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죄’ 문신구 감독 ‘역공의 신화’, 일본영화제 이어 춘사영화제 특별상 수상
입력 2019. 07.19. 19:53:12

문신구 감독

[더셀럽 한숙인 기자] 영화 ‘원죄’가 지난 2018년 4월 19일 개봉 후 228명이라는 초라한 관객 수로 저예산 영화의 설움을 톡톡히 실감했다. 이처럼 대중성과는 거리가 먼 종교적 메시지를 담은 저예산 영화가 개봉 1년이 지나 ‘역공의 신화’를 이뤄냈다.

문신구 감독의 영화 ‘원죄’는 국내에서는 평단의 평가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쓸쓸하게 퇴장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국내와는 상반된 호평이 이어지며 저예산 영화의 설움을 씻었다.

‘원죄’는 지난 3월 일본 홋카이도 유바리 시에서 열린 ‘제29회 유바리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데 이어 지난 28일 시즈오카 현 아타미 시에서 열린 ‘제2회 아타미 국제 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되며 국내 개봉 1년여 만에 타국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원죄’의 질주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일본에서 이어지는 성과에 국내 영화계가 뒤늦게나마 ‘원죄’의 작품성 되짚기에 나서면서 지난 18일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된 ‘제24회 춘사영화제’가 아시안 어워즈 특별 작품상을 ‘원죄’에게 안겼다.

수상자로 무대에 오른 문신구 감독은 저예산 영화 감독으로서 착잡한 심경을 수상 소감으로 전했다.

문신구 감독은 “데뷔 이후 30년 넘게 단 한 번도 주류에 있거나, 주류를 이야기 한 적이 없다. 비주류로 늘 아웃사이더에서, 아웃사이더를 이야기 해왔고 그러다 보니 모든 여건이 열악하고 힘든 가운데 작품을 하게 됐다. 이런 환경에서 작품을 하다 보니 작품을 하다 쫓겨나기도 하고, 도망 다니기도 하고, 심지어는 법정에 서서 죄인의 올무를 쓰기도 했다. 그래서 지금 이 자리에 선 감회가 새롭다”라며 비주류 감독으로서 소회를 밝혔다.

이어 “지금 이 앞에 ‘기생충’이라는 천만 영화를 만든 사람들 앞에 놓고 가장 열악한 제 영화를 이야기하기 그렇지만 앞으로도 주류를 위해서 나가거나, 주류를 위해서 일할 생각이 없다. 지금까지 해왔듯이 비록 열악한 환경이지만 비싼 배우를 못 쓰더라도 밥값을 줄여가며 해오던 일을 계속 해나가겠다”라며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듯이 미래도 같은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마지막으로 “이런 저예산 영화가 한국 영화계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그런 환경이 하루 빨리 조성이 됐으면 한다”라는 말로 한국에서 다양한 영화가 받아들여질 수 있는 토양이 조성되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원죄’가 올해 처음 신설된 부문인 글로벌 경쟁력을 주된 평가 기준으로 삼는 ‘아시안 어워즈 특별 작품상’의 수상작으로 결정됐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윤상길 칼럼니스트는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이겠지만, 대중예술계에서 ‘경제적 불편함’ 없이 산다는 것은 그리 녹록치 않은 일이다. 특히 앞에 ‘무명’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면, 여기에 ‘오랜 시간 한 우물만 팠는데도 불구하고…’ 라는 서운함이 가득한 수식어가 하나 더 붙는다면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고 열정이 활화산 같다 할지라도 어느 순간 ‘내가 이 일을 계속해야만 하는가?’란 한계 상황을 느끼고, 그 세계에서의 탈출, 도피 같은 선택을 생각하게 된다”라며 문신구 감독이 언급한 비주류의 삶의 척박함을 더욱 신랄하게 말했다.

이어 “무릇 한계란 자신의 마음속에 스스로 그어놓은 선일 뿐, 처음부터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아무리 어려운 한계상황에서도 해내겠다고 기를 쓰는 사람에게 세상은 그 거대한 몸을 기울여 그 사람이 외치는 소망을 듣고 그것을 들어주려고 힘쓰게 된다고 믿는다. 어제 참석한 제24회 춘사영화제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원죄’ 수상이 갖는 의미를 언급했다.

문신구 감독은 영화 ‘원죄’를 마음 속 깊이 묻어두고 새로운 영화 ‘불꽃’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9월 크랭크인 되는 ‘불꽃’에 온통 신경을 쏟고 있는 문신구 감독은 저예산 영화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다른 시각을 지닌 작품, 그 자체로 봐주기를 희망한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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