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퍼즐] 한류 세계화의 비밀, 이제는 산업이다.
입력 2019. 06.24. 12:00:01

방탄소년단, tvN ‘미스터 션샤인’

[더셀럽 윤상길 칼럼] 대중예술이 선도한 한류는 이제 한국 경제를 이끄는 산업으로 당당히 자리 잡았다. K팝과 드라마 그리고 영화, 여기에 패션뷰티까지 가세하면서 대기업이 이뤄낸 성과 이상의 효자 산업으로 세계를 제패해나가고 있다. 대중예술이 일궈낸 한류 열풍에 대해 국내의 경제전문 연구기관들은 다투어 한류 성공 가치를 계량화하여 이해를 돕고 있다.

전 세계 한류 팬들의 응원, 한류 스타들의 세계 시장 공략 등 표피적인 화제성에서 이제 논의는 한국 경제 성장의 견인차로서의 역할에 주목한다. 한국미래전략연구소는 지난 2011년 기준으로 한류의 경제 효과를 5조 6,170억 원, 한류의 자산 가치를 94조 7,900억 원이라고 발표했다. 이 자산 가치는 국내 대표기업 삼성전자의 당시 자산 가치인 177조 원의 절반이 넘고, 현대차(51조 원)와 포스코(32조 원)를 합친 것보다 11조 원 이상 높았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현재 한류의 자산 가치를 업계에서는 120조를 넘긴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류 산업 콘텐츠 분류에 이견이 있고, 기관마다의 분석 결과가 다소 상이함을 보이고 있어 정부 또는 공인 기관의 확정 통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발표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산업경제팀의 이슈보고서를 업계는 정밀 분석하고 있다. 총량 발표는 아니지만 분야별 수치를 분석하면 전체 가치를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류 산업 환경 변화 : K팝과 드라마산업’이란 이 보고서는 한류 문화 콘텐츠로 음악 산업과 드라마 산업을 축으로 몇몇 수치를 내놓았다. 이 보고서는 한류 문화콘텐츠 산업 환경이 디지털화, SNS 확대, 새로운 플랫폼 등장에 힘입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세계 음악 산업 규모는 올해 530억 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연평균3~4%씩 꾸준히 성장해 2021년까지 562억 달러 수준에 도달할 전망이다.

분야별로는 디지털화가 진전되면서 실물 음반 시장이 디지털 음원 시장으로 대체되는 가운데, 공연 음악 시장의 비중이 50% 이상 계속 유지될 것으로 예측됐다. 실제 경험과 몰입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문화산업의 특성상 음악 시장에서 공연 상품의 가치는 줄어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특히 클래식과 팝 등이 공존하는 음악 산업에서 공연 분야는 상품 단가가 가장 고가라는 측면 때문에 디지털화 등과 같은 환경 변화 속에서도 시장 규모가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디지털 음원시장이나 공연 분야에서 특히 BTS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BTS의 등장은 K팝 산업에 본원 음악, IP(지식재산권) 기반 사업, 공연 수익이라는 3대 수익모델을 확립하면서 자체 수익 기반이 취약했던 K팝 수익 구조에 다변화를 가져온 것은 사실이다. BTS의 경우 해외 공연을 주요 수익으로 사업화해 음악 시장에서 가장 비중이 큰 공연 분야를 K팝 수익 구조로 자리 잡게 했다. 또한 굿즈(Goods) 구매 등이 수반되는 ‘팬문화’까지 확산시켜 수익 구조 확립에 크게 기여했다.

BTS의 ‘BT21’은 멤버들이 개발에 참여해 이전과는 다른 아이돌 굿즈로 반향을 일으켰다. ‘BT21’을 비롯한 캐릭터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라인프렌즈는 지난 2018년 글로벌 매출액이 1973억원으로 1267억원을 기록한 2017년 대비 1.5배 이상 성장했다. 또한 BTS는 해외 공연을 주요 수익 사업화해 공연수익이 음원수익을 넘어서는 등 음악시장에서 가장 비중이 큰 공연 분야를 K팝 수익 구조로 자리 잡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영향으로 신인급 아이돌그룹에서도 연간 120~130억 원의 매출을 기대하는 것도 가능해 지고 있으며, 시장 규모도 함께 확대되는 추세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아이돌그룹의 국내 공연의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인프라 투자를 요구하는 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KDI(한국개발연구원)는 한 산업정책 보고서에서 “우리의 경우 다수의 K팝 스타를 보유하는 등 공연 콘텐츠는 보유하고 있으나, 이를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인프라 부족으로 대규모 공연을 국내에서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국내 공연시설은 대부분 1천석 내외의 오페라 및 뮤지컬 공연장 등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보다 규모가 큰 대학교 시설 및 운동 경기장 등도 공연에 활용하고 있으나, 전문공연장 부재로 K팝 스타들의 대규모 공연은 대부분 해외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뉴욕의 브로드웨이나 런던의 웨스트엔드의 뮤지컬 공연장처럼 해외 팬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연 전용 대형 아레나 시설 건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드라마 산업도 한류 산업의 한축으로 주목받는다. 최근 들어 드라마 선판매 방식을 통한 제작 방식의 변화에 따른 결과이다. 전통적으로 드라마는 채널 편성이 결정되면 방송사가 제작사에 방영료로 제작비의 70% 정도를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나머지 30% 정도는 간접광고(PPL)나 협찬, OST 등으로 제작사가 조달해야 한다. 따라서 늘 저위험·저수익 구조로 여겨졌다. 해외경제연구소는 이를 해외 선판매 방식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진단하며, 지난해 방영된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그 예로 들었다.

‘아스달연대기’가 등장하기 까지 최고 제작비 드라마로 기록된 ‘미스터 션샤인’의 경우 편당 18억 원씩 24부작, 총 43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기존 드라마 제작비 조달 방식으로 방송사 방영료와 VOD 등에서 조달한 금액은 모두 270억 원, 총제작비의 62% 수준이었다. 제작비 부족분은 넷플릭스에 300억 원을 받고 선판매 수출을 하면서 충당할 수 있었으며, 이 금액까지 포함할 경우 총 매출액은 570억 원으로 제작비를 제하고 총 140억 원의 수익을 거두었다. 이와 같이 수출 선판매를 통해 제작비를 충당할 경우 제작비 조달이 원활해지고 높은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수출 선판매’ 여부가 드라마 제작 구조에 중요 이슈로 대두한 요즘이다.

최근 아시아를 비롯해 북미, 중남미, 유럽 등에서도 한국 드라마에 대한 소개가 늘어나면서 예전보다 고가에 드라마를 수출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드라마 기대수익률이 높아지고 있으며, 투자자들도 드라마에 관심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진단한다.

경제전문 연구기관에서는 “수출 확대로 수익성이 제고되는 K팝과 드라마 산업, 해외 수익 국내화를 위한 인프라 지원·자금 공급의 다양화가 필요하다”라고 충고한다.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의 등장과 발달로 콘텐츠 산업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K팝, 한국 드라마 등 한류 문화콘텐츠의 세계적 위상도 크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셀럽 윤상길 칼럼 news@fashionmk.co.kr/ 사진=방탄소년단 페이스북, tvN ‘미스터 션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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