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할까요’, 예고편이 다였네 [씨네리뷰]
입력 2019. 10.15. 15:23:51
[더셀럽 김지영 기자] 영화 ‘두번할까요’는 권상우, 이종혁이 출연했던 ‘말죽거리 잔혹사’의 명장면을 패러디한 부분을 예고편에 공개해 개봉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다. 15년 전으로 돌아간 듯 “우유 던진 놈 누구야” “옥상으로 따라와”를 똑같이 따라하는 이들의 모습에 웃음이 자연스럽게 터졌고 영화에 대한 기대치도 올라갔다. 그러나 ‘두번할까요’의 뚜껑을 열자 예고편만 남아 있었다.

시작은 신선하다. 현우(권상우)가 아내 선영(이정현)에게 이혼을 요구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려던 선영은 이혼식을 해주면 이혼하겠다고 한다. 선영에게 질린 현우는 결국 이혼식을 승낙한다. 장례식마냥 검은 옷을 입고 참석한 하객들은 기자회견처럼 진행되는 두 사람의 이혼식에 질문을 던진다. “이혼식을 굳이 왜 하느냐”고.

신선함은 초장이 끝이다. 현우에게 미련이 남았던 선영은 현우와 남으로 갈라섰음에도 “내가 아는 사람이 어딨어”라며 계속해서 현우에게 연락하고 도움을 청한다. 급기야 차안에 가득한 짐을 들어달라고 부탁하고 난장판인 선영의 집안을 현우가 청소한다. “할 얘기가 있다”며 회식 가는 현우를 붙잡고 우연히 마주친 현우의 회사 동료들에게 농담을 날려 분위기를 깨트리기도 한다.



권상우와 찰떡호흡을 자랑하는 성동일은 관객의 웃음을 전적으로 맡아 폭소를 유발하게 한다. 정색과 멋쩍음의 사이에서 묘한 표정을 짓고 적정한 톤의 대사를 날리는 이종혁 또한 군데군데에서 웃음을 터트리게 만든다.

권상우, 이종혁, 성동일이 활약해서일까. 이정현이 맡은 선영의 역할이 너무나도 아쉽다. 현우에게 미련이 남아서 하는 행동이라고는 납득되지 않을 정도로 현우에게 민폐를 끼치고 상철(이종혁)에게 마음을 주는 듯 하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되는 선영의 감정선이 이해되지 않는다.

박용집 감독이 “이혼한 이후, 앞에 나타난 사람에 대한 상황에 중점을 두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선영에게 질려 떠났다가 해방감을 느끼던 현우가 갑자기 선영에게 다시 향하는 마음이 무엇 때문인지 설명되지 않고 짐작케 하는 것도 쉽사리 납득되지 않는 전개다.

더군다나 최근 드라마와 영화에서 주체적인 여성을 주로 그리는 것과 달리 ‘두번할까요’ 속 선영은 수동적이고 주변 인물들에게 민폐를 끼치니 흐름을 거꾸로 탄, 시대를 역주행하는 영화처럼 느껴진다. 이는 현우가 이혼을 요구하고 현우의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 선영을 차마 신경 쓰지 못한 영화의 허점으로 느껴진다.

권상우와 이종혁은 맡은 바를 다 했지만 서사와 중심이 없는 선영 때문에 이정현도 흔들린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명량’ ‘군함도’ 등 다양한 작품에서 연기력의 절정을 보여줬던 이정현이 맞는가싶다.

이렇다보니 이혼식 이후 참신하게 등장하는 견(犬)혼식도 신선함은커녕 어처구니없이 느껴지고 어이없음에 실소가 툭 터져 나온다. 영화를 촬영하고 개봉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는 것을 감안해도 2019년에 구시대적인 작품이 나온다는 것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두번할까요’는 16일 전야개봉으로 만날 수 있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영화 '두번할까요' 포스터,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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