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무생 "'60일, 지정생존자'→'날 녹여주오', 행복한 비명 지르는 중"[인터뷰]
- 입력 2019. 08.30. 16:13:34
- [더셀럽 박수정 기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올해 작품 운이 가장 좋은 배우를 꼽으라면 배우 이무생을 빼놓을 수 없다. 이무생은 올해 초 드라마 '왕이 된 남자'을 시작으로, '봄밤' '60일, 지정생존자'까지 유의미한 성적을 거둔 작품에 연달아 출연하며 대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최근 tvN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까지 성공적으로 완주한 이무생은 "아무 탈 없이 좋은 분위기 속에서 잘 마무리 할 수 있어서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운이 좋았다. 사극부터 정치 드라마까지 다양한 장르에 출연했다. 이런 경험들이 좋은 자산이 될 것 같다. 올해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면서 저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작품을 임해야 할 것인지 다시 한번 더 생각하게 됐다"
이무생은 '60일, 지정생존자'에서 전작 '봄밤'과는 180도 다른 캐릭터를 연기했다. '봄밤'과 '60일, 지정생존자'는 방송 시기가 다소 겹치기도 했다. 이무생의 한계 없는 캐릭터 변주에 많은 이들이 '같은 배우 맞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올해 세 번째 작품인 '60일, 지정생존자'에서 이무생이 맡은 역할은 탈북민 출신 청와대 직원 김남욱 역. 이 캐릭터는 연설 비서실 행정관에서 추후 갑작스럽게 청와대 대변인을 맡게 되면서 점차 성장하게 되는 인물이다. 청와대 대변인 역을 안정적으로 소화해 낸 이무생은 "정말 스펙터클했다. 홀로 수습하느라 힘들었다. 김남욱으로 사는 동안은 견뎌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였다"라고 말했다.
"예전에는 뉴스에 나오는 청와대 대변인들을 보면 아무렇지 않게 볼 때가 많았는데 이 역할을 한 후에는 보게 되면 왠지 모르게 짠해지더라. 중후반부가 되면서 기자들 앞에 섰을 때의 압박들이 온몸으로 느끼게 되면서 실제 대변인들 특유의 몸짓들이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알게 됐다. 후반부에서는 그런 모습들을 연기에 녹여내려고 노력했다"
이무생은 디테일을 하나하나 잡아가면서 김남욱 캐릭터를 구축해나갔다. 그는 "연설을 할 때는 다른 톤으로 연기했다. 잘 들려야 하니까. 다른 청와대 실무자와 이야기 할 때는 편하게 말하지만 그때 만큼은 더 또박또박 발음하기 위해 노력했다. 마이크 없이 공간 전체를 제 목소리로 채운다는 생각으로 연습했다. 더 나아가 김남욱이 성장해가는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서 가장 중요하게 잡아갔던 부분은 김남욱도 대변인으로서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주는 거였다. 정신 없었던 초반과 달리 후반부로 가면서 그런 모습들이 잘 드러난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60일, 지정생존자'의 원작인 미국 드라마 '지정생존자'에서 등장한 인물과 다른 지점은 '탈북민'이라는 특수한 설정이다. 흥분하거나 기쁠 때 튀어나오는 북한말은 김남욱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탈북민'이라는 설정은 잘못 표현되면 애매하게 보일 수 있는 지점이라 생각했다. 김남욱은 탈북민이긴 하지만 북한보다 한국에서 산 날이 더 많은 인물이다. 사실 북한말보다 서울말이 더욱 익숙하다. 그런 여러 상황들을 잘 융합하고 싶었다. 북한말 대사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는데, 북한말로 바꿔서 대사를 좀 더 살리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도 여러번 했다. 흔쾌히 허락해주셔서 그런 디테일한 부분을 잘 표현될 수 있었다"
이무생이 맡은 김남욱 캐릭터의 또 다른 역할은 다소 무거운 분위기의 정치 드라마에서 긴장감을 완화하는 웃음포인트들을 살려내는 것. 정수정(최윤영), 차영진(손석구)과의 티격태격하는 삼각관계는 보는 이들을 웃음 짓게 했다.
