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 읽기] ‘배가본드’ 19금 성접대, 진부한 대작의 치명적 약점
- 입력 2019. 09.30. 12:19:26
- [더셀럽 한숙인 기자] ‘배가본드’가 비행기 추락사고로 시작한 스팩타클과 모나코 현지 로케 등 화려한 볼거리로 초반 긴장감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27일 3회에서 15세 관람가 등급인 이 드라마가 19금 경고조차 하지 않은 채 자극적인 성 접대 장면을 내보내는 등 지상파로서 무리한 설정이 논란이 되고 있다.
SBS ‘배가본드’
SBS 금토 드라마 ‘배가본드’는 방영 첫 주부터 논란이 이어졌다. 케이블과 달리 지상파는 중간 광고가 허가되지 않아 1시간가량의 1회 분량을 2회로 나눠 편성했다. 그러나 ‘배가본드’는 막대한 투자금 회수의 압박 때문인지 같은 분량의 1회 방송을 4회로 나눠 편성했다.
이뿐 아니라 대작이라는 위용에 맞게 비행기 추락사고와 현지 로케 등이 파격적으로 다뤄졌으나 이전과는 다른 스팩타클의 그럴듯한 묘사에만 그쳤을 뿐 시청자들을 끌어들일 만큼의 매력은 주지 못했다.
이는 시청률로도 입증된다. ‘배가본드’는 1회 시청률이 10.4%로 시작해 4회 10.2%까지 10%대를 유지하고 있으나 논란이 된 성 접대 장면이 나온 3회는 시청률이 9.3%로 하락했다. 이는 SBS 금토 드라마의 시작인 ‘열혈사제’와 비교할 때 초라하기 그지없는 수치다.
‘열혈사제’는 반신반의로 시작한 1회 시청률이 13.8%로 시작해 10%를 훌쩍 넘는 시청률을 유지하다 마지막 20회는 22%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러나 당초 SBS 수목 드라마 ‘빅이슈’ 후속으로 방영 예정이었던 5월보다 4개월 미룬 후 상승세를 타고 있는 금토 드라마로 변경하고 9월 20일로 편성 일정을 조정했다. 그럼에도 대작은커녕 소작이었던 ‘열혈사제’ ‘의사요한’보다 못한 시청률 수치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배가본드’가 막대한 자금이 투자된 스팩타클은 방영 첫 주에 끝나고 시나리오와 배우들의 힘으로 끌고 나가야 하는 시작인 두 번째 주에서 성 접대 장면이 과도하게 묘사돼 앞으로 전개될 갈등의 기대치를 낮추는 역효과를 냈다.
‘배가본드’가 볼거리가 초라한 대작이라는 조짐은 방영 첫부터 시작됐다. 첫 주 차인 지난 20, 21일 시작부터 할리우드 영화에서 수없이 재현돼온 장면을 짜깁기한 듯한 스토리 전개와 장면이 나열돼 실망감을 안겼다. 무엇보다 고해리 역을 맡은 주연배우 배수지의 어설픈 국정원 요원 연기는 실소를 자아내며 극의 몰입도를 떨어뜨렸다.
결국 250억원이라는 투자금의 수치적 위력만 입증했을 뿐 최근 한국 드라마의 흥행절대 조건인 ‘새로운 시각’은 충족하지 못했다.
두 번째 주 차인 27일에는 영화에서조차 청소년불가 판정을 받을 정도의 수위 높은 성 접대 장면이 나와 실망감을 넘어선 반감을 키웠다. 문정희가 맡은 무기거래 로비스트 제시카 리의 성 접대 장면은 로비의 실체를 보여준다는 리얼리티는 충족했을지 모르나 득보다는 실이 컸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영화 ‘내부자들’을 연상하게 하는 이 장면은 제시카 리가 전투기 FX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국방부 장관(최광일)과 측근들에게 성 접대를 하는 상황이 적나라하게 그려졌다. 모자이크 처리를 했으나 전신 노출이 그대로 짐작되는 상황과 남자들의 상반신 노출 등도 자극적으로 묘사됐다.
이뿐 아니라 제시카 리가 국방부 장관을 유혹하는 장면 역시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무엇보다 이런 장면을 ‘19금’ 경고도 없이 내보내는 무리수를 감행했다.
‘배가본드’를 둘러싼 논란은 매회 새롭게 양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문제의 시작이 오글거리는 대사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비슷한 소재의 영화에서 반복돼온 단선적인 대사가 드라마의 긴장을 떨어뜨린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실제 연기력이 문제인지 시나리오의 문제인지 배수지의 대사는 SBS '돈의 화신', MBC '몬스터' 등을 집필한 작가가 맞나 싶을 정도다. 일부 시청자들은 대사가 너무 오글거려 볼 수가 없다라는 반응을 내놓기도 한다.
철저한 상업적인 드라마에서, 그것도 ‘배가본드’같은 드라마에서 작품성을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최근 성공적인 시청률과 호평을 끌어낸 드라마들이 잘 만들어진 영화에 맞먹는 ‘작품’으로 평가받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관한 숙고를 했어야 할 필요가 있다.
첫 주에 나온 비행기 추락사고와 해외 로케 등은 다소 산만한 전개에도 그래도 ‘한국 드라마가 이 정도까지’라는 평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두 번째 주에는 자극적인 성 접대 장면을 연출해 스토리보다 매회 ‘볼거리’에 치중하는 듯한 전개가 실망감을 키우고 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SBS ‘배가본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