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자연인이다' 고세봉, 49세 노총각 자연인…4년 전 산으로 온 이유는?
- 입력 2019. 10.09. 21:50:00
- [더셀럽 박수정 기자]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노총각 자연인 고세봉(49세) 씨를 만난다.
9일 오후 방송되는 MBN '나는 자연인이다'는 청춘, 재미나게 삽니다 자연인 고세봉 편으로 꾸려진다.
밤낮, 새벽, 휴일에도 쉼 없이 돌아가던 공장의 기계들처럼 고세봉씨도 마찬가지였다. 19살, 가난했던 산골을 떠나 상경해 섬유공장에 취직했다.
부모님과 형제들은 ‘우리 세봉이가 서울에 가다니 출세했다‘고 좋아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공장 구석에서 쪽잠 자며 소화해 낸 엄청난 작업량에도 월급은 턱없이 부족해 겨우 쪽방 값을 내고 허기를 달래는 생활이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계속할 순 없었는데 공장이 더 값싼 인력을 찾아 해외로 옮겨가버린 것이었다. 평생 그렇게 살 순 없어서 모은 돈을 털어 미용기술 학원에 등록했다. 사장이 될 수 있는 빠른 방법이자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손님들의 비상식적인 갑질을 삭이고 견디며 앞만 보고 달렸다. 하지만 소위 ‘흙 수저’가 임대료 높은 도시에서 자리를 잡고 잘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걸 받아들인 후, 그는 비슷한 처지이던 동료 미용사와 함께 중국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드디어 계획한 바를 이뤘다.
직원들의 텃새와 모함에 시달리면서 연례행사처럼 미용실을 찾는 중국인을 단골로 만들려 애쓴 지 몇 년, 함께 간 동료는 스트레스 때문인지 암을 얻어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고 가게를 지키고 싶던 그는 혼자 남게 되었는데... 1년쯤 더 흘러 동료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된다. 그리고 안간 힘을 쓰며 버티던 그도 무너지고 말았다.
가게 정리한 돈을 가지고 진절머리 나도록 싫어진 사람을 피해 무작정 온 곳이 여기다. 처음에는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조차 없이 그냥 지냈다. 어릴 적 산골의 기억을 더듬으면서. 그렇게 4년쯤 흘렀을까, 주변에 지천인 송이, 능이, 싸리버섯, 야생의 열매, 항암약초 등을 따서 저장해 둘 반찬을 만들고, 토굴 저장고를 짓고, 정자를 구상하고 있는 게 아닌가! 처음에는 그저 사람을 피해 온 것이었지만 그는 여기에 살며 경치를 즐길 여유가 생기고 오래도록 살고 싶어진 것이다.
요즘은 절로 노래가 흥얼거려지고 웃음이 난다는 그에게 이보다 더 한 성공은 무엇일까.
'나는 자연인이다'는 매주 수요일 오후 9시 50분 방송된다.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나는 자연인이다'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