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3년 전 정준영 변호인에 “휴대폰 분실한 것으로… 쉽게 쉽게”
- 입력 2019. 06.13. 12:53:26
- [더셀럽 김지영 기자] 2016년 가수 정준영의 불법촬영 혐의를 수사한 경찰관이 정준영 변호인에게 증거은닉을 유도하고 수사기록 의도적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서울경찰철 지능범죄수사대는 정준영이 2016년 8월 성관계 동영상 불법촬영 혐의로 고소당한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 성동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전 팀장 A 씨를 직무유기 공종정범 및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의 제안에 정준영 휴대폰을 자신의 사무실 금고에 숨긴 혐의(직무유기 등)를 받는 변호사 B씨도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2016년 8월 6일 피해자 ㄴ씨가 정준영을 ‘성관계 도중 신체 일부를 촬영하고 유포한 혐의’로 고소하자 정준영과 소속사 관계자, B씨 등은 B의 사무실에서 대책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회의를 통해 ‘정준영의 휴대전화 압수를 피하기 위해 B의 사무실에 휴대전화를 보관할 것’으로 결정했다.
이후 B는 같은달 17일 사설 포렌식업체에 정준영의 휴대전화 복수를 맡곁다가 돌려받은 다음 날부터 자신의 사무실 금고에 정준영의 휴대전화를 보관했다.
이 휴대전화는 지난 3월 14일 정준영이 ‘승리 카톡방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경찰에 제출할 때까지 B의 사무실에 2년 7개월 동안 보관되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정준영의 휴대폰은 이미 초기화가 돼 복구가 불가능한 상태였으며 경찰은 “변호사 B가 언제 휴대폰을 초기화했는지 특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B에 대한 증거 인멸 혐의는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경찰은 이같은 부실수사가 경위 A의 제안으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A는 2016년 8월 20일 정준영을 조사하면서 변호사 B에게 “포렌식 의뢰했다고 하지 말고 차라리 휴대전화 분실한 것으로 쉽게 쉽게 하면 될 걸”이라고 말했다.
이어 같은 날 A는 정준영이 휴대전화 복원을 맡긴 사설 포렌식업체에 ‘데이터 복원 불가 확인서’를 작성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업체는 이를 거절했다. 그러자 변호사 B는 A에게 “팀장님, 제가 사건 처리 쉽게 해드릴게요”라고 말하며 A에게 저녁 식사를 대접했고, 이후 B는 A경위가 업체로부터 받지 못한 ‘데이터 복구 불가 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해 제출했다. 여기에는 ‘휴대전화가 망실돼 데이터 복원이 불가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으나 경찰은 “당시 휴대전화는 정상적으로 작동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후 A는 “정준영 휴대전화 내 삭제된 자료에 대해 데이터 복구 중이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해 데이터 복구가 확인되면 이를 임의제출 받아 추송(추가로 보낸다)한다”는 내용의 수사보고서를 작송하고 8월 23일 정준영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그러나 A는 이후 검찰에 정준영의 휴대폰을 포렌식한 자료를 추가로 넘기지 않았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A는 당시 다른 사건들 때문에 바빴으며 검찰이 이 사건을 무혐의 처리해 따로 추가로 넘길 필요가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결국 경찰은 정준영의 범죄 동영상을 확보해 영상이 유포됐는지 여부를 수사하지 못하고 17일 만에 사건을 종결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A는 공문서도 허위로 작성했으며 결국 A의 부실한 수사로 불법촬영물 유포 수사는 이뤄지지 않은 채 사건이 종결됐다. 그러나 경찰은 “A 경위 개인의 태만에 의한 직무유기”라고 보고 수사를 마무리했다. 경찰은 “당시 지휘체계였던 계장·과장·서장이 직무유기 등에 공모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더셀럽 DB, SB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