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연' 이상엽 "눈 통해서 감정 전달하고 싶었어요" [인터뷰]
입력 2019. 09.09. 15:53:28
[더셀럽 김지영 기자] 예능에서 선보인 쾌활한 이미지는 잠시 접어두고 금기된 사랑에 빠져 시청자들에게 촉촉이 스며들었다. 서서히 깊숙이 파고든 진한 멜로를 배우 이상엽이 박하선과 함께 완성시켰다.

이상엽은 다수의 예능프로그램과 케이블TV tvN 드라마 ‘톱스타 유백이’를 통해 배우 같은 진중한 모습보다는 친근한 이미지로 대중과 만나왔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서 윤정우로 분하면서 그간 알고 있었던 모습과는 확연한 분위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지난달 24일 종영한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극본 유소정 연출 김정민 이하 ‘오세연’)은 금기된 사랑으로 인해 혹독한 홍역을 겪는 어른들의 성장 드라마. 이상엽은 극 중 무미건조한 일상을 살다가 인생을 송두리째 흔드는 사랑을 겪는 생물선생님 윤정우 역을 맡았다.
손지은(박하선)과 금기된 사랑에 빠지는 윤정우는 애틋한 행복과 처절한 고통 사이의 심리적 갈등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감정을 직접적인 대사로 표현하는 것보다는 눈빛과 표정으로 대신 표현해 보는 이들을 더욱 먹먹케 했다. 이는 윤정우 역의 주된 연기 중점과도 같았다.

“대사가 많이 없다. TMI적인 대사가 많이 있는데 감정을 드러내는 대사는 없다. 그래서 얼굴에서 눈에서 표현하는 게 목표였다. 그냥 열심히 쳐다보는 게 목표였다. 눈을 통해서 감정이 느껴지게 하고 싶었다.”

이상엽의 진중한 눈빛은 ‘오세연’의 전작 ‘톱스타 유백이’보다 한 층 더 깊어진 연기내공을 자랑했다. 또한 SBS 드라마 ‘사의 찬미’에서 윤심덕(신혜선)을 짝사랑하다 결국 놓아주는 김홍기 역을 맡았던 터. 더 이상 짝사랑에 그치는 것이 아닌 온전한 ‘어른 멜로’가 ‘오세연’을 통해 완성됐다.

“소년미가 싹 빠진 어른 멜로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다른 작품에서 코믹요소가 들어간 작품을 많이 했던 터라 진지한 역할을 해보고 싶었는데 때마침 ‘오세연’이 잘 들어온 것 같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땐 감당이 안 될 것 같긴 한데 해보고 싶기도 했었다. 주변의 걱정이 있었지만 출연을 결정했다.”

이상엽이 언급한 ‘주변의 걱정’은 모친의 반응이었다. 이상엽의 어머니는 “‘깨방정을 떠는 네가 거기 가서 정직한 표정을 하면서 어떤 멜로를 할 수 있겠냐”는 말을 하셨다. 가족의 걱정을 잠식시킬 수 있었던 것은 겪어보지 못한 감정을 대화로 이끌어내는 데 있었다.

“상대역들이 다 기혼이었기 때문에 많은 얘기를 했다. 박하선 씨, 감독님, 작가님 등 매 순간에 질문을 했던 것 같다. ‘나는 이렇게 느끼는데 이 감정이 뭐냐’고 물어봤었고 현장에서 대화를 많이 했었다. 그래서 따라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 ‘온전한 나로 누군가를 사랑해야겠다’싶었다. 예전에는 맞춰주는 연애를 했었다면 이제 그건 지양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맞추는 연애보다 온전히 자신으로서의 연애가 낫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극 중 인물들의 상황들로 인해 받아들여졌다. 서로에게 맞춰주다가 어느 순간 지쳐버리게 되는 캐릭터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의 연애와는 다른 방향으로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예전에는 너무 맞춰주는 편이었다. 이번 드라마를 보니까 결국에는 어느 순간에 모든 캐릭터들이 지치지 않나. 상대에 맞춰서 나보다 상대에 앞서는 경우다. 그런 것을 보면서 나는 이제 앞으로 연애를 하게 되면 온전히 나로 누군가를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예능에서 보였던 이미지가 실제 성격에 가까웠던 이상엽은 극 중에서 본연의 모습이 드러날까 항상 걱정했다. 그는 “어두운 이상엽이 보이고 윤정우가 보이지 않는 때가 있었다”며 윤정우 역을 맡으면서 가장 어려웠던 지점을 밝혔다.

“순간순간 제가 보이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윤정우만 있는 자체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위안이었던 것은 박하선 씨랑 호흡하면서 힐링이 많이 됐었고 혼자 있을 때의 윤정우를 찍을 때는 저도 기운이 떨어져서 텐션 잡는 게 어려웠다. 정우가 혼자 있을 때는 조명도 어두웠다. 학교에 있을 때도 어둡고. 그런 분위기가 되게 많이 힘들었다. 그게 윤정우의 분위기일 텐데 감당하는 게. 그래도 감독님에게 고마운 게 감정적으로 서사를 쌓아주시려고 순서대로 찍었다. 순서대로 찍으니까 좋더라.”

이번 작품을 통해 주연의 자리에 우뚝 선 이상엽은 박하선을 보면서 부담감과 책임감을 배웠다. 이전보다는 작품 전체를 보는 눈이 생겼고 촬영장 상황을 지켜볼 수 있는 시야가 넓어졌다.

“박하선 씨가 주위를 많이 챙기는 모습을 보면서 ‘저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저도 많이 배웠다. 약간 솔직한 얘기로 예전에는 저 위주로 많이 생각을 햇다면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던 것 같다. 전체를 많이 보게 되고 전체 얘기가 궁금해지기도 하고. 주인공이라는 무게는 무겁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그는 자신의 마음속에 깊숙이 스며든 ‘오세연’을 떠나보내며 먹먹한 기분이 든다고 밝혔다. 더 좋은 작품을 만나기 위해서 고민을 한다거나 걱정을 하는 것보다는 마음이 가는 것, 이끌리는 것을 선택하겠다며 훗날을 약속했다.

“작품 끝나고 영화나 드라마가 몰리는 게 처음이다. 그래서 아직 신기하다. 아직까지 제대로 시나리오를 보지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행복한 마음으로 보고 있다. 중점을 두고 선택한다는 기준은 없다. 예전에는 반대 패턴의 것들을 고집했었는데 이번에는 모르겠다. 마음이 가는 것, 좋은 것, 제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지 않을까?(웃음) 결국 도전이다. 모든 것을 보고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이번에도 도전이면서 ‘이건 재밌겠다’싶으면 선택하는 것 같다. 그리고 감독들이나 배우들을 보게 되는 것 같다. 여태까지도 그랬지만 이번엔 정말 좋은 감독님과 현장을 만나서 좋았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웅빈이엔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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