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VIEW] ‘82년생 김지영=금서?’ 아이린→서지혜, 독서검열 당하는 아이러니
입력 2019. 09.27. 16:12:15
[더셀럽 김지영 기자] 배우 서지혜가 난데없는 폭격을 맞았다. 여성의 고충을 다룬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는 이유에서였다.

서지혜는 최근 자신의 SNS에 ‘82년생 김지영’ 표지 사진을 게재하며 “책 펼치기 성공”이라는 글을 덧붙였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 사이에서 다양한 의견을 넘어서서 비판 댓글이 쇄도했다. 심지어 독서를 시작했다는 서지혜의 단순한 의도를 외면하고 원색적인 뭇매가 이어졌다. 최근 젊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페미니즘을 따르면 수익이 발생한다는 것을 비난하는 신조어 ‘페미코인’이라는 단어까지 끌어오며 독서 의도를 추궁했다.

비난이 심해지자 동료 배우 김옥빈은 “자유롭게 읽을 자유. 누가 검열하는가”라는 댓글을 남기며 일침을 가했다. 그럼에도 비난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고 서지혜는 결국 해당 게시글을 삭제했다.

‘82년생 김지영’을 읽는다는 이유만으로 일방적으로 쏟아지는 비난은 서지혜가 처음이 아니다.

앞서 그룹 레드벨벳 멤버 아이린은 행사 중 최근 읽는 책으로 ‘82년생 김지영’을 꼽아 팬들에게 원성을 샀다. 대부분의 남성 팬들은 “실망스럽다”며 아이린의 굿즈를 태우거나 자르는 등의 과격한 행동을 일삼았다. 이를 비롯해 소녀시대 수영, AOA 설현 등도 ‘82년생 김지영’을 인상 깊게 봤다고 밝혀 한동안 악플에 시달렸다.

출간 이후 2년 1개월 만에 누적 판매 부수 100만 부를 돌파한 이 소설은 2009년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이후 9년 만에 밀리언셀러를 달성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프랑스, 스페인, 대만 등 18개국에 판권이 팔렸고 경색된 한일관계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선 출간 10개월 만에 14만부가 팔렸다.

이처럼 국가에 한정되지 않고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도서 ‘82년생 김지영’이 ‘일부’ 국내 남성들에게 검열돼야 할 도서로 지정된 이유엔 ‘페미니즘 책’이라는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82년생 김지영’은 평범하게 살아온 1982년생 김지영이라는 주인공이, 학창시절을 거쳐 성인이 되고 직장을 다니면서 경험한 일들을 그린다. ‘평범’에 초점을 맞춘 만큼 특별하지 않은 일대기가 주된 내용이다. 가정 내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여성이었기에 겪은 차별과 불평등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이 때문에 ‘일부’가 반발을 했다. 평범함을 소재로 내세웠으나 여성 편향적인 시각과 피해의식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의견이 ‘82년생 김지영’에 대해 반감을 드러내는 이유다.

실제로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도서를 언급하며 공감이 안 된다며 “사람이 살면서 겪을 수 있는 거의 모든 부정적인 사례의 합집합”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독자에게 ‘넌 불쌍하지 않니’라고 얘기하는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베스트셀러, 밀리언셀러가 모든 이들의 취향을 맞출 수 없다. ‘82년생 김지영’을 재미없게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단지 해당 도서를 읽는다는 이유로 비난의 대상이 되어야하고 읽지 말아야할 금서(禁書) 취급을 받아야하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정치의견도 자율적으로 표출하고 비판하는 현대사회에서, 왜 ‘82년생 김지영’은 읽는다고 말하면 거침없는 비난의 화살을 쏘는가. 편협 된 사고에서 벗어나 포용이 필요할 때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더셀럽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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