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 직격톡] “NICE" ‘기생충’ 배우들이 생각하는 봉준호 감독
- 입력 2019. 06.07. 14:52:16
- [더셀럽 김지영 기자] 영화 ‘기생충’이 2019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면서 봉준호 감독은 한국과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인물이 됐다. 전 세계적인 보편타당한 정서로서 계층 차이, 계층 갈등을 현실감 있게 그려낸 이 영화는 봉준호 감독의 세심한 묘사들로 인해 관객들에게 해석의 여지를 남겨 관람 후에도 긴장을 유지하게 한다.
‘봉테일’이라는 별명이 생겼을 정도로 장면장면 마다 허투루 넘길 수 없게 하는 그의 연출력은 함께 작업한 배우들에게도 경탄의 대상이다. 영화 ‘기생충’이 완성되기까지 함께한 배우들은 인터뷰에서 봉준호 감독이 ‘봉테일’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혔다.
◆ 송강호 “두 살 어리지만…”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 봉준호 감독과 첫 작품을 시작한 송강호는 그 이후에 ‘괴물’ ‘설국열차’ 그리고 ‘기생충’까지 총 네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봉준호 감독은 송강호와 20여 년 동안 여러 차례 작업을 하고 자신의 영화의 대표 얼굴로 활약하는 송강호에 ‘페르소나’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송강호는 봉준호 감독에 “어리지만 우러러보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존경심을 표했다.
송강호는 봉준호 감독에 “제 입으로 말하는 것 보다는 봉준호 감독과 저의 지나온 20여년의 역사를 보면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봉준호 감독의 기술적인 면도 존중하지만 그보다 더 존중하는 것은 예술가로서 가진 기본적인 세상에 대한 통찰력과 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후배라고 하긴 그렇지만 저보다 두 살 어린 봉준호 감독을 한참 우러러 보게 만든다. 존경할 수밖에 없는 지점을 갖고 있는 감독”이라고 말했다.
◆ 최우식 "정확한 디테일, 연기 몰입에 도움“
봉준호 감독의 전작 ‘옥자’에서 김군으로 짧고 강하게 활약했던 최우식은 이번 ‘기생충’에선 사건의 시작점과 결말을 도맡고 있는 기우로 분한다. 그는 ‘옥자’에서 함께 작업을 했었으나 시간이 짧았던 반면 이번 ‘기생충’에서는 오랜 시간 함께하면서 자신이 생각하고 있었던 관념을 없앴다고 밝혔다.
최우식은 “디테일이 뚜렷한 감독님이면 연기를 할 때 힘들 줄 알았다. 모든 것에 디테일이 있으니까. 그런데 오히려 반대였다”며 “콘티 대본도 직접 그려서 저희한테 주시는데 그게 정말 디테일하다. 저희가 하는 동작들이나 행동, 미술 소품 등이 되게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걸 꼭 해야 하는 표본 같은 것은 아니다. 저희가 갖고 있는 캐릭터의 아이디어나 서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디테일이 있었던 것 같다”며 “더 빠르게 역할을 만들어가는 것에 있어서 빠른 피드백이 있었다”고 했다.
◆ 박소담 “동네 형 같은 감독”
박소담은 영화 ‘검은사제들’ 이후 자존감이 낮아지고 고민이 많았던 시기에 봉준호 감독에게 러브콜을 받았다. 약 2개월간 기다린 시나리오를 받고 기대하는 마음이 컸지만 부담스러움도 적지 않았다. 거장의 에너지를 표현할 수 있을까하는 것이었다.
박소담은 “감독님은 존재 자체가 거대하지 않나. 내가 저분을 만나도 저 분의 에너지를 다 받아들일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있었다”며 “현장에서 작업을 해보니 편했다. 이선균 선배님도 ‘편한 동네 형 같다’는 표현을 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많은 것을 다 케어하시면서도 스태프도 다 챙기고 배우의 연기도 봐주시고 그런 것을 절대 상대방이 불편하거나 어렵게 말하지도 않고 편하게 말을 해주신다. 배우들의 의견도 많이 들어주면서 감독님의 의견도 확실하게 말을 해준다”며 “연기를 하면서 확신을 가지고 할 수 있어서 ‘역시 봉테일이구나’했다”고 말했다.
◆장혜진 “정확한 디렉션, NICE"
‘살인의 추억’의 오디션 단계에서 봉준호 감독과 인연이 닿았던 장혜진은 이번 작품을 통해 오랜만에 재회했다. 다만 봉준호 감독은 그때의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기생충’에서 호흡을 맞추고 수많은 디렉션을 들은 장혜진은 봉준호 감독에 “디렉션이 정확한 감독”이라고 했다.
그는 “제게 연기를 잘했다고 칭찬해주시는 것은, 제가 정말 잘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감독님의 디렉션이 너무나 정확했기 때문”이라고 공을 돌리며 “거기에 맞춰서 하는 연기가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장혜진은 “정말 감독님이 잘하셔서 그렇다. 정말 나이스(NICE)하셨다"고 존경심을 내비쳤다.
◆ 이선균 “멋 부리는 걸 못하는 감독”
이선균은 극 중 중요한 장면이었던 조여정과의 소파 신을 찍을 때를 언급하며 봉준호 감독의 특성을 말했다. 중요한 신을 찍을 때면 ‘밥을 먹자’고 얘기를 하고 밥 먹으면서 장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
그는 “일단 감독님은 멋 부리는 걸 못하는데 그게 오히려 멋있다”며 “영화에서도 생각지 못한 삑사리가 있지 않나. 그게 너무 고급지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가 거의 다 그런 것 같다”고 했다.
◆ 조여정 “독특·재미·위트 있게 표현되는 봉준호”
조여정은 봉준호 감독과 함께 작업하면서 수많은 ‘봉테일(봉준호+디테일)’의 순간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봉준호 감독의 디테일은 열거하기 힘들 정도”라고 말하며 촬영장의 날들을 곱씹어 나갔다.
조여정은 “어떻게 보면 평범하다. 그런데 다시 생각하면 ‘어떻게 이렇게 독특하면서 재밌게, 위트있게 표현하지’라는 순간들이 여러 번 있었다”고 말했다.
“연교(조여정)가 영어를 하게 되는 대사도 그 짧은 문장을 통해 연교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지 않나. 봉준호 감독의 디테일은 그렇게 표현이 되는 것이다. 매 순간이 그렇다”고 했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더셀럽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