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신스틸러] ‘60일, 지정생존자’ 지진희 ‘양복 바짓단’, 킹메이커 허준호의 ‘보수 공사’
입력 2019. 08.21. 12:25:00

tvN ‘60일, 지정생존자’

[더셀럽 한숙인 기자] 정치인들 중 잘난 외모는 있어도 패셔너블한 사람은 없다. 마치 공식처럼 돼있는 듯한 이러한 인식이 개개인의 패션 취향이 아닌 정치판의 생존 논리에 따른 환경적 이유에 근거함을 ‘60일, 지정생존자’가 입증했다.

종영을 한 회 차 남긴 19일 방영된 tvN 월화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 15회에서 한주승(허준호)은 자신과 양진만(김갑수)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던 정치판의 치졸함을 경멸했으나 다시 한 번 박무진(지진희)에게 자신에게 남은 실낱같은 희망을 걸었다.

진보 노선을 지향하는 민주정의당 킹메이커인 한주승이 박무진 대선 캠프 합류를 결심한 후 박무진에게 처음 건넨 조언이 의상 지적이었다.

한주승은 “내 눈에 승산이 있는 후보라는 판단이 들 때 그 때 캠프에 합류하라고 했습니까? 이제는 다를 거다, 당신은 다를 거다 순진한 기대를 품고 살기에는 난 꽤 오래 살았고 난 정치판에 너무 오래있었어요. 여기는 결국에는 모두가 괴물이 되고서야 끝이 나는 아수라의 세계입니다. 그래도 대선에 나가고 계속 정치를 할 생각입니까?”라며 진보든 보수든 정치판에 뛰어드는 순간 결국 비슷한 결말을 향해 갈 수밖에 없음을 경고했다.

이처럼 냉혹한 말에도 박무진이 “제가 괴물이 되지 않도록 이 자리에서 끝까지 시민의 얼굴로 정치를 할 수 있도록”이라며 자신에게 도움을 청하자 두 손을 앞으로 모으고 대통령 후보에 대한 예의를 갖추며 킹메이커로서 결심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이어 한주승은 “선거 운동이 시작되면 그 넥타이 색은 좀 어떻게 해야겠습니다. 바지 길이도 좀 보수 공수가 필요하고요. 선거는 가장 보수적으로 움직여야 하니까요”라며 대선을 위해 가장 필요한 이미지 메이킹을 언급했다.

한주승의 말에 박무진의 시선은 자신의 넥타이와 바지로 옮겨지고 이는 한주승의 양복과 대비되며 보수적인 스타일이 부여하는 무게감, 친근함, 신뢰도 등을 생각해보게 했다.

한주상의 ‘보수 공사’는 보수라는 단어로 인해 중의적 의미로 사상적 진보는 있어서도 스타일 진보는 허용되지 않는 정치판의 생존 논리를 전달했다.

박무진의 양복은 복사뼈를 아슬아슬하게 가리는 슬림 피트 바지로 보디라인에 딱 맞게 재단된 재킷과 함께 바짓단에 주름이 잡히지 않는 날렵한 디자인이었다. 여기에 넥타이는 블랙과 선명하게 대비되는 화이트 배색의 블루 패턴 타이는 클래식하지만 신사복 브랜드 모델을 연상하게 하는 세련됨이 짙게 배어났다.

한주승의 양복은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여유있게 재단된 패턴에 바지 역시 스트레이트 피트에 복사뼈를 완전히 감싸는 길이로 구두를 살짝 덮는 디자인이었다. 또 회색기가 도는 라이트 블루 셔츠에 역시나 라이트 그레이 타이를 맨 톤 온 톤 배색으로 안정감을 줬다.

‘60일, 지정생존자’는 박무진의 의상을 통해 그가 교수에서 정치인이 돼가는 과정을 시각화 했다. 패션이 사회적 통념에서 벗어나 탈제도화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각기 다른 상황에 맞는 프로토타입이 있음을 다시 한 번 명확하게 각인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tvN ‘60일, 지정생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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