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상반기 결산⑥] ‘넷플릭스’ 등 영상 플랫폼 다양화→지상파 지각변동
- 입력 2019. 07.05. 15:11:19
- [더셀럽 전예슬 기자] 스마트폰의 보급화로 인해 영상 콘텐츠 시장의 폭이 넓어졌다. 시청자들은 콘텐츠 유통 창구를 지상파 텔레비전에서 온라인 플랫폼인 ‘넷플릭스’와 ‘유튜브’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 속 2019년 지상파는 변화의 자구책을 마련했다.
애플리케이션‧리테일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국내 유료 사용자는 150만 명(2019년 3월 기준)을 넘어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지난해 12월(90만 명) 대비 1.7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초기 한국 진출 당시만 해도 전문가들은 넷플릭스를 찾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해야만 해당 플랫폼을 시청할 수 있었기 때문.
하지만 넷플릭스는 TV에서 방영되는 프로그램을 언제, 어디서든, 어떠한 기기로도 시청할 수 있게끔 OTT(Over The Top) 서비스로 판도를 바꿨다. 또 오직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시리즈’도 인기를 얻는데 큰 역할을 했다.
지난 2017년 개봉한 영화 ‘옥자’(감독 봉준호)를 비롯, 한국에 공격적인 투자를 시작한 넷플릭스는 김은희 작가의 ‘킹덤’을 지난 1월 한국에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가 향한 조선의 끝에서 굶주림 끝에 괴물이 되어버린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며 시작된다는 한국형 좀비물 ‘킹덤’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 기세를 이어 아이유가 주연을 맡은 프로젝트 ‘페르소나’도 많은 관심 속 론칭됐다.
최근 몇 년 사이 빠른 속도로 성장한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이 ‘웰메이드 드라마’로 흥행 연타를 날리면서 업계를 선도했다. 여기에 OTT 서비스로 시청의 다각화를 주도하자 지상파는 ‘편성 변경’이라는 특단의 조치에 나섰다.
가장 먼저 변화의 칼을 뺀 곳은 MBC다. 1980년 드라마 ‘백년손님’, 1987년 미리시리즈 ‘불새’를 통해 평일 밤 10시 미니시리즈라는 공식을 만든 MBC는 노동 시간 단축과 변화하는 시청자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드라마를 모두 1시간 앞당긴 오후 9시로 고정했다.
앞서 드라마 시장은 월화 오후 10시대 5개, 수목 오후 10시대 4개 프로그램이 혈투를 벌이며 일부 작품만 제작비를 회수할 수 있는 환경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채널의 평일 밤 편성을 살펴보면 오후 9시 교양, 오후 10시 드라마, 오후 11시 예능프로그램 형태로 고정됐던 바. 채널에 관계없이 같은 장르가 같은 시간대에 편성됨에 따라 시청자는 선택권을 제약받고 드라마를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가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는 실정이었다.
MBC 드라마의 오후 9시 편성은 치킨게임 양상으로 변해가는 드라마 시장의 정상화를 위한 조치라는 의미와 함께 시청자 선택권을 확대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최승호 사장은 “드라마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제대로 된 대작을 만들겠다. 이를 위해 내부 기획 역량 강화는 물론 외주제작사와 폭넓게 협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는 경쟁력 있는 드라마 라인업 구축과 함께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는 드라마 제작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SBS도 오랜 관행을 깼다. SBS는 ‘초면에 사랑합니다’ 종영 이후 월화드라마를 한시적으로 폐지하고 새로운 예능프로그램을 방송한다. 앞서 예능 장르가 주로 편성됐던 금, 토요일 오후 10시대에 ‘열혈사제’를 편성, 차별화를 꾀해 성공을 거둔 SBS는 또 다른 장르 차별화 편성전략을 시도하는 것.
첫 타자는 이서진, 이승기, 박나래가 출연을 확정한 ‘리틀 포레스트’다. SBS 관계자는 “선진 방송 시장인 미국에서도 여름 시즌엔 새로운 드라마를 론칭하기 보다 다양한 장르를 편성하는 추세다. 월, 화요일에 새로운 편성을 시도해 다양한 시청자들의 니즈를 만나볼 것이며 여름 시즌 이후에는 다시 경쟁력 있는 월화극으로 시청자들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KBS는 아직까지 변화의 움직임이 없다. 황용호 편성본부장은 “KBS는 서비스의 질, 방향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라며 “저희는 기조를 유지하는 방향이다. 타사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시청자 선택의 폭을 넓히는 좋은 방향이고 저희는 시청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예의주시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시대에 발맞춰 나아가고, 시청자들의 시청권을 확대하고자 하는 지상파의 새로운 시도는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MBC, SBS,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