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독불장군 엄동욱’, 지식인의 두뇌·건달의 힘 ‘신마적 탄생기’
- 입력 2019. 06.04. 15:46:06
- [더셀럽 한숙인 기자] 일제 강점기, 주권을 잃은 조선에서 일본인의 강압에 항거했던 애국지사들은 현재까지 회자하며 영웅으로 추앙받는다. 그러나 신분의 귀천이 있었던 조선에서 민초들과 ‘조선인’으로서 아픔을 공유했던 이들은 소위 ‘낭만 건달’이라고 불리는 이들이었다.
영화 ‘독불장군 ; 마적의 탄생’
최영석 감독의 ‘독불장군 엄동욱 ; 마적의 탄생’(이하 ‘독불장군 엄동욱’)은 1992년 영화 ‘장군의 아들3’, 2003년 SBS ‘야인시대’ 이후 더는 미디어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일제 강점기 조선의 거리를 지켰던 건달의 삶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독불장군 엄동욱’은 1909년 평양에서 태어나 보성전문학교(현 고려대학교), 동경대학을 거친 소위 엘리트 계급이었던 엄동욱이 건달이 될 수밖에 없었던 과정을 그린다. 극적 장치가 필요없는 그의 삶은 그 자체만으로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아픔이 배어난다.
이 영화는 종로거리에서 일본인과 대적하던 신마적 이전 엄동욱의 행적을 중심으로 다룬다.
엄동욱은 보성전문학교 재학 시절 일본인에게 맞아 불구가 된 친구를 대신해 주먹으로 갚아준 후 쫓기는 신세가 돼 일본 도쿄로 도피하듯 유학을 떠난다. 도쿄에서 동경대학교에 다니던 그는 일본인 친구의 조언으로 유도를 하게 되지만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선수 명단에서 제외되는 불이익을 받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도 일인자 자리를 뺏긴 일본인에 대항하다 폭력 사건의 주범으로 몰려 한국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이미 주권을 상실한 조국에서 보성전문학교, 동경대학교 이력은 어떤 도움도 되지 못한다. 결국 그는 당시 종로 거리 싸움꾼으로 불리던 해학기를 때려눕히고 신마적으로 건달의 삶을 살게 된다.
당시 건달은 ‘생각하는 지식인’에 반하는 행동하는 ‘시대의 반항아’였다. 모든 건달에게 이런 수식어가 적용될 수는 없지만, 일본인에게만 정당했던 법의 지배체제에서 건달은 거리의 법으로 군림하며 일본인에게서 조선인의 영역을 지켜냈다.
‘독불장군 엄동욱’은 ‘생각하는 지식인’의 이력을 갖고 ‘행동하는 반항아’로 살 수밖에 없었던 엄동욱의 신마적 이전의 삶을 전개함으로써 일제강점기 건달이라는 집단의 사회적 가치를 재조명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영화 ‘독불장군 ; 마적의 탄생’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