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첫방]정경호 하드캐리…악마 박성웅의 묵직함
- 입력 2019. 08.01. 10:40:41
- [더셀럽 박수정 기자]괴테의 고전 명작 '파우스트'를 모티브로 한 tvN 새 수목드라마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극본 노혜영 고내리, 연출 민진기)가 지난 7월 31일 첫 방송됐다. 영혼 담보 코믹 판타지라는 신선한 소재와 눈을 뗄 수 없는 빠른 전개로 첫 방송부터 높은 몰입도를 선보이며 강렬하게 몰아쳤다.
1회에서는 무명가수 서동철(정경호)이 어떻게 잘 나가는 스타 작곡가 하립(정경호)으로 10년을 살 수 있었는 지에 대한 이야기로 포문을 열었다.
하립은 대중가요, 영화, 동요 등 장르를 불문하고 온갖 히트곡을 제조하는 천재 작곡가로, 부와 명예를 모두 가진 작곡가다. 다만 인성은 그닥 좋지 않다. 까칠하고 허세끼가 다분하다. 그에게는 '비밀'이 하나있었다. 10년 동안 단 한번의 슬럼프 없이 하립이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건 10년 전 악마와의 계약 때문이었다.
사실 하립의 정체는 '간과 쓸개'의 멤버이자 포크 가수 서동철이었다. 실제 나이 56세로, 마땅히 이룬 것 없이 오직 음악을 향한 열정 하나로 삶을 이어온 인물이다. 그에겐 돈도 명예도 없었고, 늙은 몸뚱이와 음악을 하고 싶은 욕망 밖에 없었다.
그런 그에게 인생 최대의 기회가 찾아왔다. 하지만 위험 부담이 큰 계약이었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면 10년 동안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다는 것. 그에게 그런 제안을 한 이는 송현모 회장이었다. 처음 서동철은 그런 계약이 있다는 사실을 믿지 않았지만 끝내 계약을 하기로 결심했다. 세 가지를 얻을 수 있다는 말에 서동철은 돈, 성공, 젊음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송회장의 말대로 서동철은 10년 동안 당대 최고의 작곡가로 부러울 것 없는 풍요로운 삶을 살았다. 그리고 계약 만료일이 다가오고 있었다. 5일 밖에 시간이 남지 않자 하립은 진짜 악마에게 영혼이 뺏길까 두려움에 떨었다. 하립은 그동안 10년 후를 대비해 악마와 싸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하립은 처음 계약을 제안했던 송회장을 찾아갔다. 하지만 송회장은 "끝이 봐야 끝이 난다"는 말을 남긴 채 하립 앞에서 자살했다. 알고보니 송회장은 진짜 악마가 아닌 악마의 대리인이었다. 그 역시 하립과 마찬가지로 악마에게 영혼을 판 이들 중 하나였다.
악마는 악마적 연기로 유명한 톱스타 배우 모태강(박성웅)이었다. 진짜 악마라기보다는 악마가 실제로 빙의된 상태. 모태강의 몸을 잠시 빌린 '류'가 바로 악마의 본 정체다. 모태강은 송회장이 죽은 후 계약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하립을 찾아가 납입고지서를 보여주며 그에게 3일 밖에 시간이 남지 않았음을 상기시켜줬다. 진짜 악마 모태강의 등장에 하립은 살기 위해서 부적을 붙이는 등 각종 악마 퇴치 방법을 동원했지만 아무 소용없었다. 모태강은 매너 있는 말투로 하립을 압박했다.
하립과 무명 싱어송라이터 김이경(이설)의 첫 만남도 그려졌다. 두 사람은 처음 대리운전기사와 손님으로 만났다. 하립은 '간과 쓸개' 노래를 좋아하는 대리 운전 기사 김이경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자기 노래가 차에서 흘러나오자 하립은 심취해 기타와 피아노 연주를 제스처를 온 몸으로 표현했다. 그 과정에서 오해가 생겼고, 김이경은 하립의 행동을 오해해 폭행을 행사했다. 첫 만남 이후 두 사람의 악연은 계속됐다. 라이브 카페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표절 이슈로 엮였다. 김이경이 하립이 작곡한 곡을 그대로 부르고 있었던 것. 김이경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인터넷상에서는 김이경보다 하립이 표절했다는 반응이 더 많았다.
이후 김이경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립의 집에 찾아가기로 했다. 그런데 김이경이 하립 집 앞에 도착했을 때 하립은 누군가에게 머리를 세게 맞고 피를 흘리고 있었다. 하립은 온 힘을 다해 김이경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응급실로 실려갔지만 하립은 과다 출혈로 사망했다. 하립의 사망으로 충격적인 엔딩으로 1회가 마무리됐다. 2회 예고에서는 사망한 줄 알았던 하립이 다시 과거의 서동철로 돌아간 모습과 서동철을 향해 모태강이 멱살을 잡고 분노를 폭발하는 모습이 예고돼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극했다.
악마와 악마에게 영혼을 판 작곡가로 다시 만난 정경호와 박성웅은 믿고 보는 OCN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 콤비의 케미를 다시 한번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노인과 청년으로 1인 2역을 맡은 정경호는 물오른 연기로 하드캐리했다. 박성웅은 악마가 빙의된 톱스타로 분해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극의 긴장감을 쥐락펴락했다. 여기에 적재적소의 웃음 포인트들이 가미돼 두 사람의 트레이드마크인 코믹 연기까지 잘 버물러져 코믹 판타지의 재미를 극대화했다. 하립과 심상치 않은 인연을 맺는 김이경으로 분한 이설도 무리 없이 제 몫을 해내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했다.
첫방 성적도 흥행을 예고했다.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1회 시청률은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에서 가구 평균 3.1%, 최고 3.7%(닐슨코리아 제공, 유료플랫폼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전작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의 최종회(4.2%)보다는 다소 낮았지만, 1회(2.4%)보다 높은 수치로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지상파 수목드라마들이 기대이하의 성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가 수목극 대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tvN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