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신스틸러] ‘우아한 가’ 임수향 ‘비비드 재킷’, 꼴통 가면 쓴 재벌 3세
입력 2019. 09.19. 18:23:26

MBN ‘우아한 가’ 임수향

[더셀럽 한숙인 기자] ‘우아한 가’가 배종옥과 임수향의 팽팽한 대립이 긴장을 높이면서 지난 18일 7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은 물론 MBN 역대 드라마 최고 시청률인 4.3%를 기록했다.

MBN 수목 드라마 ‘우아한 가’는 드라마에서 무수히 많이 소비돼 온 재벌가의 세력다툼을 다룬다. 그러나 경영은 물론 오너 리스크를 전담하는 기업의 심장부인 법무팀과 재벌 3세의 대치라는 설정이 익숙함과 신선함을 동시에 충족하면서 매회 시청자들을 잡아끈다.

특히 임수향은 ‘우아한 가’에서 매우 냉정한 경영인 DNA를 갖췄지만 정글 보다 험악한 재벌가인 자신의 집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꼴통’ 가면을 쓴 인물이다. 임수향은 이 드라마에서 인생 캐릭터라는 호평을 들을 정도로 극 중 모석희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고 있다.

무엇보다 ‘모석희 패션’은 꼴통 가면을 쓴 설정에 시너지를 불어 넣으며 화제를 이끌고 있다.

모석희는 평생을 다 못쓸 돈에 연예인보다 예쁜 얼굴과 옷발까지 완벽한, 다 갖춘 인물이다. 임수향은 모석희라는 인물을 위해 화려한 보석이나 오뜨꾸띄르 식의 거창한 옷으로 치장하는 대신 프레타포르테 런웨이에서 봤음직한 고급스럽지만 무겁지 않고 세련된 디자인을 과감하게 시도한다.

임수향은 포멀룩으로 좀처럼 선택하지 않는 화이트를 무심하게 소화해 재벌3세의 아우라를 발산한다. 자칫 예복을 입은 듯 어색해 보일 수 있지만 드레시한 디자인의 화이트룩이 모석희에게는 데일리룩처럼 편해 보이기까지 한다.

특히 자칫 화려함이 경박함으로 흐르기 쉬운 비비드 컬러 의상을 모석희 이미지를 묘사하는 데 적확하게 활용했다.

여타 드라마에서 비비드룩은 컬러에만 힘을 실은 기본 디자인과 피트의 정갈한 슈트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임수향은 랩 스타일 재킷, 록커 스타일의 보석장식이 된 오버사이즈 벨티드 재킷, 레이스 소재의 크롭트 재킷 등 과감한 디자인의 포멀 아이템을 데일리룩으로 연출한다.

이뿐 아니라 화이트 커팅 쇼츠와 티셔츠에 스카이 블루 오버사이즈 재킷을 허리를 질끈 묶어 믹스매치하는 가하면 옐로 시스루 레이스 셔츠에 같은 컬러의 배레모를 쓰는 등 스트리트와 포멀 코드를 뒤섞는다.

비비드 컬러가 살아남기 위해 술과 클럽에 미친 듯 살아야 하는 ‘꼴통’이라는 가면을 시각적으로 부각한다면 각이 잡힌 재킷이나 셔츠는 태생적 경영인 DNA의 엄격함과 진중함을 드러난다. 이처럼 임수향은 생존을 위해 가면을 썼지만 이마저도 태생적 세련됨으로 소화한 모석희라는 이중적 인물을 만들어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MBN ‘우아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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