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일전자 미쓰리 첫방] 아프니까 청춘일까? 이혜리가 담아낸 사회초년생의 설움
- 입력 2019. 09.26. 10:05:32
- [더셀럽 김희서 기자] 중소기업 직장인들의 애환과 현실적인 공감대를 두루 갖춘 '청일전자 미쓰리'가 첫방 시청률 2.6%대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출발의 방아쇠를 당겼다.
tvN 수목 드라마 '청일전자 미쓰리'(극본 박정화, 연출 한동화)는 위기의 중소기업 직원들이 삶을 버텨내며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지난 9월 25일 첫 방송된 '청일전자 미쓰리'는 극 중 말단 경리에서 하루 아침에 대표이사가 된 이선심 역을 맡은 이혜리가 출근길 아침 힘차게 달려가는 장면으로 시작했다.
'지각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천천히 걸어가는 타 직장인들 틈에서 쉴새없이 달려가는 선심의 첫 등장이었다. 하지만 잠시 후 그가 향한 곳은 직장이 아닌 은행이었다. 자금이 부족한 중소 기업이기에 직원들이 직접 나서서 대출받는 일이 당연시 된 장면부터 웃픈 직장인의 모습이 담겼다.
이날 1회 방송에서는 5년간 아르바이트만 해 온 불안정한 인생에서 탈출해 공장 말단 경리로 입사한 생활을 만족하며 "이대로만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소박한 소망을 갖고 살아가는 선심의 삶에 한 순간에 위기가 들이닥친 사건이 벌어졌다.
공장 안에서 '미쓰리'라고 불리우는 선심은 온갖 선배 직원들의 잔 심부름을 도맡아했다. 정수기 물통 교체부터 커피 돌리기까지 모든 잡무는 오로지 선심의 몫이었다. 그럼에도 밝은 모습으로 아랑곳하지 않았던 선심은 유부장(김상경)의 매몰찬 대우에 크게 낙심하게 된다.
공장에서 회의 중에 커피 심부름 차 들어간 자리에서 심각한 분위기를 깬 휴대폰 벨소리가 울려 유부장의 예민한 심기를 건드렸다. 그런데 마침 회의실에 있는 선심의 것인 줄 오해한 유부장은 선심을 향해 "정신 똑바로 못 차리냐"며 "다음부터 회의하는데 얼쩡대지 마라. 빨리나가라"고 호통치며 많은 사람들 앞에서 무안줬다.
이에 선심은 그의 고향 선배인 경리 팀장 구지나(엄현경)에게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러자 구지나는 "멀쩡한 이름 두고 '미쓰리'라고 부르는 건 뭐냐. 완전 성차별에 시대착오적 호칭이다"라고 운을 뗐다. 선심은 "미쓰리라 부르던 딱풀이라 부르던 상관없다. 회사만 다니면 땡이다"라며 덤덤한 태도를 보였다.
구지나는 "사장님이 그렇게 구니까 사람들이 널 무시하는 거다"라고 답답해하자 선심은 "그런가"라며 머쓱해 했다. 그러면서 지나는 "의식가 변화가 필요한 것 같다. 뭔가 계기가 필요하다"고 관심을 이끌며 "회사의 주인은 주주다. 주주가 되면 회사의 주인이 되니까 주인 의식이 생기고 의식이 변화되면서 자존감이 높아질 거다"라며 "청소기 중국 수출되면 매출도 오르고 주식 상장되면 주가도 오를거다"라고 말하며 선심에게 2억 원의 주식을 넘겨주겠다고 제안했다.
지나의 말에 솔깃해진 혜리는 주식을 사기위해 친언니 이진심(정수영) 몰래 부모님의 선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게된다. 하지만 협력사였던 대기업 TM전자의 계속되는 갑질 횡포에 청일전자 사장 오만복(김응수)은 거래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자 불법 프로그램 이용문제로 검찰 감사가 출두하는가하면 중국으로 수출했던 청소기 제품들이 도로 공장으로 되돌아오면서 각종 부품 공장들에게 보내야 하는 거래대금까지 정지되고 직원들은 월급을 정산받지 못하는 난처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렇게 청천벽력같은 일이 이어지며 청일전자 직원들은 절망한 채 회사에 출근했지만 이 혼란을 틈타 홀연히 사라진 오만복과 구지나는 연락까지 두절되면서 위기는 엎친데 덮친격으로 더욱 고조돼 회사는 부도 직전에 이르렀다.
