이 궁금하다”고 기대감을 드러내며 “관객들이 생생하게 영화를 보시기 위해서는 영화의 내용들이 미리 알려지지 않는 것이 좋다”고 스포일러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기생충’은 오는 30일 개봉한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권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