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읽기]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포털 권력자들의 모든 것
입력 2019. 06.07. 14:08:39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더셀럽 한숙인 기자]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가 제작발표회에서 정지현 PD의 태도 논란이 불거지며 우려 속에 시작했으나 21세기 빅데이터 시대에 절대 권력으로 군림하고 있는 포털 사이트 생태계를 생생하게 그려 관심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tvN 수목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는 검색어를 로맨스의 소통 매개체로 그리는 뻔한 예상을 뒤집고 검색어로 상징되는 위험천만한 포털 사이트의 여론 조작 실체에 접근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간 다뤄지지 않았던 포털 사이트 기업을 소재로 선택한 신선함과 포털 사이트를 최고 권력자 지위에 올린 빅데이터 데이터베이스의 시작인 ‘검색어’의 자연적인 생성과 소멸, 그리고 인위적인 삭제의 과정을 묘사한 현장감이 시너지를 발휘해 몰입도를 높였다.

전작 ‘진심이 닿다’ ‘그녀의 사생활’ 등 tvN 로맨틱 코미디에 대한 실망감 탓인지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1회 역시 2.4%로 시작했다. 그러나 예상을 뒤엎고 기업 드라마의 생생한 현장을 담아내면서 2회에서는 3.2%로 상승해 0.8%라는 의미 있는 변동 수치를 기록했다.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는 여론을 이끄는 유니콘과 바로, 두 인터넷 포털 사이트와 그 안에 쏟아지는 수많은 검색어가 대중에게 보이는 과정 등 그간 우리가 궁금했던 사안들을 풀어냈다.

유니콘 대표이사 송가경(전혜진)은 대선 TV 토론 과정에서 드러난 한 후보의 불륜 논란을 시댁인 KU그룹 지시로 검색어에서 삭제했다. 이에 배타미(임수정)는 “지금은 대선 기간이다. 그들은 공인이고 TV에서 그들이 이야기한 상황이다. 해명을 하든, 명예훼손 소송을 하든, 그들이 할 일이다. 인권이 문제가 아니라 외압 때문 아니냐”라며 ‘개인의 인권’을 내세운 송가경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대선은 여론 조사와 달리 배타미가 검색어의 흐름을 분석해서 지목한 후보가 당선이 되고 검색어 삭제가 시발점이 돼 유니콘은 그녀의 예상대로 청문회에 서게 됐다. 유니콘은 ‘유니콘’ ‘유니콘 비리’를 검색어 창에서 내리라는 지시와 함께 배타미를 청문회 자리에 세웠다.

배타미는 의도적인 검색어 삭제와 여론 조작을 주장하는 주승태 의원(최진호)의 미성년자 성매매 정황을 제시해 유니콘과 유니콘 관련 키워드를 검색어 창에서 사라지게 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검색어 창에서 유니콘이 사라진 대신 유니콘과 KU그룹 모두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리는 상황이 되고 결국 배타미는 ‘대국민 영웅’이라는 반갑지 않은 수식어와 함께 청춘을 바친 유니콘에서 해고당했다.

이 드라마는 1, 2회에서 포털 사이트가 검색어를 삭제하는 자율규제 검열 기준으로 자사 사이트에 광고가 게재된 기업 혹은 행사와 관련된 경우, 개인의 인권 침해가 우려가 있는 경우, 두 가지를 제시했다. 이와 함께 공정한 듯 보이는 두 기준이 사익에 따라 얼마든지 자의적으로 재해석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뿐 아니라 정보 홍수시대에 정보의 노출 통제 이용 등의 과정에서 ‘정의’를 기대하는 것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판타지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배타미는 주승태 비리를 끄집어내 유니콘을 더욱 궁지로 몬 데 대해 ‘영웅’ 운운하며 비난하는 송가경에게 “청문회를 능멸한 사람은 선배다. 제가 영웅이 되고 싶었으면 송가경 이사가 실시간 검색어 조작했고 이 청문회도 다 짜고 치는 거다 했겠지. 근데 난 그거 안 했다. 회사에선 내가 몸빵 대신해주는 부품일지 몰라도 난 내가 소중하다. 날 지킬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고 그 쇼를 한 건 내가 내 편 들어준 거다. 난 누구 편도 들고 싶지 않았으니까”라며 정의가 아닌 대중의 관심을 끌만한 ‘팩트’만이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편이라는 약육강식의 냉혹한 인터넷 생태계를 각인했다.

이 드라마는 빅데이터로 쌓이는 검색어가 정보화 시대에 필요충분요건으로서 기능하기보다 포털 사이트를 거대 권력자로 군림하게 하는 핵심 인프라로 작용하는 현실을 명확하게 보여줬다. 이뿐 아니라 익명성이 보장되는 검색어가 ‘다중의 힘’보다는 ‘다중의 무력감’으로 쉽게 귀결되고 마는 실상을 들춰냈다.

검색어의 힘을 아는 배타미가 유니콘에게 뒤지는 바로를 6개월에 1위에 올려놓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영입을 수락하면서 긴장감을 이어가고 있다. 방영에 앞서 예고된 ‘착한 방법’으로 불가능한 1위에 바로가 어떻게 등극하게 되는지 그려질 것이 예고돼 궁금증을 높였다.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가 사회적으로 민감한 ‘여론 조작’을 내걸고 시작한 긴장감을 유지할지 아니면 3, 4회를 기점으로 빠르게 뻔 로맨스 급선회해 실망감을 안길지 다음 주 방송이 기대된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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