이 상황에서 무리하게 구한 급전으로 얻은 회사 주식마저 무용지물되면서 믿었던 구지나에게 배신당한 선심은 같은 경리팀에 있어 "한 패 아니냐"는 다른 사람들의 의심까지 받으며 곤란한 입장이됐다. 이 때 공장 직원들은 합심해서 최선의 대안책을 제시했다. 청소기를 다시 팔아 밀린 월급이라도 챙기자는 말이 나왔고 직원들은 이를 위해 오사장을 대신해 대표 일을 맡을 사람을 뽑기로 했다.
망하기 일보 직전의 회사 사장 자리에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았다. 그러자 술김에 한 직원은 소주병으로 돌려 당첨된 사람이 하는 거 어떠냐고 제안했고 이에 직원들은 모두 동조했다. 그렇게 소주병이 가리킨 사람은 선심이었다.
숨 막히는 긴장감 속에서 선심이 걸리자 직원들은 수근거리며 당황해했다. 이에 굴하지 않고 선심은 용감하게 "제가 한번 해보겠다"라고 폭탄 선언을 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후 공개된 2회 예고편에서는 유부장이 "걔가 어떻게 대표가 되냐"라고 탄식한다. 이렇게 모두의 우려 속에서 얼떨결에 대표가 된 선심은 회사를 다시 소생시키기 위해 발벗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에서는 회사 대표가 된 선심이 위기에 처한 회사 상태를 어떻게 다시 회복시킬지, 그를 돕기위해 멘토로 나선 유부장과의 케미가 관전 포인트다.
1년 8개월만에 '청일전자 미쓰리'로 복귀한 혜리는 또 다른 특유의 새로운 매력을 선보였다. 인기리에 방영됐던 '응답하라1988'에서 촌스러운 단발머리에 털털한 실제 성격을 그대로 녹여낸 친근한 덕선이로 호평을 받았었다. '청일전자 미쓰리'에서는 이런 덕선이와 비슷한 모습으로 안정감 있게 출발했다.
혜리는 어라바리 하지만 회사와 동료에 관한 애정만큼은 진지한 선심을 진정성 있게 그려냈다. 첫 사회생활인 만큼 미숙한 모습의 선심이지만 맡은 일에는 최선을 다하고 현실에 맞게 열심히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친근한 선심이로 분했다.
청일전자 미쓰리는 선심뿐 아니라 주위에 둘러보면 한 명씩은 있을 법한 신입 직원들의 친근한 느낌을 그대로 담아냈다. 또한 회사에서 교묘하게 겪게되는 정직원 차별 대우에서 "입사한 지 10개월 반은 넘겼는데. 그냥 한달 반 채운 걸로 쳐주고 똑같이 대우해주면 안되나. 치사하게"라고 혼잣말로 불만을 읊조리는 모습에서는 소소한 장면이었음에도 사회 초년생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지난 18일 열린 '청일전자 미쓰리'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혜리는 "정말 '혜리가 이런 모습도 있었구나. 온전히 선심이로 연기했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었다. 선심이 그대로를 봐줬으면 좋겠다"며 "누구와 봐도 참 좋을 드라마다. 가족들과 봐도 좋을 것 같다. 공장이나 사무실 배우들의 팀 케미가 좋았다. 이들의 매력에 한번 빠지시면 빠져나올 수 없을 거다"라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청일전자 미쓰리'에는 혜리를 비롯해 김상경, 오현경, 차서원 외에도 많은 씬스틸러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극의 현실감과 몰입도를 올렸다. 또한 각각 캐릭터들마다의 특징들을 실감나게 살리며 심각한 상황 속에서도 찰진 대사와 맛깔나는 연기들로 이들이 그려나갈 관계 구도를 지켜보는 재미도 더했다.
탄탄한 스토리 구성과 누구나 겪어봤을 만한 현실적인 직장 생존기로 뭐하나 빠짐없이 풍성한 이야기가 담긴 '청일전자 미쓰리'가 tvN의 웰메이드 오피스 물에 한 획을 그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tvN '청일전자 미쓰리'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