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하고 아는 맛 '나쁜 녀석들: 더 무비' [씨네리뷰]
입력 2019. 09.10. 09:58:46
[더셀럽 김지영 기자] ‘한국 영화를 선호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이유를 물어본다면 수많은 요인들 중 ‘진부함’이 가장 많이 나올 터다. 비슷한 장르의 범람 속에서 다른 작품에서 들었던 대사가 여기저기서 또 다시 등장하고 특별하다고 내세울 수 없는 캐릭터들의 향연이 신선하게 다가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나쁜 녀석들: 더 무비’에도 해당하는 말이다.

오는 11일 개봉하는 ‘나쁜 녀석들: 더 무비’(감독 손용호)는 과거 케이블TV OCN 동명의 드라마를 스크린으로 옮겼다. 과거 2014년 방영됐던 드라마는 최고 시청률 4.1%까지 기록해 마니아층을 형성했으며 더 나아가 당시엔 흔하지 않았던 시즌제 드라마로 발전했다. 이번 ‘나쁜 녀석들: 더 무비’는 원작의 스핀오프 버전인 셈이다.

원작에서 주축을 형성했던 김상중, 마동석이 드라마와 동일한 배역으로 흐름을 이어간다. 살인 청부업자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조동혁은 원작과 다른 길을 걷고 유미영 형사로 분했던 강예원은 짧게 등장한다. 싸이코패스 연쇄 살인범 이정문은 사라졌다.

이들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 전직 형사 고유성(장기용), 감성 사기꾼 곽노순(김아중)이다. 이들이 모이게 되는 과정이 구체적으로 그려지며 ‘나쁜 놈들로 잡는 나쁜 놈’의 레퍼토리를 그대로 따라간다.



이 이후로 부터는 어디서 본 것 같은 내용들의 줄지어 등장한다. 마동석의 수많은 전작에서 봤던 맨몸액션, 수려한 입담을 자랑하는 사기꾼은 머리를 쓰고 수사의 틀을 좁혀간다. 범인을 잡았더니 그 위에 우두머리가 있었고, 지칠 줄 모르는 주인공들은 수 십 명의 적들과 상대해도 또 다시 일어나 싸운다. 모든 사건이 마무리되면 그때서야 경찰이 나타난다.

물론 더욱 강력해진 마동석의 맨몸 액션은 볼 때마다 감탄을 자아낸다. 그가 전작 ‘악인전’에서 선보인 강렬한 액션으로 그 이상이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점을 남겼다면 ‘나쁜 녀석들: 더 무비’는 의문점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날린다. 또한 김상중은 극의 설정상 적은 분량을 소화하지만 중후한 카리스마로 극의 무게를 잡는다. 그의 대표작이 되어버린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를 잠시 잊게 만든다.

눈길을 끄는 배우는 또 있다. SBS 드라마 ‘열혈사제’에서 악한 인물로 시청자의 뇌리에 각인됐던 김형묵은 이번 작품에서 경찰청장이라는 야망을 품고 있는 엄정한으로 분해 선과 악을 넘나든다. 중후한 체격과 차분한 인상은 선한 이미지를 풍기고 반대로 본연의 모습을 드러낼 땐 외모의 특장점에 연기력을 더해 야비한 기회주의자로 변신, 보는 재미를 더한다. 이와 함께 자신을 신고한 피해자를 찾아가 복수하는 살인범으로 분한 박형수는 보는 것만으로도 섬뜩함을 불러일으킨다. 초점이 나간 눈빛, 자신을 보고 두려움에 떠는 피해자를 보고 살며시 올라가는 입 꼬리, 거침없이 행하는 액션 등은 짧은 등장임에도 악랄함의 끝을 달리고 관객들의 소름을 돋게 만든다.

‘나쁜 녀석들: 더 무비’에서 시선을 사로잡는 배우들을 제하고는 익숙함의 반복이다.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다면 다른 작품들에서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고 뜨겁게 반응했던 것들이 한 작품에 응축돼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수많은 범죄액션물의 탄생과 잊혀짐을 거쳐 온 관객들이 비슷한 맥락의 ‘아는 맛’인 ‘나쁜 녀석들: 더 무비’를 추석 연휴에, 오랜만에 함께 모인 가족들과, 114분의 러닝타임인 이 영화를 선택할지라는 의문점이 남는다. 더군다나 속편을 암시하는 듯 한 쿠키영상도 후속작에 대한 기대보다는 한숨에 가까운 숨이 토해진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영화 '나쁜 녀석들: 더 무비' 포스터,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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