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 읽기]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장기용 ‘야한 셔츠’, 불편한 미러링의 필연
- 입력 2019. 07.26. 17:30:50
- [더셀럽 한숙인 기자] ‘검색어를 입력하세요WWW’는 페미니즘을 상업적으로 풀어내 여성들에게 ‘통쾌하다’는 반응을 끌어냈다. 처음부터 줄곧 사회적 강자로서 여성을 내세우는데 주저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치명적 매력을 자신하는 연하남의 배치는 호평과 혹평을 동시에 받으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장기용
배타미가 갑자기 사무실로 찾아온 박모건의 몸을 훑는 장면은 페미니즘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부각하는 ‘불편한 미러링’이라는 논쟁을 끌어냈다.
배타미는 화이트 오픈칼라셔츠의 넉넉한 사이즈와 깊게 파인 네크라인으로 인해 다 드러난 가슴에서 눈을 때지 못했다. 이뿐 아니라 셔츠의 하늘하늘한 소재로 인해 움직일 때 마다 드러나는 몸선 구석구석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탐색했다.
이뿐 아니라 1초의 포옹을 위해 급하게 뛰어온 장면에서 박모건은 노칼라 스트라이프 셔츠를 윗단추 2, 3개를 잠그지 않고 입어 다시 한 번 배타미의 시선을 자극했다.
‘셔츠 효과’로 불려도 될법한 이 장면들은 남자가 여자의 노출 패션을 보고 성적 자극을 받는 상황을 떠올리게 해 통쾌하다는 평을 끌어냈다. 반면 여성이 중심된 오피스 드라마의 본질을 흐리게 한 불필요한 장면이라는 시각이 제기됐다.
두 장면에서 만큼은 철저하게 성적 대상물로 그려졌던 장기용은 ‘야한 셔츠’에 대해 극 중 박모건 모습 그대로 부담스러워하지도 민망해하지도 않았다.
장기용은 종영 일문일답에서 “부담스럽지 않았고 오히려 단추를 더 풀고 싶었다”라며 모델 출신다운 발언을 했다. 그는 “이왕 하는 김에 타미를 아주 제대로 유혹해버리려고(하하). 그 셔츠를 입고 잠깐이라도 타미를 보고 가려는 모건의 유혹 방식이 너무 귀엽다고 생각했다”라며 박모건다운 답변을 했다.
이 같은 답변은 극 중에서 자신의 몸 곳곳을 탐색하는 배타미의 시선보다 더 노골적인 박모건의 대사와도 일맥상통한다.
박모건은 “팀장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머릿속에서 저 그만 벗기세요”라며 배타미과 시선을 마주치지 않았음에도 자신의 몸이 성적 대상물이 될 만큼 치명적임을 자신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왜 그럼 안 돼”라고 반문하는 배타미에게 “그럼 나도 해요”라며 자신에게 성적 주도권이 있음을 각인했다.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의 통쾌함은 여전히 미디어가 여성을 남성 중심권력사회의 하부구조로 그리고 있음을 반증한다.
그런 의미에서 불편했지만 성적 대상물로 그려진 박모건이라는 인물의 배치와 ‘야한 셔츠’를 입게 한 작가와 연출가의 선택은 페미니즘을 상업적으로 표현함에 있어서 꼭 필요한 통과의례였다는 점을 부정하기 어렵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