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열의 음악앨범', 아날로그 감성으로 물들인 그 시절 그때의 연애 [씨네리뷰]
입력 2019. 08.28. 09:31:48
[더셀럽 김지영 기자] 겪어보지 못한 이들에겐 새로울 것이고 시기를 지나온 이들에겐 추억을 담은 선물상자와도 같다.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은 아날로그 감성으로 가득 담아 그 시절이 아님 느껴보지 못할 가슴 따뜻한 로맨스를 관객에게 선물한다.

28일 개봉한 ‘유열의 음악앨범’은 실제 1994년 10월 첫 방송을 시작한 ‘유열의 음악앨범’의 오프닝 멘트로 시작되는 영화의 초반부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하다. “방송, 사랑, 비행기의 공통점은 시작할 때 가장 많은 에너지가 든다는 것”이라는 유열의 멘트를 들으며 “기적”이라고 말하는 현우는 자신의 말처럼 미수와 기적처럼 만나고 다시 또 헤어진다.

4G를 넘어서 5G까지 개통된 현대사회에서 상대방에게 연락하고 답장을 기다리는 일이란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 상대방에게 보낸 메시지를 읽었는지 시시때때로 확인할 수 있으며 SNS를 통해 상대의 근황, 근래의 취미 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1990년대 중후반 연락할 방법이 별달리 없었던 이들에게 PC통신 메일의 답장을 기다리는 일, 연결되지 않는 수신음을 붙잡고 받기를 간절히 바라는 모습들에선 답답함보다는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그 시절엔 그랬었고 그랬기 때문에’라는 이해심으로 현우와 미수가 엇갈리는 단조로운 과정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과 다시 만나게 됐을 때의 기쁨, 이들을 또 다시 엇갈리게 만드는 외부 상황, 결국 재회하고 느껴지는 벅차오름 등의 모든 감정은 영화 곳곳에 삽입된 OST와 정지우 감독의 연출력으로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감독과 배우, 스태프들이 영화 촬영 전부터 후반작업 때까지 의견을 모아 완성된 뮤직리스트는 영화관을 가득 채우는 명곡들로 구성돼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침묵’ ‘4등’ ‘은교’ 등 다수의 작품에서 섬세하고 디테일이 돋보이는 연출을 선보였던 정지우 감독은 1994년부터 2005년까지 관통하는 이번 작품에서도 작은 디테일도 놓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나 두 주인공의 서사와 함께 흘러가는 계절의 변화를 보고 있노라면 눈도 즐거워진다.

더불어 지난해 개봉한 ‘지금 만나러 갑니다’ ‘너의 결혼식’ 이후 극장가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정통 멜로 장르의 귀환이라는 점도 반가운 요소 중 하나다. 남자 캐릭터들끼리의 경쟁, 싸움, 비리 등 차별점을 찾을 수 없었던 대부분의 작품들에 질렸던 관객이라면 미수와 현우의 연애를 마음 편하게 관람할 수 있을 터다.



다만 10년에 걸쳐 일어나는 이들의 연애가 다소 반복적으로 그려진다. 연락을 쉽게 할 수 없었던 상황임에는 납득이 되지만 비슷한 패턴으로 인해 기시감이 느껴질 정도다. 더군다나 120분의 러닝타임이 온전히 둘의 러브라인에만 집중하지만 이해되지 않는 감정선이 더러 있는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정지우 감독은 “주인공들이 겪는 상황과 이로 인한 관계의 위기가 상대의 잘못이 아닌 자신의 문제로 하여금 삐걱거리는 멜로를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고등학생 시절 사고를 일으킨 현우는 훗날까지 자신의 발목을 잡는데, 정지우 감독의 의도한 바가 꼭 학교폭력과 관련이 있는 사건으로 했어야 했는지 의문이 드는 것과 동시에 피해자의 모친이 현우에게 하는 대사가 멍울처럼 남는다.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비롯해 다수의 멜로 작품에 출연하고 있는 정해인은 이번 작품에서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20대와 30대의 차이를 명확하게 표현하고 감정의 골을 드러낸다. 캐릭터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재해석해 표현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김고은 또한 극 초반의 풋풋함과 사회초년생, 노련미 있는 직장인의 미수를 외적인 요소로 표현하는 것보다는 내면의 에너지로 발산해 캐릭터의 성장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현우와 미수가 연애를 하며 성장하고 서로의 자존감을 채워주는 가슴 따뜻한 로맨스 ‘유열의 음악앨범’은 전국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포스터,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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