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읽기] 양현석 블레임룩, 승리와 상습도박까지 공유한 스승 ‘혐의의 무게’
입력 2019. 08.29. 14:56:49
[더셀럽 한숙인 기자] 스승과 제자 관계인 양현석과 승리가 상습도박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28, 29일 하루 간격을 두고 같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았다.

꽤 오랜 시간 K팝의 대부 격으로 군림해온 전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양현석은 자신이 글로벌 스타로 키워낸 빅뱅의 승리와 동일한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소환됨으로써 과거의 영광이 현재의 오명이 되는 치부를 남기게 됐다.

양현석과 승리는 양적 기준으로서 혐의 무게는 비슷할 수 있어도 그간 양현석의 사회적 위치와 대외 이미지를 고려할 때 질적 기준으로는 양현석의 무게에 가중치가 실릴 수밖에 없다. 양현석 역시 이런 혐의의 상징적 무게를 인식했는지 29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출석에서 까칠한 모습이 포착돼 위풍당당함을 잃지 않은 승리와 대조됐다.

양현석은 블랙 투버튼 슈트 안에 넥타이 없이 화이트 셔츠를 받쳐 입었다. 화이트 셔츠는 맨 윗단추를 잠그지 않고 입어 블레임룩의 기본에 충실했다. 헤어 역시 정돈하기는 했지만 흐트러진 듯한 상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게 손질했다.

이처럼 양현석은 자신이 서는 포토라인이 그간 카메라 세례를 받았던 상황과는 다르다는 점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음을 내비치는 효과를 냈다.

하루 앞서 같은 장소에서 포착된 승리는 언뜻 양현석과 구별되지 않는 비슷한 디자인의 투버튼 슈트였지만 스트라이프 셔츠와 블랙 타이를 스타일링 하고 헤어는 포마드 스타일로 말끔하게 정돈해 외양의 이미지가 극과 극으로 갈렸다.

승리는 경찰과 법원 출석에서 늘 반듯한 성장 차림을 유지했다. 성장은 격식이나 예를 갖춰야 하는 자리였다면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지만 경찰 출석은 격식이나 예 같은 형식보다는 조사를 받는 사람으로서 심리 상태를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다소 과한 설정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재계 인사들 대부분은 경찰 혹은 검찰 출석에서 타이를 매지 않은 다소 흐트러진 듯한 옷매무새를 한 채로 포토라인에 선다. 이 같은 옷차림이 전시 효과일 수는 있어도 그런 상황에서 타이까지 반듯하게 매는 것 역시 머쓱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같은 뉘앙스 차이는 승리와 비슷한 시기에 포토라인에 선 양현석의 블레임룩으로 인해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물론 승리와 양현석의 블레임룩의 차이를 해석하는 또 다른 시각도 있다. 이는 누구나 다 아는 명품가방이 아직은 사회적 여력이 부족한 20대에게 더 필요한 이유와도 맥락을 같이 한다.

어린 나이일수록 명품이 자신의 가치를 돋보이게 한다고 생각해 누구나 다 알아볼 수 있는 디자인의 명품 가방에 집착하듯 승리 역시 아직은 사회적으로 미성숙한 자신을 포장하는 수단으로서 성장 차림이 필요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승리는 빅뱅으로 한 창 인기를 끌고 있을 시점에서부터 사업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 사업에 남다른 감각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양현석과 비교되기도 했다. 이후 클럽의 직간접 관련성 등 양현석과 승리의 행적은 겹치는 부분이 있다.

이처럼 스승과 제자 지간인 이들이 경찰서 출석까지 공유함으로써 양현석은 승리를 통해 더 큰 심리적 죄의식의 무게를 안게 됐다. 이들의 전혀 다른 블레임룩은 이 같은 객관적 혐의의 무게가 아닌 각자가 느끼는 심리적 죄의 무게 차이의 반영이 기저에 깔려있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권광일 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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