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스페셜 2019’ 지상파서 사라진 단막극, 자존심 지킬까 [종합]
입력 2019. 09.26. 15:27:25
[더셀럽 전예슬 기자] ‘드라마스페셜 2019’ 10주간의 항해가 시작됐다. 금요일 밤, 예능프로그램 시청에 익숙한 시청자들을 공영성, 다양성, 대중성, 실험정신 그리고 젊은 패기를 무기로 사로잡을 수 있을까.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 쿠킹스튜디오에서는 ‘드라마스페셜 2019’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이현석, 나수지 PD를 비롯해 배우 이주영, 김진엽, 태항호, 김수인 등이 참석했다.

‘드라마스페셜 2010’는 신인 작가와 연출이 데뷔하는 주요 통로로 상업성에 매몰되지 않는 공영성의 가치를 다양한 작품을 통해 선보인다. 집, 노인, 이사, 댄스, 취업, 죽음 등 다채로운 소재의 이야기들이 액션 스릴러부터 로맨틱 코미디까지 다양한 장르 안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이날 문보현 KBS드라마 센터장은 “단막극은 지상파에서 사라졌다. 다시 하기가 쉽지 않지만 책임감, 사명감, 공영방송의 위치에서 오는 이유 때문에 열심히 제작하고 있다. 형편이 충분하지 않다. 단막극이 가진 단막극의 정신, 다양성의 스토리를 잃지 않고 제작하려고 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단막극은 유능한 작가, 배우를 배출하는 중요한 산실이다. 아역배우부터 젊은 배우, KBS가 기대하는 작가분들의 글까지 즐겁게 소중하게 봐주셨으면 한다.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내실 있는 콘텐츠로 여러분의 기대와 열정에 부합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아울러 올해 10편을 하면서 축적된 역량으로 내년에는 변화하고 발전된 모습으로 단막극을 준비하겠다. OTT에도 올릴 수 있는 다양한 형식과 시청자들의 욕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제작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먼저 오는 27일 ‘드라마스페셜 2019’의 포문을 여는 작품은 이현석 PD와 이강 작가의 ‘집우집주’로 이주영, 김진엽, 서현철, 윤유선 등이 출연한다. 이현석 PD는 “이주영 씨가 맡은 역할인 조수아가 자신의 집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다양한 집의 모습이 담겨있다. 현재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의 집이란 무엇일까, 과연 어떤 집에 사는지가 중요할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라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집우집주’는 현대에서 단순한 주거공간을 넘어 부와 사회적인 지위를 나타내는 수단이 돼버린 집의 진정한 의미를 되짚어본다. 이 PD는 “집이라는 소재를 고른 이유는 작가님과 생각이 일치된 게 있었다. ‘나는 언제쯤 집을 살 수 있지’였다.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아직 결혼을 못한 입장에선 내 집을 마련한다는 게 쉽지 않다. 작가님과 이야기하다 ‘집이란 무엇일까, 집이 무엇이길래 사람들이 좋은 집으로 구하려하지’라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집이라는 게 부의 상징이 아닌 삶의 공간으로써 작용했으면 하는 바람에 집이라는 소재를 선택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작품에는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이주영, 김진엽이 호흡을 맞춘다. 이현석 PD는 두 사람을 선택한 이유로 “첫 대본을 보면서부터 생각했다. 수아와 유찬이라는 인물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다른 작품을 찾아봤다. 생각했던 느낌과 똑같아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대본을 드렸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승낙해주셔서 즐겁게 촬영했다”라고 밝혔다.

극중 남자친구와 결혼을 앞둔 건축가 수아로 분하는 이주영은 “주거에 대한 고민은 사회적으로나 청년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보편적인 고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부터 공감을 느꼈다. 거기서 멈추는 게 아닌 각자 인물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가치관, 서로의 가치관을 맞춰가는 게 집약적으로 잘 담긴 작품이라고 생각이 들었다”라면서 “또 작가님의 앞으로의 대본이 기대돼 출연을 결정했다”라고 출연 이유를 전했다.



10월 4일 방송되는 ‘웬 아이가 보았네’는 여자가 되고 싶은 남자와 선머슴 같은 여자아이가 펼쳐가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담는다. 나수지 PD는 “입봉작으로 휴머니즘 요소가 있는 따뜻한 드라마를 하겠다고 생각했다. 감동을 주는 대본이 이 드라마다. 소외된 어린아이, 자신의 바람,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는 소외된 남자가 아이를 만나서 펼치는 이야기”라고 드라마를 설명했다.

나 PD는 “휴머니즘, 가족극 형태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초창기 목표가 있었다. 드라마 초기 모티브는 어린이 동화였다. 극중 12살 아이의 설정은 단순한 여자아이가 아닌 성숙한 여인으로써 징후가 나타나는데 남성분이 아이를 지켜본다는 시선이 처음엔 우려스러웠다”라면서 “시대, 흐름에 맞게 바꾸는 과정에서 순호(태항호 분)라는 독특한 캐릭터가 탄생됐다. 자기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만 그리려했으면 작품을 선택하지 않았을 거다. 순호라는 인물은 따뜻한 사람이다. 성소수자 문제와는 다른 차별성이 있다는 생각에 선택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웬 아이가 보았네’에는 태항호와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아역배우 김수인이 출연한다. 나수지 PD는 “순호는 외형상 거구의 남성인데 내면은 여성스러운 아이러니한 캐릭터다. 이 역할의 연기를 누가 사랑스럽게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태항호 배우가 예능에서 ‘항블리’로 활동하셔서 너무 캐릭터랑 잘 맞다고 생각했다. 소외계층에 대한 애정도 있으시더라. 태항호 배우가 이 대본을 선택하지 않으면 안하겠다고 초강수를 뒀다”라고 말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어 김수인에 대해선 “수인이는 전작 ‘하나뿐인 내편’에서 국수 먹는 신이 너무 좋았다. 나이에 비해 어린이 같은 매력을 가지고 있고 기분대로 표현하는 게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 캐스팅했다”라고 설명했다.

‘드라마스페셜 2019’는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10편의 단막극을 10주간 시청자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그러나 금요일 오후 11시 시간대는 예능프로그램이 점령한 시간대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이현석 PD는 “편성에 대해선 저희가 생각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빨리 결정만 내려지길 기다렸다. 금요일 밤 11시에 들어간다는 게 이미 자리 잡은 프로그램, 다양한 프로그램이 경쟁하는 시간대라 부담은 된다. 하지만 ‘드라마스페셜’이라는 단막의 가치가 중요한 것 같다. ‘드라마스페셜’이라는 단막극이 방송된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다”라고 말했다.

‘집우집주’ ‘웬 아이가 보았네’를 시작으로 ‘렉카’ ‘그렇게 살다’ ‘스카우팅 리포트’ ‘굿바이 비원’ ‘사교-땐스의 이해’ ‘때빼고 광내고’ ‘감전의 이해’ ‘히든(Hidden)' 총 10편의 단막극으로 구성된 ’드라마스페셜 2019‘는 오는 27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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