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장감 없는 ‘타짜: 원 아이드 잭’, 사라진 팀플레이 남은 건 찌푸린 눈살 [씨네리뷰]
- 입력 2019. 09.10. 10:28:33
- [더셀럽 김지영 기자] “베팅할 땐 인생을 걸어라” ‘타짜: 원 아이드 잭’의 메인 포스터에도 강조되는 ‘인생을 건 한판’이라는 이 문구는 어디서 찾아야하는 것일까. 주인공의 인생을 건 만큼 짜릿하지도, 인생이 송두리째 날아갈 것만큼의 긴장감을 내세우지도, 몰아치지도 않는다. 두 시간이 넘는 러닝타임동안 전개는 어딘가 삐거덕거리고 상스러운 욕들만 귓가를 맴돈다.
오는 11일 개봉하는 영화 ‘타짜: 원 아이드 잭’(감독 권오광)은 과거 2006년 개봉한 ‘타짜’의 세 번째 시리즈다. ‘타짜’와 이의 속편 ‘타짜- 신의 손’이 화투 노름판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았다면 ‘타짜: 원 아이드 잭’은 포커로 판을 옮겼다.
이번 ‘타짜: 원 아이드 잭’은 ‘타짜’의 전설적인 인물 짝귀의 아들 도일출(박정민)이 등장, 도일출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 확장이다. 포커판에서 이름을 날리던 도일출이 우연한 계기로 애꾸(류승범)을 만나며 애꾸가 설계한 판에서 게임을 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영화는 인물을 중심으로 ‘도일출’ ‘애꾸’ ‘물영감’ ‘마돈나’ ‘마귀’ ‘짝귀’ 등 여섯 개의 장으로 나뉜다. 이야기에 중심이 되는 인물들을 보다 면밀히 들여다보며 도일출이 이끌고 나가는 한 판 승부의 마지막까지 향하도록 했다. 여기서 애꾸가 모은 인물들을 세부 챕터로 다루지 않고 이들과 대적하는 인물들을 소주제로 잡은 것은 도일출을 비롯한 멤버들을 한 팀으로 묶고 반대편에 있는 이들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다루기 위함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점은 개성이 강한 인물들을 드러내게 하려다 같은 팀원들의 특징이 죽었다는 점이다. 애꾸가 왜 까치(이광수), 영미(임지연), 권원장(권해효)을 불렀고, 왜 이들이어야 했는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부족하다. 그러다보니 영화가 전개되면서 사라지는 인물이 등장하고 결국 팀워크를 강조하는 ‘타짜: 원 아이드 잭’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건 도일출 역을 맡은 박정민 뿐이다. 특히나 물영감(우현)의 판단을 흐리게 하기 위해 투입됐던 까치와 영미는 자신의 특기를 발산하지 못하고 어영부영 코믹요소로 전락한다. 더군다나 류승범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으나 마무리가 석연치 않은 점 또한 아쉬운 요소 중 하나다.
‘인생을 걸었다’고 영화에서도 수차례 언급되지만 납득되지 않는다. 인생을 걸었다고 하기엔 어딘가 부족하고 모자란다. 영화의 말미 때문에 이러한 문구가 극 전체를 관통하는 것 같으나 통쾌함의 근처에는 다다르지 못한다.
또한 청소년관람불가를 내세웠지만 그럼에도 한없이 잔인한 신체절단장면은 시시때때로 등장하고 성(性)관련 욕설은 수시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더 나아가 여성 캐릭터는 주체성이 없으며 남성 캐릭터들을 위한 도구로만 사용된다. 여성의 신체 일부분만 강조하는 연출은 이를 더욱 뒷받침한다. 이러한 것들이 ‘타짜’ 시리즈의 한계라고 감안하더라도 남성 캐릭터는 현실세태를 반영하거나 발전하는 반면 여성 캐릭터들은 13년이 넘도록 ‘한계’라고 치부하며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실정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럼에도 139분의 러닝타임을 힘 있게 이끌고 나가는 박정민의 열연이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과거와 현재, 미래의 경계가 모호했던 전작과는 다르게 이번 ‘타짜3’에서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취업준비생의 고뇌를 표현했고 도박의 구렁텅이에 빠져 허우적대는 모습들 또한 안타까움과 일말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극이 엔딩으로 치 닿을수록 예민해지는 도일출을 표현하기 위해 체중감량을 강행, 이의 변화는 눈에 띄게 드러나고 도일출의 매력을 가미시킨다.
제 66회 칸 영화제 단편 부문 황금종려상을 받은 ‘세이프’의 각본을 쓰고 2015년 ‘돌연변이’로 장편 데뷔한 권오광 감독의 신작 ‘타짜: 원 아이드 잭’은 오는 11일 개봉한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영화 '타짜: 원 아이드 잭' 포스터,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