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믹+로맨스+여운 담기만한 ‘기방도령’ [씨네리뷰]
- 입력 2019. 07.11. 18:34:56
- [더셀럽 김지영 기자] 영화 ‘기방도령’이 야심차게 종합선물세트를 준비하려했지만 결국 임팩트가 남지 못한 전개와 결말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최근 개봉한 영화 ‘기방도령’은 기방 연풍각에서 자란 꽃도령 허색(준호)이 재정난에 부딪힌 연풍각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조선 최초로 기생을 자처한 이야기. 허색은 기방을 찾는 것이 남성뿐만 아니라 정절을 강조하는 여성도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본격적으로 여성 고객을 목표로 영업을 시작한다.
허색은 우연히 만나게 된 육갑(최귀화)과 함께 홍보에 열을 올리던 중 두 차례 만나게 된 해원(정소민)에게 마음을 뺏기게 된다. 좀처럼 틈을 보이지 않는 해원에게 다가가려 노력하지만 해원에겐 어렸을 적부터 친한 오빠 유상(공명)으로 인해 좀처럼 쉽지 않다.
‘기방도령’의 연출과 각본을 맡은 남대중 감독은 전작 ‘위대한 소원’에서도 코미디를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작품에서도 코미디와 로맨스, 메시지, 여운을 적절히 배합했으나 이는 적당한 배율이 아니었던 듯하다. 특히나 루게릭병에 걸려 임종을 앞둔 남자 주인공의 마지막 소원인 ‘여성과 성관계를 해보는 것’이라는 소재(위대한 소원)로 극장가를 노렸다 참패를 당한 남대중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조선시대 여성에게만 강요한 정절을 유쾌하게 비꼬려고 했으나 이마저도 구미를 당기지 못한다. 극 중 열녀문이 불타는 것만 통쾌함을 선사할 뿐 이 외엔 아무런 감동도 재미도 채우지 않는다.
‘말맛’으로 웃기는 캐릭터들의 대사는 정점을 찍으려다 미치지 못하고 식어버린다. 극 중 몸과 마음을 다 바친 최귀화도 노력을 엿볼 수 있으나 최근 ‘극한직업’ ‘걸캅스’ 등으로 코미디의 수준이 높아져버린 관객에겐 한참 모자랄 뿐이다.
더군다나 허색과 해원의 러브라인은 이야기가 다 풀리지 않은 시점에서 끝나는 느낌이 역력하다. 해원이 허색에게 마음을 여는 과정이 보는 이들에게 와 닿지 않으며 허색의 노력은 애절함과 코믹의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한다. 가장 관전인 부분은 허색이 ‘태을미’ 시조를 읊는 장면. 원더걸스의 히트곡 ‘텔미’를 시조로 번역해 해원을 떠올리며 부르는 노래는 관객을 웃음 짓게 하려고 노력했지만 폭소는커녕 오글거림과 헛웃음을 불러일으킨다.
그럼에도 이준호의 열연은 이목을 끈다. 느끼함과 재치의 중간선을 지키며 유쾌함을 선사한다. 드라마 ‘기억’ ‘그냥 사랑하는 사이’ ‘자백’ 등에서 진지한 면모를 보여 왔던 그에게 이번 ‘기방도령’은 의외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신선한 영화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조선시대의 풍경과 미를 담은 연출도 관전 포인트다. 극의 주 무대인 연풍각, 계절의 아름다움을 담은 넓은 들판,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한복은 또 하나의 볼거리다.
‘기방도령’은 전국 극장가에서 만날 수 있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영화 '기방도령' 포스터,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