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읽기] ‘웰컴2라이프’ 정지훈 ‘정장의 함정’, 어깨 깡패의 천적
입력 2019. 08.06. 17:04:23

MBC ‘웰컴2라이프’ 정지훈

[더셀럽 한숙인 기자] 크리스찬 디올의 슈트를 입기 위해 굶는 것이 다반사였다는 2000년대 초반 톱모델들, 무대에서 상의 탈의를 하며 근육질의 남성성을 과시했던 아이돌들, 누가 배우에 더 적합한 몸일지 명확하게 결론을 내기 어렵다.

최근 드라마에서 인기를 끄는 30대 배우들 다수가 둘 중 하나에 속한다. 모델은 디자이너의 의도에 충실하기 위해 몸을 말리다 배우로 전향하면서 아이돌처럼 근육을 키우고 아이돌은 무대에서 정형화된 몸과 표정을 교정하기 위해 애를 먹는다.

모델은 깡마르기만 해야 하는 것이 아닌 균형 잡힌 몸선이 요구돼 근육을 키워도 균형미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그러나 근육질의 아이돌이 거친 듯 섹시한 남성성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최근처럼 극 중에서 기업 정치 법 등 묵직한 소재가 등장하는 드라마에서 근육질의 거칠고 투박한 남성성은 날렵한 슈트와는 상극인 몸으로 인해 극의 몰입도를 떨어뜨린다.

정지훈은 세기말이 지난 21세기에 접어든 2000년대 초반 가요계를 평정한 대표 섹시 카리스마 아이돌이었다. 20대를 건강하고 섹시한 이미지로 보낸 정지훈은 다행이도 상대를 무장해제할 듯한 순수한 눈웃음의 외모로 다양한 배역을 맡아왔다.

그러나 그 역시 딱딱한 역할을 수행하는데 요구되는 필요충분요건인 날카롭고 지적인 이미지를 표현하는데 근육질 몸이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될 수 있음을 지난 5일 MBC ‘웰컴2라이프’ 제작발표회에서 보여줬다.

지난 5일 MBC ‘웰컴2라이프’ 제작발표회에서 정지훈은 보는 이들의 시야까지 청정하게 물들일 법한 쿨한 세룰리안 블루 컬러의 슈트를 입고 무대에 올랐다. 세미 와이드 팬츠와 가벼운 언컨스트럭티드 재킷의 세트 업에 화이트 티셔츠와 운동화로 마무리 한 나무랄 데 없는 조합이었지만 어깨와 진동을 가로지르는 주름이 슈트핏에 오점을 남겼다.

이뿐 아니다. 개인 포스터 컷에서도 같은 오점이 발견됐다. 신중하게 신경 썼음에도 넓은 어깨의 공격을 미처 방어하지 못해 제작발표회 때와 같은 위치에 주름이 생겼다.

그러나 막상 극 중에서는 이런 단점을 완벽하게 보완해 날렵한 슈트핏을 보여줬다.

지난 5일 MBC ‘웰컴2라이프’에서 법정에서 성폭행 피의자를 두둔하는 변호를 하는 장면에서 변호사 이재성을 시각화하는데 성공했다. 탄탄한 어깨선으로 시선을 쏠리게 하는 피크드 라펠의 핀 스트라이프 그레이 투버튼 재킷의 쓰리피스 슈트가 악덕 변호사 이재성의 이미지를 그럴듯하게 살렸다.

남성복 정장 브랜드에서 전문 모델이 아닌 톱스타 급 연예인과 광고 혹은 카탈로그 촬영을 진행할 때 가장 애를 먹는 경우가 어깨가 두껍고 넓고, 허벅지가 두꺼운 체형이다. 이런 체형은 제아무리 모델 조건의 키라고 해도 작지만 균형 잡힌 몸을 가진 이들보다 슈트핏을 제대로 살리기 어렵다.

그렇다고 정지훈 같은 근육질 남자들만이 정장의 함정에 빠지는 것은 아니다. 대체로 정장은 남성들에게 사회인으로서 집 밖을 나올 때 갑옷과 같은 역할을 한다. 더욱이 배우들처럼 극 중 자신이 아닌 극 중 캐릭터로 몇 달을 살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갑옷으로서 정장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이런 이유로 남자들의 경우 정장을 입어야하는 상황이 많은 역할을 맡을 때는 맞춤 정장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정장은 배우들에게는 캐릭터에 몰입하기 전 극복해야 할 극복해서 체화해야 할 1차 관문이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MBC ‘웰컴2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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