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박하선이 '편견'에 맞서는 자세[인터뷰]
- 입력 2019. 09.04. 16:38:27
- [더셀럽 박수정 기자]배우 박하선이 복귀작을 성공적으로 끝낸 소감과 함께 3년 간의 공백기 동안 느꼈던 고민들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채널A 금토드라마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이하 '오세연')에 출연한 박하선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오세연'에서 윤정우(이상엽)와 금지된 사랑에 빠진 결혼 5년차 주부 손지은 역을 맡았다. 그는 극중에서 잔잔하면서도 격정적인 멜로 감성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종영 후 만난 박하선은 "후유증이 큰 작품이다. 촬영이 끝난 지는 한달 정도 됐고, 방송이 끝난 지는 일주일 정도 됐는데 아직도 멍하게 있으면 가슴이 쓰라린다"며 "염색도 해보고, 책도 읽고 다른 작품들도 보면서 털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빨리 벗어나야하는데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한편으로 끝나는 게 아쉽기도 하다. 좋은 분들과 함께 좋은 작품을 했다. 더운 지도 모르고 재밌게 촬영 했다. 원래 여름마다 '혼술남녀'가 생각이 났는데, 이제는 '오세연'이 생각나지 않을까 싶다"며 작품을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박하선은 '오세연'을 통해 함께 호흡했던 감독님과 동료 배우들, 스태프들 덕분에 촬영 내내 행복했다며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모난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 모든 게 좋았다. 그 중에서도 감독님이 힘이 컸다. 감독님이 출연 배우들에게 '우리는 어벤져스 팀이야'라며 잘 이끌어주셨다. 함께 했던 모든 분들이 착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분들이었다. 첫 방송 때 시청률이 0%가 나왔을 때도 그랬다. 분위기가 쳐질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았다. 다들 오를거라고 이야기 했고, 심지어 포상휴가 이야기도 했다. 평생 이런 분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싶다. 정말 좋았다"
'오세연'은 첫 방송 당시 시청률 0.9%(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닐슨코리아)로 시작했지만, 점점 입소문을 타고 시청률이 상승했고 2%대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최고 시청률 2.1%로 채널A 드라마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박하선은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인스타그램으로 DM(다이렉트 메시지)도 많이 보내주셨다. 댓글들, 보내주신 DM들 캡처해서 보관하고 있다. 힘이 많이 됐다. 그리고 주변 동료 여자 배우들에게도 연락이 많이 왔다. 연예계 업계 분들에게도 반응이 좋더라. 정말 감사하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다만,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인만큼 방영 내내 부정적인 반응도 잇따랐다. 이에 대해 박하선은 "불륜 드라마인 건 맞다. 그 소재를 전면으로 내놓은 작품이다. 드라마니까 가능한 상상이다. '불륜을 하면 이렇게 되는 거다. 이렇게 죽을 만큼 힘들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불륜은 도덕적, 사회적 문제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모든 배우들과 제작진이 책임감을 갖고 촬영에 임했다. 너무 즐겁지 않게 분위기를 다운시켰다. 예민하게 생각하고 노력을 많이 했다. 키스신도 일부러 뺐다. 불편할 수 있는 부분들을 최대한 배제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오세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15회에서 삶의 의욕을 모든 잃은 손지은이 자살을 시도하는 장면을 꼽았다.
"'오세연' 손지은으로 살면서 욕을 많이 먹었다. 15부에서 손지은이 자살 시도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이후 욕이 거의 없더라. 호불호가 갈리지 않아서 좋았다. 그동안 연기를 잘한다는 말이 고팠는데 그런 칭찬도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박하선과 예지원의 워로맨스(우먼+로맨스)도 '오세연'의 관전포인트 중 하나였다. 박하선은 예지원과의 호흡에 대해 "예지원 언니를 보면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더라. 오랜만에 상대 배우에게 느끼는 감정이었다. 목선, 어깨선 얼굴라인 정말 다 아름답고 예쁘다. 아쉬운 건 워로맨스가 조금 더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영화 '델마와 루이스'처럼(웃음). 후반부에는 점점 줄어들어서 아쉬웠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서로 많이 친해졌다"고 이야기했다.
'오세연'이 박하선에게 더욱 특별한 이유는 3년의 공백기 동안 겪은 고민들을 타파해준 작품이기 때문이다. tvN '혼술남녀' 이후 긴 공백기를 가진 박하선은 그 기간 동안 배우 류수영과 부부가 됐고, 첫 아이도 얻었다.
결혼, 출산으로 많은 제약에 부딪혔다는 박하선은 "그런 시기에 '오세연' 감독님이 저에게 기회를 주셨다. 오히려 그런 경험이 있는 배우라 좋다고 말해주시더라. 그 말이 너무 감사했다. 사실, 공백이 길어진 이유 중 하나는 '유부녀'라는 편견 때문이기도 하다. 어떤 작품에서는 최종 배우 후보로 올라갔지만 (결혼했다는 이유로) 떨어지기도 했다. 심지어 같은 기혼인 남자 배우들도 로맨스물 상대 배우로 꺼려한다고 하더라. 각자의 사생활일 뿐인데. (그런 제약에 부딪히면서) '지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했다. 분명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다. '오세연' 감독님이 그랬다. '오세연'과 함께한 5개월 반동안 정말 최선을 다했다. 사활을 걸고 했다"고 털어놨다.
올해 33세가 된 박하선은 30대 배우가 된 후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20대때는 일도 힘들었고, 사람도 힘들었다. 일을 하면서도 고만운 줄 모르고 했다. 지금은 다르다. 체력도 더 좋고 촬영현장 가는 게 좋다. 서른이 되고 난 후 편해졌다. 지금 촬영 현장에 가면 저보고 '선배'라고 부르는 분들이 많아졌다. 이렇게 일찍 선배가 될 줄은 몰랐다. 그만큼 책임감도 많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데뷔 14년 동안의 배우 생활을 되돌아 본 박하선은 아직 보여드리지 못한 것이 더 많다고 자신하며 누군가의 아내가 아닌 오직 배우 박하선으로서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싶다고 말했다.
"늘 편견과 싸우고 있다. 이런 모습을 보여주면 계속 그런 이미지의 작품만 들어오더라. '나 이것도 할 수 있는데'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못된 역할, 도도하고 섹시한 캐릭터 등 다 할 수 있다. 보여드릴 게 많다. 차기작은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지금 일이 너무 재밌다. 일을 많이 하고 싶다"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키이스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