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VIEW] 정공법 선택한 ‘나의 나라’, 벌써부터 풍기는 웰메이드 향기
- 입력 2019. 10.07. 11:51:34
- [더셀럽 김지영 기자] 조선시대에 여자 사관이 있고, 남자 중매쟁이가 혼담 사기를 하거나, 여장한 남자가 과부촌에 몰래 입성하는 등 픽션 사극이 줄을 잇는 가운데 드라마 ‘나의 나라’가 역사 속으로 시청자를 이끌었다.
지난 4일 첫 방송을 시작한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나의 나라’(극본 채승대 연출 김진원)는 고려 말 조선 초를 배경으로 극변하는 시기를 다룬 정통 사극을 표방한다. 웃음기와 달달함을 빼고 묵직함에 집중하며 정공법을 선택한 것이다.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을 포함해 세 편의 드라마가 역사적 사실에 소설을 가미한 ‘픽션’을 내세우며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에 집중했다. 그러나 ‘나의 나라’는 세 인물의 기본 서사와 신념을 지키는 과정을 1, 2회에 집중적으로 다루며 웰메이드 액션의 향기를 풍겼다.
첫 회부터 제작비 200억 원 투입을 입증하는 아름다운 영상미가 시청자의 보는 눈을 즐겁게 만들었다. 과거로 돌아간 듯 화면을 가득 채운 자연과 아쉬움이 보이지 않는 한복 의상, 적지도 넘치지도 않는 보조출연자들의 열연으로 화면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주연 배우 3인의 완벽한 호흡이었다. ‘사랑의 온도’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등 다수의 작품으로 연기력을 입증 받으며 주연배우로 자리매김한 양세종은 이번 작품에서도 매끄러운 연기를 선보였다. 동생 서연(조이현)의 간질 증상을 마음아파하며 동생을 다독이는 모습, 부친 서검이 팽형 대신 자결을 선택했음에도 남들의 웃음거리로 전락해 분노를 표하는 장면, 절친한 친구였던 남선호(우도환)의 배신을 알게 된 후 허탈감과 공허함을 표현하는 등 다수의 감정들을 적절하게 표현하며 시청자의 감정 이입을 도왔다.
또한 서얼이라는 이유로 남들에게 무시당하고 아버지 남전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남선호 역을 맡은 우도환도 주연배우로서 양세종과 당당히 견줄 수 있는 연기를 이어나갔다. 전작들에서 연기력을 입증받기엔 아쉬움이 남았던 터였으나 이번 작품에서는 한 층 더 성숙해지며 분노를 적절하게 표현해 악역을 예고했다.
이들과 함께 호흡하는 김설현은 가장 우려했던 인물 중 하나였던 게 사실이다. 첫 주연작 ‘오렌지 마말레이드’에서 아쉬운 연기력으로 비판을 받은 전력이 있기 때문. 더욱이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에서도 관객의 눈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그러나 앞서 영화 ‘안시성’에서 당찬 백하 역으로 아쉬움을 만회시켰던 것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는 흠 잡을 데 없는 연기로 합격점을 받았다. 극 초반부터 선보인 양세종과의 러브라인에도 짙은 감성을 표현해내며 드라마에 녹아들었다.
20대 주연들이 첫 회부터 극을 수월하게 이끌 수 있었던 것엔 중년 연기자들의 도움이 컸다. 이방원 역을 맡은 장혁은 짧은 등장임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이성계로 분한 김영철은 카리스마로 시선을 압도했다. 남선호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남전의 안내상을 비롯해 유오성, 지승현, 장영남 등 캐릭터에 완벽하게 빠져든 배우들의 열연에 이목이 집중됐다.
눈을 호강시키는 아름다운 연출, 집중력을 돕는 매끄러운 연기력으로 뭉친 주조연 배우들의 열연에 ‘나의 나라’에 벌써부터 기대감이 모인다. 시청률 또한 낮지 않은 편이다. 전작 ‘멜로가 체질’이 매니아층을 형성하며 호평을 받았으나 1%대 후반의 시청률로 그친 것에 반해 ‘나의 나라’는 첫 방송부터 3.5%(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 2회엔 이보다 더 상승한 3.5%를 차지했다.
흠잡을 데 없는 ‘나의 나라’가 시청자들의 기대를 첫 회부터 만족시킨 만큼, 이를 마지막 회까지 이어가며 웰메이드 드라마로 남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JTBC '나의 나라'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