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훈민정음 상주본 소장자 배익기 “잘 있다고도 말 못해… 1천억 주면”
- 입력 2019. 07.16. 10:23:27
- [더셀럽 김지영 기자] 2008년 처음 세상에 공개된 뒤 소유권 논란이 이어졌던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의 소유권이 국가에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에 소송을 제기한 상주본의 현 소장자 배익기 씨가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 15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는 배익기 씨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배익기 씨는 ‘상주본이 잘 있냐’는 손석희 앵커의 물음에 “지금 민감한 사안이 돼서 뭐라고 말하기 어려운 사정”이라고 했다.
이에 당황함을 표한 손석희 앵커가 거듭 ‘잘 있냐는 대답도 말하기 어렵냐’고 묻자 배익기 씨는 “원래 내가 국보 지정받기 위해 공개했던 것인데 이런 무고를 입어 12년을 끌고 오게 됐다”며 “오늘 이런 판결이 보도되니까 뭐라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번복했다.
재차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훈민정음 상주본의 존재를 확인시켜주지 않는 배익기 씨의 대답에 손석희 앵커가 “아무것도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면 인터뷰에 응한 이유가 뭐냐”고 질문하자 배익기 씨는 “일방적으로 보도자료가 나갔는데 상대가 관이기 때문에 내 입장을 전국이 알지 못했다”고 억울해했다.
이어 배씨는 “2015년 불이 나고 그러니 서로 파국이 일어나겠다 싶어 양보안을 내서 문화재청이 최소한 1조 이상 간다고 하니 주운 돈도 5분의 1까지는 주는데 나는 10분의 1만큼이라도 주면 더 따지지 않고 타결을 쌍방이 적당한 선에서 끝내도록 하겠다는 안을 제시했다”며 “1조의 10분의 1정도 되면 한 1천억 원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가 소유가 아니라는 소송을 다시 낼 것임을 고려하고 있다며 “관을 상대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고려가 있다. 문화재청에서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라고 말했다.
한편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은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만든 원리와 사용법을 설명한 것으로 국보 70호로 지정된 훈민정음 해례본 간송본과 같은 책이다.
지난 2008년 배익기 씨는 7월 “집수리를 위해 짐을 정리하던 중 발견했다”며 훈민정음 상주본의 존재를 세상에 밝혔다. 그러나 같은 지역에서 골동품 판매업을 하던 조모씨가 “배익기 씨가 고서 2박스를 30만원에 구입하면서 상주본을 몰래 가져갔다”고 주장하며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2011년 조모씨에게 소유권이 있다고 확정 판결했다.
조씨는 이듬해 문화재청에 상주본을 기부하겠다고 밝힌 뒤 세상을 떠났다. 이에 상주본의 소유권은 국가로 넘어갔으나 배익기 씨가 상주본을 훔친 혐의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엇갈렸다. 배익기 씨는 민사 판결을 근거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으나 2014년 대법원은 배익기 씨가 상주본을 훔쳤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며 판결을 뒤엎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배익기 씨는 형사재판에서 무죄가 확정돼 상주본의 소유권은 자신에게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15일 대법원이 “절도 혐의가 무죄라고 하더라도 소유권이 배익기 씨에게 있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는 고등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이면서 문화재청은 배익기 씨에게 회수공문을 보내 오는 17일 배익기 씨를 직접 만나 설득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3회 정도 회수 공문을 보낸 뒤에도 배익기 씨가 거부하면 법원에 강제집행을 요청해 압수수색을 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