"원작 캐릭터도 비슷하다. 원작을 잘 봤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 드라마라는 게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데, 윤활유 역할을 잘 해냈다고 생각한다. 작품에 들어가기 전 감독님과 작가님이 충분히 제 역할에 관해 설명해주셨기 때문에 큰 부담감은 없었다. 이런 포인트들을 잘 살려야 드라마도 잘 된다는 마음으로 더 재밌게 촬영했다"
정수정, 차영진, 김남욱의 삼각관계 설정에 대해서는 "티 나는 삼각관계는 아니지 않냐. 시청자 분들은 보시기에는 김남욱이 정수정을 좋아하는 게 보이지만 사실 김남욱은 그런 마음을 제대로 모를거라 생각했다. 내색도 안하지 않냐. 대본에도 그만큼만 적혀있었다. 이미 차영진과 정수정이 잘 되는 게 보이니까 나중에는 쿨하게 둘 사이를 인정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로맨스가 이어지지 않아 아쉽지 않냐는 말에 이무생은 "아쉽지 않다. 지금도 예쁜 그림으로 남았다. 김남욱이 실무쪽에서는 눈치가 빠른데, 연애에서는 눈치가 없었다. 늘 한 템포 느리더라. 정수정이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다음 드라마에서는 지고지순한 멜로 할 기회가 오지 않겠나. 해보고 싶다"라며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남욱은 박무진(지진희)의 든든한 청와대 어벤져스 멤버 중 하나다. 마지막회 엔딩에서는 김남욱과 차영진, 정수정 등이 박무진을 찾아가 대선에 함께 하자고 제안하는 모습으로 마무리된다.
열린 결말에 대해 이무생은 "열린 결말이라 더 좋았다. 이 드라마는 생각할 거리가 풍성하다. 하나의 선택으로 닫힌 결말이었다면 어느 정도의 만족감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결말이 (지금까지 드라마가 보여준 느낌처럼) 더 따뜻하다는 생각했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무진의 선택에 대해 상상의 여지를 남기고 끝난 만큼 박무진이 이후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느냐 안 했느냐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박무진은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을 거다. 제 상상으로는 그렇다. 엔딩에서 김남욱 대사 중에 '좋은 사람이 이기는 세상, 아니 좋은 사람이라서 이기는 세상'이라는 대사가 있다. 저는 이 대사가 전체 극을 관통하는 대사라고 생각한다. 좋은 사람이라서 대통령이 되고, 좋은 사람이라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그런 세상임을 증명하기 위해 박무진이 또 나서지 않을까 싶다(웃음)"
'60일, 지정생존자'가 이무생에게 남긴 것 중 가장 값진 선물은 동료 배우들이다. 그는 "팀워크가 정말 좋았다. 청와대 멤버끼리도 정말 좋았고, 나이대가 비슷한 배우들도 많아서 이야기를 더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지진희, 허준호, 배종옥 선배님 등 선배님들이 그런 환경을 만들어 주셨다.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셨다. 후배들을 정말 귀여워 하셨다. 그래서 이렇게 하나로 뭉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정말 행복했다"며 함께한 배우들을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운과 탄탄한 내공을 갖춘 이무생은 올해 하반기도 쉼 없이 달린다. 차기작으로 KBS2 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으로 인연을 맺었던 백미경 작가의 신작 tvN '날 녹여주오' 출연을 확정했다. 이미 초반 촬영도 시작했으며, 오는 9월 28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날 녹여주오'에서 이무생은 카이스트 출신 엘리트 조기범 역을 맡았다. 20년간 냉동인간이 된 예능국 PD 마동찬 역을 맡은 지창욱과 가장 많이 호흡을 맞추게 되는 역할이다.
"감사하게도 먼저 작품을 제안해주셨다. 백미경 작가님과 또 한 번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 신우철 PD님과는 처음 함께한다. 잘 해내고 싶다. '날 녹여주오'에서도 또 다른 모습 보여주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 귀엽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날 녹여주오'도 재밌다. 관심 많이 가져달라"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스토리제이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