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의 밥상’ 가을맞이 음식 전어밤젓·배말랭이백설기·늙은호박영양찜·구기자 등
- 입력 2019. 09.05. 19:40:00
- [더셀럽 전예슬 기자] ‘한국인의 밥상’ 농부들이 차린 가을의 맛이 시청자를 찾는다.
5일 오후 방송되는 KBS1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오늘 가을을 만난다’ 편으로 꾸며진다.
중평마을은 7월부터 전어잡이가 시작된다. 출항을 준비하는 배들 가운데 어촌계장인 박동철(49) 씨 부부는 14년 전, 귀향하면서 전어잡이에 뛰어들었다. 지금이 제철인 햇전어는 여름 전어라고도 불린다. 뼈가 연하고 기름기가 적어 통째로 썰어 회로 먹으면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아내 이남숙(50) 씨는 전어 수확 철에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을 소개한다. 바로 ‘전어밤젓’ 전어 한 마리당 하나밖에 없는 완두콩만 한 밤(위)을 모아 담그기 때문에 예부터 귀한 젓갈로 여겼다. 굵은 소금에 절여 1년 정도 삭혀 먹으면, 쌉싸름하고 고소한 맛에 손이 절로 간다. 여기에 ‘전어 튀김’까지 곁들이면 여름 끝자락에 만나는 푸짐한 햇전어 밥상이 차려졌다.
차례상과 제사상에 빠지지 않고 오르는 배는 예부터 천연 단맛을 내는 용도로도 사용됐다. 충남 아산시 둔포면 배나무골에서는 배가 흔한 만큼 다양한 음식에 설탕 대신 배로 단맛을 낸다. 고기 양념 등 음식은 물론이요, 김치를 담글 때도 빠지지 않는다. 배를 갈아 배즙을 만들고, 썰어놓은 무와 각종 채소에 부어주면 시원한 ‘배물김치’가 완성된다. 이어 배를 깍둑 썰고 고춧가루와 갖은양념에 버무린 ‘배깍두기’는 달고 식감이 부드러워서 매운 걸 못 먹는 아이들이나 치아가 약한 어르신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배나무골에선 차례상에 올리는 술에도 배가 들어간다. 고두밥에 밑술을 붓고 얇게 썬 배를 버무려 숙성시키면 배의 단맛이 녹아든 전통주, ‘배술’이 완성된다. 출하할 수 없는 배로 만든 색다른 간식이 있다는데, 얇게 썰어 말린 ‘배말랭이’는 수분이 빠져 단맛이 훨씬 강해진다. 이 배 말랭이와 쌀가루를 버무려 쪄내면 따로 설탕을 첨가하지 않아도 달달한 ‘배말랭이백설기’가 완성된다.
최근 호박마을로 선정된 하동의 신정마을 역시 8월부터 늙은 호박을 수확한다. 이 마을이 호박을 키우게 된 이유는 10년 전, 김영중(62) 씨가 귀농하면서부터였다. 올해 첫 수확을 축하하는 마을 잔치가 열렸다. 부녀회장 장혜경(54) 씨가 먼저 두 팔을 걷어붙였다. 늙은 호박 하면 빠질 수 없는 ‘늙은호박영양찜’을 만들 참이다. 커다란 호박 속을 파내고 근처 바닷가에서 나는 돌문어와 전복, 그리고 닭과 온갖 한약재를 넣는다. 수확하며 흘린 땀과 기력을 보충해줄 든든한 보양식으로 손색이 없다.
호박마을에서 셰프라 불리는 김종성(60) 씨도 한 몫 거든다. 그가 선보일 음식은 ‘호박잎 다슬기국’. 호박은 버릴 것이 하나 없다. 서늘한 기운의 호박잎과 성분이 차고 해독에 좋은 다슬기는 여름철 더위를 식혀줄 최고의 궁합을 자랑한다.
예부터 하수오, 인삼과 함께 3대 명약으로 여겨지는 구기자는 간 해독에 좋은 베타인이 풍부하다고 알려져 있다. 전국에서 구기자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마을인 청양군 운곡면이다. 서른 살 동갑내기 부부 박우주·유지현(30) 씨는 여름내 수확한 구기자로 만찬을 준비할 예정이다.
아내 지현 씨는 구기자를 짓이겨 과육과 씨앗을 분리한다. 그냥 먹어도 달짝지근한 구기자를 과육에 설탕을 넣어서 끓여 만든 ‘구기자잼’. 빵에 듬뿍 발라 ‘구기자 샌드위치’를 만들면 밭에서 먹을 수 있는 좋은 새참이 된다. 여기에 구기자와 함께 삶아 잡내를 없앤 ‘구기자 수육’과 건 구기자를 넣은 ‘구기자약밥’까지 더하면 푸짐한 구기자 한 상이 완성된다.
‘한국인의 밥상’은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40분에 방송된다.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